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 동안 자격시험을 가르치면서 합격률이 낮다는 말에 공부할 책부터 늘리는 수험생을 많이 봤습니다. 감정평가사는 그 선택이 특히 위험합니다. 2026년 제37회 2차 합격률은 7.23%였지만, 이 숫자만 보고 모든 과목을 똑같이 파고들면 시간이 모자랍니다. 먼저 1차와 2차의 합격 기준을 나눠 보고, 내 점수가 어디서 무너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평가사 합격률은 1차와 2차를 따로 읽어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발표 기준, 2026년 1차는 6,416명이 응시해 1,169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18.22%입니다. 2025년에는 6,702명 중 1,914명이 합격해 28.55%였죠. 1년 사이 10.33%포인트 내려갔습니다. 1차가 늘 쉬운 관문이라는 생각으로 준비 기간을 짧게 잡았다면 계획을 다시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2차는 2,614명이 응시해 189명이 합격했습니다. 합격률은 7.23%, 합격선은 평균 49.66점이었습니다. 2025년에는 2,851명 중 190명이 합격해 6.66%, 합격선은 48.33점이었습니다. 합격률이 0.57%포인트 올랐다고 시험이 쉬워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합격자는 한 명 줄었고 응시자가 237명 줄면서 비율이 올라간 면도 있습니다.
여기서 많이 하는 실수가 1차 합격률과 2차 합격률을 곱해 개인의 최종 합격 확률처럼 말하는 겁니다. 2차 응시자에는 그해 1차 합격자뿐 아니라 전년도 1차 합격자와 면제 대상자도 들어갑니다. 두 숫자는 같은 사람들을 연속해서 추적한 결과가 아닙니다. 합격률은 내 운을 점치는 숫자가 아니라 어느 단계에 시간을 더 배분할지 판단하는 자료로 쓰는 편이 정확합니다.
1차는 평균보다 과락 위험부터 계산합니다
1차는 민법, 경제학원론, 부동산학원론, 감정평가 관계 법규, 회계학의 객관식 5과목입니다. 영어는 공인어학성적으로 대체합니다. 영어를 제외한 각 과목에서 40점 이상을 받고 전체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합니다. 한 과목이 39점이면 다른 과목 점수가 높아도 통과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모의고사 성적표를 볼 때 평균 60점을 넘겼다는 표시보다 최저 과목을 먼저 봅니다. 예를 들어 다섯 과목이 75점, 70점, 65점, 60점, 35점이라면 평균은 61점입니다. 그래도 35점 과목 때문에 불합격입니다. 이 경우 이미 75점을 받은 과목을 80점으로 올리는 공부보다 35점 과목을 안정적으로 45점 이상으로 만드는 공부가 급합니다.
제가 권하는 방법은 최근 기출과 모의고사에서 과목별 최저점과 틀린 문제의 유형을 따로 적는 겁니다. 회계학에서 매번 같은 계산 유형을 놓친다면 그 유형을 반복하고, 민법에서 기본 개념을 묻는 문제를 잃는다면 판례를 더 모으기 전에 기본 문장을 바로잡습니다. 시간 제한을 둔 연습에서 40점 아래로 자주 떨어지는 과목에는 먼저 시간을 줍니다. 안정권에 든 과목은 전 범위를 다시 읽기보다 틀린 단원만 유지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2차는 세 과목 모두 40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2차는 감정평가실무, 감정평가이론, 감정평가 및 보상법규를 주관식으로 치릅니다. 과목당 시험시간은 100분입니다. 원칙적인 합격 기준은 각 과목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입니다. 다만 그 기준을 충족한 사람이 최소합격인원보다 적으면, 모든 과목 40점 이상을 받은 사람 중 평균점수가 높은 순서로 합격자를 정합니다. 2026년 최소합격인원은 180명이었고 실제 합격자는 189명이었습니다. 합격선 49.66점은 이 결정 방식에서 나온 점수이지, 다음 시험도 평균 50점이면 붙는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2026년 2차 채점 통계에서 응시자 평균은 실무 38.33점, 이론 33.22점, 보상법규 31.65점이었습니다. 40점 미만 비율도 이론 62.97%, 보상법규 63.45%로 높았습니다. 올해 법규가 약했다고 내년에도 법규만 어렵게 나온다고 예측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내 답안에서 이론과 법규의 기본 논점을 빠뜨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쟁점을 더 읽기보다 이미 공부한 논점을 제한시간 안에 써내는 연습이 우선입니다.
2차 공부에서는 한 과목을 완전히 포기하는 전략을 권하지 않습니다. 40점 미만 과목이 있으면 평균 경쟁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무는 매주 시간을 재고 계산 과정과 답안의 흐름을 점검합니다. 이론과 법규는 목차를 외우는 데서 멈추지 말고, 기출문제를 보고 쟁점을 고른 뒤 근거와 적용까지 문장으로 써야 합니다. 한 회차 답안을 채점받을 때도 총점만 받지 말고 빠진 논점, 시간을 넘긴 문항, 점수가 나오지 않은 서술을 표시해 다음 연습 분량을 줄여 가는 게 좋습니다.
공부 계획 전에 응시 조건과 남은 시간을 확인합니다
감정평가사 시험은 학력이나 전공에 따른 일반적인 응시자격 제한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누구나 최종 합격을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시행계획에는 법에서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일정한 응시제한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시험에 응시했더라도 최종 합격 결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해당 가능성이 있다면 교재를 사기 전에 큐넷의 해당 회차 시행계획과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1차를 준비한다면 공인어학성적도 초기에 확인할 일입니다. 영어는 필기 점수로 만회하는 과목이 아니라 인정되는 성적을 갖춰야 하는 조건입니다. 성적 인정기간이 5년으로 늘었더라도 시험 실시일과 발표일, 사전등록 여부에 관한 세부 기준이 있습니다. 2027년 이후 일정과 기준은 그 회차 공고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남은 시간이 적을수록 자료를 더 모으고 싶어집니다. 근데 최근 성적에서 이미 안정적인 과목을 다시 처음부터 읽는 동안, 과락 위험 과목의 답안은 그대로 남습니다. 감정평가사 합격률이 보여주는 건 공부량 경쟁의 치열함입니다. 제 수업에서는 그 숫자를 본 뒤 책을 한 권 더 고르기보다, 이번 주에 고칠 오답과 실제로 써볼 답안부터 정하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