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실에서 단백질 가루를 보여 주며 “운동을 시작했는데 매일 먹어야 하나요?” 하고 묻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식사는 꽤 잘 챙기고 계신데, 한 통을 더 사야 마음이 놓인다는 분도 있죠. 유청단백질은 편리한 식품이지만, 필요한지는 평소 식사와 운동량을 함께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유청단백질은 어떤 단백질인가요?
유청은 우유에서 얻는 성분입니다. 치즈를 만들 때 분리되는 액체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모아 분말로 만든 것이 유청단백질이에요. 몸에서 만들어 내지 못해 음식으로 먹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담고 있어, 운동하는 분들이 자주 찾습니다.
그렇다고 음식 속 단백질보다 무조건 뛰어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달걀, 생선, 고기, 두부, 콩도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가루의 장점은 바쁜 날에도 먹기 쉽고, 한 번에 먹는 양을 확인하기 편하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한 잔으로 식사를 대신하면 채소와 곡류, 지방 등 다른 영양소를 놓치기 쉽습니다.
한 스푼보다 하루 식사를 먼저 보세요
단백질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몸무게뿐 아니라 운동 강도, 나이,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는 운동선수에게 하루 체중 1kg당 약 1.2~2.0g을 제시합니다. 체중 60kg이라면 약 72~120g이지만, 이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을 위한 범위입니다. 가볍게 걷는 사람까지 120g을 목표로 삼을 이유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달걀 두 개, 점심에 고기나 생선 반찬, 저녁에 두부나 콩 반찬을 먹는다면 이미 여러 끼에서 단백질을 얻고 있습니다. 식사량이 적거나 운동 뒤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날에는 유청단백질 한 잔이 빈자리를 메울 수 있고요. 먼저 평소 먹는 양을 대략 살핀 뒤 부족한 만큼을 더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제품에 적힌 ‘한 스푼 30g’도 자세히 봐야 합니다. 대개 분말의 무게를 뜻하며 단백질 30g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영양정보에서 1회 제공량당 단백질이 몇 g인지 확인하세요. 맛을 낸 제품은 당류와 열량도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운동 직후에 꼭 마셔야 하나요?
운동을 마치고 몇 분 안에 마시지 못하면 효과가 사라진다는 말을 들으면 괜히 시계부터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근육을 늘리는 데에는 하루 동안 충분히 먹는 것과 꾸준한 근력운동이 더 중요합니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 자료에서도 단백질을 먹는 시각보다 하루 전체 섭취량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운동 후 곧 저녁을 먹고 그 식사에 단백질 반찬이 있다면, 별도로 한 잔을 더할 필요는 없을 수 있습니다. 반면 퇴근 후 운동하고 식사를 거르기 쉬운 분에게는 마시기 쉬운 보충제가 실용적이죠. 운동하는 사람에게 흔히 제시되는 한 번 섭취량은 단백질 약 20~40g이지만, 이 역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양을 권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속이 불편하거나 지병이 있다면 확인할 점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하는 분은 유청단백질을 먹고도 비슷한 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유당을 덜어 낸 분리유청단백질 제품이 더 편한 사람도 있지만, 제품마다 남은 유당의 양이 달라 증상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먹을 때마다 속이 불편하다면 양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증상이 이어지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우유 알레르기는 유당불내증과 다릅니다. 우유 단백질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유청단백질도 피해야 합니다. 먹은 뒤 두드러기나 입술 부종이 생기면 진료를 받고, 숨쉬기 어렵거나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면 즉시 응급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신장질환이 있는 분도 단백질 섭취량을 임의로 늘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병의 상태와 투석 여부에 따라 필요한 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신장질환으로 진료 중이라면 제품을 사기 전에 담당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하루 섭취량을 상의하세요.
유청단백질 한 통을 고르기 전, 어제 먹은 세 끼를 떠올려 보면 판단이 한결 쉬워집니다. 식사로 채우기 어려운 날을 돕는 도구로 쓰되, 내 몸에 맞는 양은 식탁에서부터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