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의 역사와 국가유산을 밤의 정취 속에서 만나는 ‘2026 울산 중구 국가유산 야행’이 시민들의 발길 속에 마무리됐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행사는 2026년 10월 23일 금요일부터 25일 일요일까지 울산 동헌 및 내아와 울산 경상좌도병영성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울산의 국가유산을 활용한 야간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시민이 행사장을 찾아 역사 공간을 둘러보고 공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야간 조명과 청사초롱이 더해진 거리에서는 국가유산의 건축미와 고즈넉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울산 중구의 역사를 잇는 야행
행사의 주요 공간은 울산 동헌 및 내아, 울산 경상좌도병영성, 울산 문화의거리 일대였다. 울산 동헌 및 내아는 울산광역시 중구 동헌길 167에 있으며,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은 울산광역시 중구 동동에 자리한다. 울산 문화의거리도 울산광역시 중구에 위치해 주요 행사장을 잇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길거리에서는 도호부사 행렬 재현을 비롯해 문화유산 도장 찍기, 상소문 쓰기, 활쏘기 체험이 펼쳐졌다. 역사 속 장면을 재현한 행렬과 전통 의상을 갖춘 안내 인력은 행사 공간의 시대적 분위기를 살렸다. 문화의거리에서 동헌으로 향하는 길목의 횡단보도에서도 전통 의상을 입은 관계자가 방문객의 이동을 도왔다.
국가유산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쓰고 만들고 체험하도록 구성한 점이 이번 야행의 핵심이었다. 시민들은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울산 중구의 역사적 공간과 전통문화를 차례로 접할 수 있었다.
비 오는 밤에도 이어진 체험
행사 기간에는 곳곳을 둘러보는 스탬프 투어와 만족도 조사가 운영됐다. 이를 완료하면 행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석이 제공됐으며, 참가자는 보석으로 일부 체험 부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보석 2개를 활용해 한정판 전통 키캡을 받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통 바람개비를 보여주거나 보석을 제시하면 행사장 사이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됐다. 외솔기념관과 동헌 또는 어련당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는 약 20분 간격으로 준비돼 두 행사장 사이의 이동을 도왔다. 셔틀버스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역사 투어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체험 부스는 방문객이 프로그램을 이어갈 수 있도록 꾸며졌고 우비도 마련됐다. 늦은 시간까지 우비를 입은 시민들이 거리를 걸으며 부스를 살펴보는 모습이 이어졌다. 비로 젖은 거리와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평소와 다른 국가유산의 야경도 펼쳐졌다.
손으로 만나는 전통문화
동헌과 문화의거리 일대에서는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이 진행됐다. 일부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돼 스탬프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방문객도 여러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 다도 체험
- 글라스아트
- 칠보공예
- 자개공예
- 전통 매듭 팔찌 만들기
- 오침안정법 체험
- 댕기 땋기
- 화병 만들기
- 전통 바람개비 만들기
- 유생복 체험
병영성 안에는 동헌과 문화의거리보다 더 많은 체험이 준비됐다. 방문객들은 셔틀버스와 도보 이동을 활용해 각 행사장을 오가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공예와 복식, 놀이와 기록 문화를 두루 다룬 체험은 국가유산을 중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가학루 앞 달빛주막
동헌 가학루 바로 앞에는 ‘동헌달빛주막’이 마련됐다. 행사장을 돌아본 방문객들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먹거리를 판매하는 저잣거리도 운영돼 공연과 체험 사이에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공간 구성과 먹거리가 어우러진 저잣거리는 옛 장터를 떠올리게 했다. 관람객들은 가학루와 동헌 주변을 둘러본 뒤 주막과 저잣거리에 머물며 야간 행사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동헌을 채운 달빛 야학
동헌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달빛 야학’을 주제로 공연이 열렸다. 축제 기간 내내 퓨전전통놀이와 상상상자가 진행됐고, 날짜마다 서로 다른 무대가 관객을 맞았다.
- 첫째 날인 10월 23일에는 캔들라이트 피아노 콘서트가 열렸다.
- 둘째 날인 10월 24일에는 오방색과 케이팝을 결합한 무대가 진행됐다.
- 마지막 날인 10월 25일에는 퓨전국악 공연이 무대를 채웠다.
피아노와 케이팝, 국악을 아우른 공연은 전통 공간인 동헌에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더했다. 동헌 맞은편 길목에 설치된 청사초롱은 밤길을 밝히며 공연장으로 향하는 동선을 꾸몄다. 조명 아래 드러난 건축물과 청사초롱의 빛은 국가유산 야행의 정취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병영성에서 보내는 특별한 밤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에서는 한옥 숙박시설 어련당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숙박 체험도 운영됐다. 낮에 국가유산을 관람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역사 공간에 머물며 밤과 아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었다.
동헌과 문화의거리에서는 공연과 공예 체험, 저잣거리가 이어졌고 병영성에서는 더욱 폭넓은 체험과 한옥 숙박이 진행됐다. 각 공간의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이 연결되면서 행사는 울산 중구의 국가유산을 여러 방식으로 접하는 야간 문화행사로 구성됐다.
밤에 새롭게 드러난 국가유산
2026 울산 중구 국가유산 야행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국가유산을 야간에 개방하고 조명과 공연, 체험을 결합해 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새롭게 보여준 행사였다. 도호부사 행렬과 전통문화 체험은 과거의 생활상을 가까이 전달했고, 공연과 저잣거리, 셔틀버스 역사 투어는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관람 범위를 넓혔다.
사흘 동안 비가 내리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행사장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울산 동헌 및 내아의 고즈넉한 건축물, 문화의거리의 청사초롱, 병영성의 한옥 숙박 공간이 하나의 야간 축제로 연결되며 울산 중구가 보유한 국가유산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