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전선 다시 피어난 삶

멈춘 전선 다시 피어난 삶

기능을 멈춘 전선의 새로운 가능성

세종특별자치시 반곡동 그린갤러리에서 구구 구소영 작가의 개인전 AFTERLIFE OF FUNCTION이 열린다. 전시 제목은 우리말로 기능 이후의 삶을 뜻한다.

이번 전시는 본래의 쓰임을 다한 전선을 예술의 재료로 바라본다. 전선은 전기나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멈췄지만, 작가의 손을 거치며 전혀 다른 형태와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기능의 끝을 곧바로 소멸로 보지 않고, 멈춘 흐름 뒤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전선이라는 물질로 보여주는 전시다.

전시 기간과 관람 정보

전시명구구 구소영 작가 개인전 AFTERLIFE OF FUNCTION
전시 기간2026년 10월 25일 일요일부터 10월 31일 토요일까지
관람 시간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월요일
관람료무료
장소세종 그린갤러리
주소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1948 1동 2층 206-1호, 반곡동 840

전시 기간은 단 일주일이다. 관람객은 정해진 운영 시간에 갤러리를 찾아 작품을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월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으므로 방문 일정을 정할 때 휴관일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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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단면에서 발견한 색과 구조

전선은 겉으로 볼 때 단순한 선처럼 보이지만, 잘라낸 단면에는 피복 안에 가려져 있던 여러 색과 구조가 나타난다. 작가는 전선을 절단해 기존의 흐름을 멈추고, 이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내부를 작품의 중요한 조형 요소로 활용했다.

연결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가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룬다. 작가는 잘린 전선을 반복해서 쌓고 녹인 뒤 다시 연결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형태를 만들었다. 그렇게 변형된 전선은 자연의 일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미지의 생명체나 상징적인 형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기를 전달하던 재료가 회화와 입체 작업의 바탕으로 바뀌면서 관람객은 익숙한 물건의 낯선 면을 마주하게 된다. 평소에는 피복에 가려져 있던 색과 단면이 화면 위에 반복적으로 배열되며 작품만의 질서와 밀도를 형성한다.

전선과 여러 재료가 만든 스무 작품

그린갤러리에는 전선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 20종이 전시된다. 작품에는 전선뿐 아니라 나무 패널과 레진, 실리콘, 돌, 아크릴 물감 등 여러 재료가 함께 사용됐다.

  • 전선의 단면과 색을 드러낸 작업
  • 전선을 반복적으로 쌓아 형태를 만든 작업
  • 전선을 녹이고 굳혀 새로운 표면을 만든 작업
  • 나무 패널과 레진, 실리콘, 돌, 아크릴 물감을 결합한 작업

특히 전선과 레진이 결합된 작품은 녹고 굳는 과정을 거친 물질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전선이 더 이상 흐름을 전달하지 않는 순간을 붙잡아 놓은 듯한 장면이 화면에 형성된다. 수많은 전선 조각이 모여 만들어낸 울퉁불퉁한 표면과 반복되는 단면은 작품 가까이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작품을 구성하는 전선의 양과 촘촘한 배열에서는 제작 과정에 투입된 시간과 노동도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전시는 눈으로 감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작품을 직접 만지지 않고 관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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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줄이고 상상을 넓힌 전시장

각 작품 옆에는 제목이나 별도의 설명이 붙어 있지 않다. 관람객은 미리 정해진 해석을 따라가기보다 전선이 만든 색과 형상, 재료의 질감에 집중해 작품의 의미를 스스로 상상할 수 있다.

작품 제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전시장 입구에 비치돼 있다. 먼저 아무런 설명 없이 작품을 감상한 뒤 제목을 살펴보거나, 제목을 확인한 다음 작품의 형태와 연결해 보는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다.

설명을 최소화한 전시장에서는 관람객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작품 자체에 머문다. 잘린 전선의 단면과 겹겹이 쌓인 구조, 굳어진 재료의 표면을 차분히 살펴보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작품마다 전선의 배열과 결합 방식이 달라 같은 재료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세종에서 이어온 구구 작가의 탐구

구구 구소영 작가는 세종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전선의 기능이 끝난 뒤에도 물질의 삶이 계속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작가는 연결의 끝이 반드시 소멸을 뜻하지 않으며, 하나의 흐름이 멈춘 이후에도 무언가가 계속 발생해 또 다른 가능성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 전선을 자르고 감춰진 내부를 드러낸 뒤 다시 쌓고 녹이고 연결하는 작업은 이러한 생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과정이다.

버려지거나 쓸모를 잃었다고 여겨질 수 있는 재료가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전환된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익숙한 전선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분명하다.

무료로 만나는 반곡동 전시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그린갤러리가 자리한 곳은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의 반곡동 지역으로,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며 시간을 보내려는 관람객이나 함께 전시를 감상하려는 이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전선이라는 흔한 재료가 예술 작품으로 변화한 모습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관람객은 전선의 본래 용도를 떠올리는 동시에, 기능을 잃은 뒤 새롭게 만들어진 색과 형태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작품은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의 예술지원사업과 관련돼 있으며, 전시장에서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가 진행된다.

10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짧은 만남

AFTERLIFE OF FUNCTION은 2026년 10월 31일 토요일까지만 진행된다. 전선의 숨겨진 단면과 색, 반복적으로 쌓인 구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관람을 계획한다면 전시 일정과 월요일 휴관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전기가 흐르던 선은 잘리는 순간 본래의 기능을 멈춘다. 그러나 구구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그 멈춤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시작이 된다. 기능을 다한 물질이 예술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일상적인 재료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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