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애드센스 심사에서 떨어진 워드프레스 사이트를 봤는데, 글은 꽤 쌓여 있었습니다. 문제는 글 수가 아니었어요. 첫 화면에서 글을 찾기 어려웠고, 일부 메뉴는 빈 페이지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워드프레스 승인은 워드프레스 자체의 허가가 아니라, 워드프레스 사이트로 받는 구글 애드센스 승인입니다. 심사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방문자가 사이트를 제대로 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글 수보다 먼저 사이트를 완성하세요
애드센스는 사이트 전체의 콘텐츠와 이용 경험을 검토합니다. ‘글 20개면 승인’처럼 보장되는 기준은 없습니다. 운영해 보면 글 30개가 있어도 비슷한 문장을 반복한 사이트보다, 글 8개라도 서로 다른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 주는 사이트가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숫자는 작업량을 가늠하는 개인 기준으로만 쓰세요.
워드프레스 블로그라면 주제를 좁혀 글을 묶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설치 글에는 호스팅 준비부터 관리자 로그인까지, 백업 글에는 저장 위치와 복원 확인까지 적습니다. 플러그인 이름만 나열하거나 화면 캡처만 이어 붙이면 방문자가 따라 하다가 막힙니다. 직접 확인한 설정값, 적용한 환경, 실패했을 때 되돌리는 방법이 있어야 글의 쓸모가 생깁니다.
메뉴에는 실제로 읽을 수 있는 카테고리만 올리세요. 글이 없는 카테고리, 작성 중인 페이지, 내용 없이 제목만 있는 글은 심사 전에 손보는 편이 낫습니다. 소개 페이지에는 누가 어떤 주제를 다루는지 적고, 연락할 방법도 마련하세요.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실제 운영 방식에 맞게 작성해야 합니다. 빈 양식이나 다른 사이트의 문구를 그대로 붙이는 건 운영에도 도움이 안 됩니다.
워드프레스 설정에서 접근을 막는 부분을 확인하세요
관리자 화면의 설정 → 읽기에서 ‘검색 엔진이 이 사이트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차단’ 항목을 확인합니다. 공개 사이트라면 체크를 해제하고 저장하세요. 워드프레스가 검색 엔진에 색인을 피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설정입니다. 이것만으로 애드센스 승인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지만, 공개할 사이트에 켜 둘 이유는 없습니다.
로그아웃한 브라우저나 시크릿 창으로 첫 화면, 글, 카테고리, 소개 페이지를 차례로 열어보세요. 관리자에게만 정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요구하거나 로그인 페이지로 돌리는 글, 접속할 때마다 다른 주소로 이동하는 페이지, 깨진 내부 링크는 먼저 고칩니다. 모바일에서도 메뉴와 본문이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애드센스 고객센터 역시 접근하기 어려운 탐색 구조와 공사 중인 페이지를 승인 문제로 안내합니다.
캐시나 보안 플러그인을 쓰고 있다면 차단 기록도 봅니다. 심사 기간에 방문자 전체를 막는 보안 규칙이나 국가별 차단을 새로 켜면 원인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설정을 바꾸기 전에는 백업을 받고, 한 번에 한 항목씩 변경하세요. 특히 캐시 삭제나 보안 규칙 해제 뒤에는 로그아웃 상태로 다시 접속해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애드센스 연결 코드는 한 곳에서 관리하세요
애드센스에서 사이트를 추가한 뒤 안내되는 연결 절차를 진행합니다. 워드프레스에서는 무료인 구글 Site Kit을 쓰면 관리자 화면의 Site Kit → 설정 → 추가 서비스 연결 → 애드센스에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Site Kit이 코드를 넣도록 허용했다면 기존에 헤더 삽입 플러그인이나 테마에 넣어 둔 애드센스 코드는 제거하세요. 같은 코드가 중복되면 연결 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워집니다.
플러그인을 늘리고 싶지 않다면 이미 사용 중인 헤더 코드 삽입 기능으로 애드센스가 제공한 코드를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이트의 <head> 영역에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하며, 테마 파일을 직접 수정하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테마 업데이트 때 수정 내용이 사라질 수 있고, PHP 파일을 잘못 건드리면 화면이 아예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Site Kit을 쓴다면 도구 → 사이트 건강 → 정보에서 Site Kit 항목의 애드센스 코드 삽입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드가 보인다고 바로 광고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애드센스의 사이트 상태가 ‘준비됨’으로 바뀌어야 광고를 게재할 수 있습니다. 신청 뒤에는 사이트와 결제 정보의 상태를 애드센스 화면에서 확인하세요. 심사는 보통 며칠 걸리지만 경우에 따라 2~4주가 걸릴 수 있다고 구글은 안내합니다.
거절 사유를 보고 수정한 뒤 다시 신청하세요
거절 메일을 받으면 플러그인을 더 설치하기 전에 애드센스에 표시된 사유부터 읽습니다. 콘텐츠 부족이라면 글 개수만 채우지 말고, 짧은 글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탐색 문제라면 메뉴와 내부 링크를 고치고, 정책 문제라면 해당 글과 사이트 전반을 함께 확인합니다. 구글은 신청한 첫 화면만이 아니라 사이트의 다른 페이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중복 애드센스 계정이 원인이라면 새 계정을 계속 만드는 방식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구글은 게시자당 계정 하나를 허용합니다. 기존 계정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세요. 수정 뒤에는 로그아웃 상태에서 다시 접속해 변경 사항이 보이는지 확인하고, 애드센스의 사이트 화면에서 재검토를 요청하면 됩니다.
승인만 목표로 글을 급히 채우면 운영을 시작한 뒤에도 같은 문제가 남습니다. 방문자가 메뉴에서 필요한 글을 찾고, 글을 읽으며 설정을 따라 하고, 막혔을 때 돌아갈 방법까지 알 수 있는 사이트라면 심사 준비도 훨씬 단순해집니다. 저는 그 상태가 될 때 신청하는 편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