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일도에서 하룻밤 묵고 나온 날, 숙소가 괜찮았는지보다 먼저 떠오른 건 돌아오는 배를 기다리던 일정항 풍경이었다. 섬 여행은 방을 잡는 순서부터 육지와 다르다. 금일도 숙소를 찾는다면 당목항에서 들어갈지, 섬 안에서 무엇을 타고 움직일지부터 정해야 한다. 바다가 보이는 방을 먼저 예약했다가 선착장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에 시간을 다 쓰면 아깝다.
배편을 확인한 뒤 숙소 위치를 정한다
금일도로 들어가는 가장 익숙한 길은 약산도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금일도 일정항으로 가는 것이다. 배에 오르면 항해 자체는 대략 15~20분으로 짧다. 약산도는 다리로 육지 쪽 도로와 이어져 있어 차로 당목항까지 갈 수 있다. 다만 짧은 항로라고 마음 놓을 수는 없다. 바람과 파고에 따라 운항 여부가 달라지고, 성수기에는 차량을 싣는 순서도 생각해야 한다.
완도군 여객선 안내에는 당목과 일정 양쪽의 출항 시각이 따로 적혀 있다. 갈 때 본 당목 출발 시간으로 돌아오는 배를 짐작하면 안 된다. 배편을 확인할 때는 여행 날짜의 일정항 출발 막배, 차량 선적 가능 여부, 발권 마감 시간을 함께 묻는 편이 낫다. 시간표는 계절과 선박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전날 한 번, 출발 당일 한 번 더 확인한다. 주민 생활항로라도 기상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금일도에는 녹동 쪽에서 동송항으로 들어오는 항로도 있다. 이 경우 당목에서 일정항으로 들어올 때와 섬에 첫발을 딛는 위치가 다르다. 숙소에 예약 전화를 할 때 도착항을 함께 말하면 이동 방법을 묻기가 수월하다. 특히 걸어 다닐 생각이라면 이 한마디가 중요하다.
걸어서 다닐지 차를 싣고 갈지 먼저 고른다
지도에서 금일도는 한눈에 들어와도, 막상 섬 안에서는 해변과 마을 사이를 계속 걸어 다니기 어렵다. 일정항에 내려 해수욕장 쪽 숙소로 갈 사람은 버스 운행 시각이나 숙소 픽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택시를 탈 계획이라면 입항 뒤 바로 탈 수 있는지도 물어두는 게 좋다. 섬에서는 육지처럼 필요할 때 차를 부르면 곧 온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차를 싣고 가면 숙소 선택 폭이 넓어진다. 일정항 주변에만 묶이지 않고 해변에서 늦게까지 머물 수 있다. 대신 승용차 운임은 사람 배삯과 별도이고, 선박마다 차량을 실을 수 있는 대수가 정해져 있다. 주말이나 여름 휴가철에는 차를 가져갈 수 있는지부터 확인한 뒤 객실을 예약하는 순서가 안전하다.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만 잠깐 보고 돌아올 일정이라면 차량 선적 비용과 대기 시간을 따져볼 만하다.
뚜벅이라면 숙소를 한 곳의 거점으로 삼는 편이 낫다. 첫날 도착해서 짐을 맡기고 주변을 걷고, 다음 날 배 시간에 맞춰 돌아오는 식이다. 여러 해변을 하루에 모두 찍겠다는 계획은 이동 수단이 확실할 때만 잡는다. 금일도에서는 목적지를 하나 덜 넣는 편이 바다를 더 오래 보게 한다.
금일도 숙소는 이름보다 식사와 이동 조건을 본다
완도문화관광의 금일읍 민박 목록에는 유성 민박, 원조가든, 초원의 집, 섬마을민박 같은 곳이 올라와 있다. 그렇다고 목록에 있는 곳이 원하는 날짜에 영업하거나 빈방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섬 숙소는 예약 창보다 전화 한 통이 정확할 때가 많다. 이름과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랐다면 실제 객실 상태, 그날 숙박 요금, 입실 시각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내가 숙소에 물을 때는 순서가 있다. 먼저 도착항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차 없이 갈 방법이 있는지 묻는다. 다음으로 저녁과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지, 객실에서 취사가 되는지 확인한다. 그 뒤에 침구, 온수, 주차를 묻는다. 해변 가까운 방이라도 식당이 문을 닫는 비수기라면 끼니가 더 큰 문제다. 낚시를 하러 간다면 이른 출발과 장비 보관이 가능한지도 함께 물어야 한다.
위치도 여행 목적에 따라 다르게 고른다.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오래 쉬려면 해변 쪽이 편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배를 타야 하거나 짐이 많으면 일정항까지 이동하기 쉬운 곳이 낫다. 조용한 마을 숙소는 밤 분위기가 좋지만 늦게 도착해 저녁을 구하려면 불편할 수 있다. 바다 전망이라는 말 하나로 숙소를 고르지 않는 이유다.
하룻밤 동선은 해변 하나를 중심에 둔다
당목항에서 오전 배를 타고 일정항에 도착했다면 먼저 숙소에 짐을 맡길 수 있는지 확인한다. 점심을 해결한 뒤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 쪽으로 움직이는 동선이 무난하다. 완도군은 해수욕장이 사동리에서 월송리 쪽으로 이어진다고 안내한다. 이름만 보고 짧은 해변이라고 생각하면 걷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다. 파도가 센 날에는 물에 들어갈 생각보다 해변을 따라 걷는 쪽이 맞다.
월송리 해송림까지 걸을 계획이라면 돌아올 때의 체력과 교통편을 같이 계산한다. 모래 위를 오래 걸으면 평지 도로보다 다리가 빨리 무거워진다. 해변 끝까지 갔다가 해 질 무렵 숙소로 돌아오는 일정은 차가 있을 때 한결 편하다. 걸어 다니는 여행이라면 숙소에서 출발해 갈 수 있는 만큼만 걷고 같은 길로 돌아오는 편이 낫다.
갯바위 낚시나 해안 산책을 계획한다면 물때도 확인한다. 간조에 드러난 길이 계속 열려 있으리라 생각하고 들어가면 곤란하다. 물때표의 간조 시각만 볼 게 아니라 돌아올 시각도 정해둬야 한다. 밤에는 방파제나 바위가 젖어 미끄럽다. 숙소에서 가까워 보여도 어두운 해안길은 낮에 한번 눈으로 확인한 곳만 걷는다.
여름에는 해변 가까운 숙소가 매력적이고, 사람이 뜸한 계절에는 식사와 이동이 되는 숙소가 더 반갑다. 금일도 숙소를 고르는 기준은 좋은 방 한 칸보다 내 배 시간과 발걸음에 맞는 자리인지에 있다. 배에서 내려 어디로 갈지, 다음 날 어떻게 항구로 돌아올지 그려지는 곳이면 하룻밤이 한결 느긋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