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백업용 NAS를 새로 놓은 곳에서 용량이 벌써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4TB 디스크 두 개를 샀으니 8TB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다. 그런데 디스크 하나가 고장 나도 운영을 이어가려고 미러링을 설정하면 사용 가능한 공간은 대략 4TB다. NAS구축은 장비를 고르기 전에 무엇을 얼마나 보관할지 계산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현재 용량보다 2년 뒤 용량을 먼저 잡는다
먼저 저장할 데이터를 세 갈래로 나눈다. 계속 사용하는 파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울 파일, 사고에 대비해 남길 백업이다. 웹사이트 운영이라면 이미지와 첨부파일, 데이터베이스 백업, 서버 설정 파일의 증가 속도가 서로 다르다. 특히 매일 생성하는 백업을 원본 용량에 단순히 더하면 실제 필요한 공간을 잘못 잡기 쉽다. 보관 기간과 압축·중복 제거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현재 파일이 1.5TB이고 매달 순증가량이 50GB라면 2년 뒤에는 약 2.7TB다. 여기에 스냅샷과 임시 복구 공간으로 20~30%를 남기면 필요한 공간은 3.2~3.5TB 수준이 된다. 이 경우 4TB 디스크 두 개를 미러링한 구성은 시작은 가능해도 여유가 넉넉하지 않다. 디스크 용량 표기와 운영체제가 보여주는 용량의 기준도 달라 실제 화면의 숫자는 더 작게 보인다.
웹사이트가 작고 백업 데이터가 수백 GB라면 고가의 다중 베이 장비부터 살 이유가 없다. 반대로 사진 원본이나 영상이 매달 쌓인다면 디스크 교체 비용과 빈 슬롯까지 함께 봐야 한다. 나중에 확장하려고 기존 디스크를 전부 바꾸는 상황이 생각보다 비싸다.
동시 사용 인원에 맞춰 네트워크와 메모리를 고른다
NAS의 체감 속도는 CPU 숫자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집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문서와 백업을 주로 다룬다면 먼저 유선망을 확인한다. 1Gbps 연결의 이론상 최대 전송량은 초당 125MB이고, 실제 파일 복사는 프로토콜과 디스크 상태 때문에 그보다 낮다. 100GB를 옮길 때 초당 100MB가 꾸준히 나온다고 가정해도 약 17분이 걸린다. 무선 연결이나 작은 파일 수만 개를 복사하는 작업은 더 오래 걸린다.
직원 3~5명이 문서를 열고 밤에 백업하는 정도라면 1Gbps 네트워크와 보급형 2베이 장비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여러 사람이 큰 영상 파일을 동시에 편집하거나 가상머신을 NAS에 올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2.5Gbps 이상 네트워크, 스위치와 PC의 연결 규격, 메모리 증설 가능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NAS만 빠른 포트를 달아도 나머지 구간이 1Gbps면 속도는 거기서 막힌다.
웹서버 백업을 받을 목적이라면 전송 최고 속도보다 백업 완료 시간과 복구 시간이 중요하다. 새벽 백업이 다음 작업 전까지 끝나는지, 장애가 났을 때 필요한 파일을 몇 시간 안에 꺼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사양을 정하는 편이 실무적이다.
RAID 설정 뒤에 별도 백업을 만든다
디스크 두 개를 미러링하면 한 개가 고장 났을 때 서비스를 이어갈 여지는 생긴다. 하지만 실수로 파일을 지우거나 랜섬웨어가 공유 폴더를 암호화하면 두 디스크에 같은 변경이 반영된다. 시놀로지 안내에서도 RAID를 백업으로 보지 않는다. NAS 자체의 고장이나 화재까지 생각하면 다른 장치나 다른 장소에 복사본이 있어야 한다.
작은 사이트라면 운영 서버의 파일과 데이터베이스를 매일 NAS로 백업하고, NAS의 백업을 다시 외장 디스크나 별도 보관 공간으로 옮기는 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외장 디스크는 복사 후 분리해 두면 같은 계정으로 모든 사본이 한꺼번에 지워질 위험을 줄인다. 백업 주기는 허용 가능한 데이터 손실량으로 정한다. 하루치 주문 내역도 잃을 수 없다면 하루 한 번 백업으로는 부족하다.
백업 작업이 성공으로 표시되는 것과 복구가 되는 것은 별개다. 한 달에 한 번은 파일 몇 개를 꺼내 열어 보고, 데이터베이스는 테스트 환경에 복원해 본다. 암호화한 백업이라면 복호화 키도 NAS 밖에 보관해야 한다. 복구 절차와 계정 정보를 장비 안에만 넣어 두면 장비가 죽었을 때 함께 못 꺼낸다.
외부 접속은 좁히고 장애 확인 순서를 적어 둔다
초기 설정에서는 관리자 계정의 기본 비밀번호를 바꾸고 다중 인증을 켠다. 공유 폴더 권한은 사람과 작업별로 나눈다. 백업 전용 계정에 관리자 권한을 줄 필요는 없다. 운영체제와 앱 업데이트도 일정에 넣되, 중요한 데이터의 백업 상태를 확인한 뒤 적용한다.
외부에서 파일을 써야 한다고 파일 공유 포트를 인터넷에 바로 열어 두는 설정은 피한다. 가능하면 VPN 같은 제한된 접속 경로를 쓰고, 접속 기록과 실패 알림을 켜 둔다. 웹사이트 운영용 NAS라면 공개 웹서버 역할까지 한 장비에 몰아넣을 이유도 적다. 저장소가 공격을 받으면 백업까지 동시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접속이 안 될 때는 전원과 디스크 경고등, 공유기와 스위치 연결, NAS의 주소, 저장 공간 상태, 계정 권한 순서로 확인한다. 디스크에서 이상 소리가 나거나 저장소가 손상된 상태라면 재부팅을 반복하기보다 현재 상태와 오류 기록부터 남긴다. 장애 때 필요한 것은 최고 사양보다 복구 가능한 사본과 평소에 적어 둔 확인 순서다. 저는 NAS를 살 때도 그 두 가지를 먼저 예산에 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