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단골 손님이 새 네일을 보여주며 손등을 슬쩍 가리셨어요. 손톱 색은 마음에 드는데 손등이 칙칙해 보여 사진을 찍을 때마다 손을 뒤집게 된다고요. 저도 하루 종일 손끝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다 보니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손톱만큼 자주 드러나는 곳이 손등인데, 선크림은 얼굴에만 바르고 나오는 날이 많거든요.
손등에 무기자차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한 이유
무기자차선크림은 산화아연이나 이산화티타늄 같은 성분을 자외선 차단 성분으로 쓰는 제품입니다. 손님이 성분을 물으면 저는 먼저 손등에 발랐을 때 어떤지부터 이야기해요. 손을 자주 씻는 사람에게는 성분표만큼이나 매일 다시 바를 수 있는 사용감이 중요하니까요.
미국피부과학회는 야외 활동용 선크림을 고를 때 자외선 A와 B를 함께 막는 제품인지, 자외선 차단 지수는 SPF 30 이상인지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무기자차라는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 제품에 표시된 차단 지수와 자외선 A 차단 표시를 같이 보는 편이 좋습니다. 민감한 피부라 무기자차를 찾는 손님도 있는데, 같은 무기자차라도 향이나 제형에 따라 따갑게 느껴질 수 있어요. 처음 쓰는 제품이라면 손등 한쪽에 먼저 발라 사용감을 보는 게 편합니다.
백탁이 덜 거슬렸던 바르는 순서
솔직히 저도 예전에는 무기자차선크림을 손등에 한꺼번에 짜서 문질렀어요. 손가락 마디에 하얗게 끼고 시계 주변에 경계가 남으니 손이 더 건조해 보이더라고요. 그 뒤로는 손을 씻고 물기를 충분히 닦은 다음, 제품을 손등 여러 곳에 나눠 올립니다. 손등에서 손가락 쪽으로 천천히 펴고 마디와 손가락 옆면에 남은 부분을 살펴요.
이때 하얗게 보인다고 양을 계속 줄이면 골고루 바르기 어려워집니다. 손등에서 백탁이 유독 신경 쓰인다면 피부색에 맞는 톤업 제품이나 색이 들어간 제품을 비교해볼 만해요. 다만 색이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고르기보다는 선크림으로서의 차단 표시를 먼저 확인합니다. 바른 뒤에는 휴대폰 화면이나 가방 손잡이에 얼마나 묻어나는지도 봐요. 제가 매일 쓸 제품을 고를 때 꽤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손을 씻은 뒤에도 그대로일까
숍에서는 손 소독과 손 씻기가 잦습니다. 오전에 한 번 발랐다는 사실보다 오후에도 손등에 제품이 남아 있는지가 더 중요하죠. 야외에 오래 있을 때는 약 2시간마다 덧바르라는 미국피부과학회의 안내를 기준으로 삼고, 손을 씻거나 수건으로 닦은 뒤에는 상태를 보고 다시 바릅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놀이를 했다면 더 일찍 챙겨야 하고요.
저는 작은 선크림을 핸드크림 옆에 두는 편이에요. 손을 씻고 물기를 닦은 뒤 핸드크림을 바르고, 충분히 흡수된 다음 선크림을 손등에 펴 바릅니다. 순서가 복잡하면 결국 둘 다 건너뛰게 되더라고요. 제품끼리 밀린다면 한 번에 두껍게 겹치기보다 양과 간격을 조절해보는 게 좋습니다. 실내에서 잠깐 지내는 날과 한낮에 오래 걷는 날의 손등 상태도 같을 수 없으니, 그날의 동선에 맞춰 챙깁니다.
젤네일 받는 날에는 손톱 주변도 신경 써요
젤네일 손님은 램프를 쓰는 날 선크림을 발라도 되는지 종종 물으세요. 저는 손등 피부 보호를 신경 쓰는 분이라면 젤 시술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손가락 끝이 열린 자외선 차단 장갑을 쓰는 방법을 말씀드립니다. 피부암재단도 젤 시술 때 손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점을 고려해 손등 보호를 권하고 있어요.
다만 시술 직전에 손톱 표면까지 선크림이 묻으면 젤이 들뜨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손등과 손가락 피부에는 바르되 손톱판에는 남지 않도록 하고, 시술 전에는 담당 네일리스트에게 알려주세요. 큐티클 주변이 갈라졌다면 따가운 제품을 억지로 바르기보다 피부 상태부터 살피는 편이 낫습니다.
손끝을 오래 예쁘게 유지하는 일은 손톱 색을 고르는 순간에만 끝나지 않더라고요. 무기자차선크림도 내 손등에서 편하게 펴 발리고, 손을 씻은 뒤 다시 바를 마음이 드는 제품이어야 오래 갑니다. 저는 손님에게 제품 이름보다 그날 손등에 남은 감각을 기억해두시라고 말해요. 매일 쓰는 손에 어울리는 작은 습관은 대개 그렇게 자리 잡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