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현을생 사진작가의 기획전 《아득한 흑백의 얼굴들, 나의 어머니 제주해녀》가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현을생 작가가 1970년대 중후반부터 카메라로 기록해 온 제주해녀의 삶과 정신을 조명한다. 전시장에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해녀들의 생업과 공동체, 물질 현장을 담은 흑백사진 50여 점이 소개된다.
색을 덜어낸 사진에는 바다를 일터로 삼았던 해녀들의 표정과 몸짓, 서로를 의지하며 이어온 공동체의 시간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관람객은 한 장면에 머물며 당시 해녀들의 노동과 일상을 차분히 살펴볼 수 있다.
기획전 전시 정보
| 전시명 | 아득한 흑백의 얼굴들, 나의 어머니 제주해녀 |
|---|---|
| 전시 성격 |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 기념전 |
| 전시 기간 | 2026년 9월 8일부터 12월 6일까지 |
| 전시 장소 | 제주해녀박물관 1층 갤러리 |
|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 |
| 전시 작품 |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제주해녀의 삶과 공동체, 물질 모습을 기록한 흑백사진 50여 점 |
세 가지 주제로 만나는 해녀의 삶
전시는 해녀의 생업과 공동체, 물질을 각각 다룬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장면이지만 모두 제주 바다에서 삶을 이어온 어머니 세대 해녀들의 시간을 보여준다.
- 제주 바다는 해녀들의 밭
제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해녀들의 생업과 일상을 다룬다. 거칠고 넓은 바다를 일구며 살아온 모습과 바다를 통해 이어진 삶의 방식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 제주해녀들의 공동체
불턱과 바다, 배 위에서 서로 의지하며 물질을 준비하던 해녀들의 모습을 담았다. 협력을 바탕으로 유대를 다지고 공동체를 지켜온 문화가 사진 속에 나타난다. - 목숨 건 물질 그리고 숨
산소호흡기 없이 바다에 몸을 맡겨야 했던 해녀들의 노동 현장을 조명한다. 생계를 위해 숨을 참고 물속으로 들어갔던 치열한 물질의 순간이 흑백 화면에 묵직하게 기록돼 있다.
사진에 남은 얼굴과 몸짓
현을생 작가의 흑백사진은 색채보다 인물의 얼굴과 움직임, 주변 풍경에 시선이 모이도록 한다. 물질을 앞둔 해녀, 바다에서 노동하는 해녀,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는 해녀의 모습이 이어지면서 한 세대가 살아온 과정이 펼쳐진다.
사진에 등장하는 바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해녀들이 생업을 이어온 일터이며, 서로의 안전과 삶을 함께 지켜야 했던 공동의 공간이다. 불턱과 배 역시 물질을 준비하고 휴식하며 관계를 다졌던 장소로 제시된다.
전시는 제주해녀를 특정한 순간의 인물로만 보여주지 않고, 일상과 노동, 공동체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으로 기록한다. 관람객들은 고된 물질을 이어가는 장면과 동료들이 함께한 장면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작가와 시인이 전한 해녀 이야기
2026년 10월 14일 오후 2시에는 현을생 사진작가와 시집 《해녀들》의 저자 허영선 시인이 함께한 두 번째 토크쇼가 진행됐다. 첫 번째 토크쇼는 같은 해 9월 20일 아득한 흑백의 얼굴들 제주해녀 순간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두 번째 토크쇼에서는 진행자의 질문에 현을생 작가와 허영선 시인이 번갈아 답했다. 영문 통역도 함께 제공돼 외국인 관람객들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사진으로 기록된 제주해녀의 삶과 정신을 사진가와 시인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자리였다.
현을생 작가는 전시 작품 가운데 약을 먹는 해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얽힌 촬영 과정을 소개했다. 해당 해녀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던 중 약봉지를 펴서 입으로 가져가는 순간 감정이 북받쳤고, 현 작가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 작가는 떨리는 상태에서 36장 촬영 필름 세 통을 사용했지만 실제로 활용할 수 있었던 사진은 대여섯 장이었다고 전했다. 전시장에는 그 가운데 두 장이 소개됐다. 이 설명은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되기까지 촬영 대상과 사진가 사이에 오간 이야기와 감정도 기록의 일부였음을 보여줬다.
시로 이어진 제주해녀의 시간
토크쇼에서는 허영선 시인의 작품을 통해 제주해녀의 삶과 정신을 문학의 관점에서 돌아보는 순서도 마련됐다. 현을생 작가와 허영선 시인, 행사에 참여한 청중이 시를 낭독했다.
낭독 작품에는 사랑을 품지 않고 어찌 바다에 들겠는가, 울고 싶을 땐 물에서 울어라, 북촌 해녀사, 해녀는 묵은 것들의 힘을 믿는다 등이 포함됐다. 사진이 해녀의 표정과 노동의 순간을 보여줬다면, 시 낭독은 해녀의 삶을 언어로 살펴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사진 속 해녀 이야기 프로그램
제주해녀박물관 1층 갤러리에서는 현을생 작가가 흑백사진에 담긴 해녀의 사연을 직접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편성됐다.
- 2026년 10월 28일 오후 2시
- 2026년 11월 11일 오후 2시
- 2026년 11월 25일 오후 2시
이 프로그램은 전시 사진이 촬영된 당시의 상황과 작품 속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작가의 설명으로 들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도내 해녀 참여 프로그램
제주해녀박물관에서는 2026년 3월부터 매월 한 차례 도내 해녀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제시된 하반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026년 10월 28일
- 2026년 11월 25일
구체적인 프로그램 명칭과 진행 시간은 원문에 제시되지 않았다.
개관 20주년 특별전시
제주해녀박물관 개관 20주년과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특별전시도 개최되고 있다.
| 전시 기간 | 2026년 6월 24일부터 12월 13일까지 |
|---|---|
| 전시 장소 | 제주해녀박물관 2층부터 3층까지 특별전시 공간 |
1층 갤러리의 현을생 작가 기획전과 2층·3층 특별전시를 함께 살펴보면 제주해녀의 노동과 공동체, 문화유산으로서의 기록을 공간별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가 전하는 기록의 의미
《아득한 흑백의 얼굴들, 나의 어머니 제주해녀》는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계기로 마련됐다. 오랜 기간 축적된 사진을 통해 해녀들의 삶과 공동체, 목숨을 걸어야 했던 물질의 현장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전시장에 놓인 사진들은 한순간을 포착한 결과물이지만, 그 안에는 촬영 당시의 상황과 인물을 바라본 시선,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진 기록이 함께 담겨 있다. 작가 토크쇼와 시 낭독은 사진에 남은 인물과 장면을 다시 살펴보도록 구성됐다.
제주해녀의 삶은 바다에서 벌어진 노동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서로 의지한 공동체와 생계를 책임진 시간, 물속에서 견뎌야 했던 숨이 흑백사진 안에서 하나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현을생 작가의 기획전은 2026년 12월 6일까지 제주해녀박물관 1층 갤러리에서 이어진다. 개관 20주년 특별전시는 같은 박물관 2층과 3층에서 2026년 12월 13일까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