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집에서 프린터를 옮기다가 선 두 개를 들고 한참 서 있었어요. 하나는 전원 선이고, 다른 하나는 컴퓨터에 연결하는 선인데 막상 다시 꽂으려니 어느 포트가 맞는지 헷갈리더라고요. 프린터 연결 선은 모양만 보고 사면 집에 와서 꽂을 곳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어떤 방식으로 인쇄할지 정하면 필요한 선이 훨씬 분명해져요.
프린터에 꽂힌 선부터 구분하기
가장 먼저 볼 것은 전원 선과 데이터 선의 역할입니다. 전원 선은 프린터에 전기를 공급하고, 데이터 선은 컴퓨터나 공유기에서 인쇄할 내용을 전달해요. USB 선으로 컴퓨터와 연결하더라도 프린터 전원은 별도로 연결해야 하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프린터 뒷면을 보면 포트 옆에 작은 표시가 있습니다. USB 표시가 있는 포트는 컴퓨터 연결용이고, LAN 표시가 있거나 네모난 네트워크 포트는 공유기 연결용이에요. 팩스 기능이 있는 복합기라면 전화선 포트도 보일 수 있습니다. 전화선과 LAN 선은 비슷해 보여도 용도가 다르니 포트 표시를 먼저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선이 이미 꽂혀 있다면 양쪽 끝을 확인하세요. 한쪽이 프린터, 다른 쪽이 컴퓨터로 가면 보통 USB 연결입니다. 프린터에서 공유기로 이어지면 유선 네트워크 연결이고요. 벽면 콘센트나 멀티탭으로 이어지는 선은 전원 선입니다.
컴퓨터와 직접 연결할 때는 USB 단자를 확인하기
가정용 프린터에서 흔히 보는 USB 선은 양쪽 모양이 다릅니다. 컴퓨터 쪽은 납작한 USB-A, 프린터 쪽은 모서리가 살짝 깎인 네모난 USB-B인 경우가 많아요. 온라인에서 선을 고를 때도 ‘프린터용 USB A-B 케이블’이라는 표기와 제품 사진의 양쪽 단자를 함께 확인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요즘 노트북에는 USB-A 포트 없이 작은 타원형 USB-C 포트만 있는 경우도 있죠. 이때 프린터 쪽이 USB-B라면 USB-C와 USB-B를 잇는 데이터 케이블을 쓰거나, 기존 USB A-B 케이블에 USB-C 변환 어댑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프린터 자체에 USB-C 포트가 있는 모델도 있으니 구매 전 프린터와 노트북의 포트를 둘 다 보는 게 정확합니다.
선 길이는 책상 배치를 기준으로 고르세요. 프린터가 바로 옆에 있다면 1.5~2m 정도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짧으면 선이 팽팽해져 포트에 부담이 가고, 필요 이상으로 길면 책상 뒤에 선이 엉키기 쉬워요. 특히 USB-C 케이블을 고를 때는 충전 전용이 아닌 데이터 전송용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러 기기에서 쓴다면 LAN과 무선 연결도 생각하기
한 대의 컴퓨터에서만 인쇄한다면 USB 연결이 단순합니다. 반면 가족이 각자의 노트북이나 휴대전화에서 인쇄한다면 네트워크 연결이 편할 수 있어요. 유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프린터는 LAN 선으로 공유기에 연결하고, 각 기기에서 같은 네트워크의 프린터를 찾아 사용합니다. 이때 LAN 선은 보통 양쪽 끝 모양이 같습니다.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프린터라면 인쇄 데이터를 보내기 위한 USB 선이나 LAN 선 없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무선이라고 해서 전원 선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처음 연결할 때는 프린터 화면이나 제조사 설정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무선 네트워크를 지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프린터와 컴퓨터가 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붙어 있으면 검색 목록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요.
팩스용 전화선은 인쇄용 LAN 선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복합기 뒤에 포트가 여러 개 있어도 ‘인쇄를 어디서 보낼지’를 기준으로 선택하면 쉬워요. 컴퓨터 한 대에서 보내면 USB, 공유기를 통해 여러 기기에서 보내면 LAN이나 와이파이입니다.
선을 꽂았는데 인쇄가 안 될 때 확인할 순서
먼저 프린터 전원이 켜져 있고 화면에 오류가 없는지 봅니다. USB로 연결했다면 선을 뺐다가 양쪽 끝을 다시 꽂고, 가능하면 컴퓨터 본체의 다른 USB 포트에도 연결해 보세요. 중간에 USB 허브를 쓰고 있다면 잠시 빼고 직접 연결하면 원인을 좁히기 쉽습니다. 단자가 맞지 않는데 힘으로 밀어 넣으면 포트가 손상될 수 있으니 모양도 다시 확인하세요.
그다음 컴퓨터의 프린터 목록에서 해당 제품이 보이는지 확인합니다. 목록에 없다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설치 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의 프린터 추가 기능이 필요할 수 있어요. 목록에는 있는데 인쇄가 멈춰 있다면 다른 프린터가 기본값으로 선택됐는지, 인쇄 대기 문서가 쌓여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LAN이나 와이파이 연결이라면 프린터와 인쇄를 보내는 기기가 같은 공유기에 연결돼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선을 새로 사기 전에 연결 방식과 양쪽 포트 모양을 한 번만 확인해도 불필요한 지출을 꽤 줄일 수 있습니다. 저도 이제 프린터를 옮길 때마다 선 끝과 포트 표시부터 사진으로 남겨 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