
얼마 전 커피에 넣던 설탕을 스테비아로 바꿔봤다. 평소처럼 한 숟가락을 넣었는데 첫 모금부터 지나치게 달았다. 포장을 다시 보니 설탕과 같은 양으로 쓰는 제품이 아니었다. 그날부터 스테비아를 쓸 때는 맛보다 먼저 제품 뒷면을 읽게 됐다.
스테비아 한 숟가락은 제품마다 다르다
스테비아는 식물 이름이기도 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제품은 구성이 제각각이다. 스테비아 잎에서 얻은 감미 성분인 스테비올배당체가 들어 있고, 여기에 에리스리톨 같은 다른 감미료를 섞어 부피를 맞춘 제품도 있다. 겉면에 똑같이 ‘스테비아’라고 적혀 있어도 설탕과 같은 양으로 쓰는 제품과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하는 제품이 있는 이유다.
내가 처음 집어 든 건 소량으로 단맛을 내는 제품이었다. 그걸 모르고 설탕 쓰던 습관대로 넣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는 포장에 적힌 ‘설탕 대비 사용량’을 먼저 확인한다. 그 표시가 없으면 처음부터 숟가락으로 듬뿍 넣지 않고, 조금 넣어 맛을 본 뒤 양을 늘린다.
성분표도 같이 본다. 스테비아라는 이름만 보고 내용물이 전부 같은 감미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다른 성분이 대부분인 제품도 있었다. 어느 제품이 더 좋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만들 음식에 필요한 단맛과 부피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그 정보가 꽤 중요했다.
커피에서는 쉬웠고, 요거트에서는 취향이 갈렸다
가장 편했던 건 따뜻한 커피였다. 단맛이 부족하면 조금 더 넣고 저으면 그만이다. 반면 플레인 요거트에 넣었을 때는 단맛이 입에 남는 느낌이 설탕과 달랐다. 나는 과일을 함께 넣으면 그 차이가 덜 거슬렸고, 요거트만 먹을 때는 설탕을 조금 넣는 편이 더 맛있었다.
이 맛의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원래 설탕을 많이 넣던 음료를 한 번에 바꾸면 낯설기 쉽다. 내 경우에는 평소 넣던 설탕의 단맛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애쓰기보다, 조금 덜 달게 마시는 쪽이 적응하기 편했다. 두세 모금 마신 뒤에도 괜찮은지 보는 게 첫맛만 확인하는 것보다 정확했다.
차가운 음료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가루가 바닥에 남으면 처음엔 밍밍하다가 마지막에 달아진다. 소량의 물에 먼저 풀어 넣거나 충분히 저으니 훨씬 고르게 마실 수 있었다. 작은 차이지만, 스테비아 맛이 이상하다고 느꼈던 이유가 사실은 섞는 방식일 때도 있었다.
베이킹에서 설탕을 통째로 빼니 달라진 것
컵케이크에도 설탕 대신 스테비아 제품을 넣어봤다. 단맛은 맞출 수 있었지만 반죽의 양과 구운 뒤의 색이 평소와 달랐다. 생각해 보면 설탕은 단맛만 담당하지 않는다. 반죽에서 부피를 차지하고, 수분감과 굽는 동안의 색에도 영향을 준다. 아주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내는 제품을 쓰면서 설탕만큼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음료에서 성공한 비율을 빵에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다. 특히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레시피라면, 처음부터 전량을 바꾸기보다 일부만 대체했을 때 식감이 어떤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설탕과 같은 양으로 쓰도록 만든 제품이라도 재료 구성이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집에서 만드는 잼도 비슷하다. 단맛만 맞으면 끝일 줄 알았는데 설탕을 줄이면 농도와 보관 조건까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오래 두고 먹으려고 만드는 음식이라면 감미료 교체를 단순한 한 가지 재료 변경으로 보지 않는 게 좋겠다. 나는 이런 음식에는 익숙한 레시피를 따르고, 스테비아는 바로 먹을 소량의 요리에 먼저 쓴다.
지금은 이렇게 골라 쓴다
장볼 때 내가 확인하는 건 세 가지다. 설탕과 어느 비율로 쓰는지, 스테비올배당체 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주로 어떤 음식에 넣을지다. 커피처럼 양을 조금씩 조절할 수 있는 음식에는 소량 사용 제품도 편하다. 계량이 중요한 요리에는 설탕과 같은 양으로 쓰도록 만든 제품이 덜 헷갈린다.
‘스테비아를 쓰면 마음껏 달게 먹어도 된다’는 생각은 경계하게 됐다. 단맛의 기준을 계속 높이면 설탕을 바꾼 의미가 내 생활에서는 크지 않았다. 무가당 요거트에 과일을 넣거나 커피의 단맛을 조금 낮추는 식으로, 감미료와 함께 먹는 습관도 살짝 바꾸는 게 더 만족스러웠다.
지금도 설탕을 완전히 치우지는 않았다. 커피에는 스테비아가 간편하지만, 맛과 식감이 중요한 요리에는 설탕이 더 잘 맞을 때가 있다. 한 봉지를 사서 모든 음식에 적용하려던 때보다, 음식마다 조금씩 써보고 맞는 자리를 찾아주는 지금이 내 입맛에는 훨씬 자연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