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신발값 120배 폭등보다 눈에 남은 이야기

김신영 신발값 120배 폭등보다 눈에 남은 이야기

예능에서 연예인의 집이 공개되면 저도 모르게 가격표부터 상상하게 된다. 그런데 김신영의 신발방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30만 원에 산 운동화가 현재 3500만 원 상당이라는 말에 먼저 놀랐지만, 방송을 따라가다 보니 그 신발을 왜 아직 갖고 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30만 원짜리 신발이 3500만 원이라니

지난 4월 10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642회에서 김신영은 자취 14년 차의 집을 공개했다. MBC가 소개한 집의 모습부터 취향이 선명하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옷방에 데님을 모아 둔 공간, 그리고 수백 켤레의 신발이 있는 방까지. 그중 화제가 된 건 과거 30만 원에 샀고 현재 가치를 약 3500만 원으로 이야기한 운동화다.

숫자를 그대로 나누면 약 116.7배다. 그래서 ‘120배 폭등’이라는 제목이 붙은 셈이다. 다만 이 금액은 방송에서 언급된 현재 가치이지, 김신영이 그 가격에 팔아 현금을 손에 쥐었다는 뜻은 아니다. 한정판 신발은 상태와 거래 시점에 따라 실제 판매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놀라운 숫자는 숫자대로 즐기되, 확정된 수익처럼 받아들이지는 않는 편이 맞겠다.

방송 속 신발방이 재미있었던 이유도 가격 하나 때문은 아니었다. 신발마다 자리를 내준 공간을 보면 단기간에 유행을 따라 산 물건들이라기보다 오래 쌓인 취향처럼 보인다. 저는 이 장면에서 ‘얼마나 비싼가’보다 ‘얼마나 오래 좋아했나’ 쪽으로 눈이 갔다.

700켤레를 넘어서 세지 않았다는 말

김신영은 신발을 700켤레까지 세고 그 뒤로는 세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발방에 더해 워커와 구두를 둔 자리도 따로 있다. 화면에 보이는 양만으로도 감이 잘 오지 않는데, 본인이 개수를 놓아버렸다는 대목에서 웃음이 났다. 수집이 생활의 일부가 된 사람다운 대답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신발을 상자에만 넣어 두고 바라보는 모습은 아니었다. 깨끗한 상태를 본 출연진이 소장용인지 묻자 신는다고 답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흙을 밟을 일이 적다는 설명까지 들으면, 새것처럼 보이는 이유에도 김신영다운 생활 방식이 묻어난다.

이런 장면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신발 수백 켤레를 두는 공간과 관리에 드는 수고를 생각하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충분히 이해된다. 반대로 하나를 오래 좋아하며 모아 온 사람이라면 방 안의 질서가 보일지도 모른다. ‘나 혼자 산다’가 재미있는 순간은 이렇게 같은 집을 보고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될 때다.

광고

신발방에 붙어 있던 어린 시절의 기억

김신영은 어릴 때 세 살 위 오빠의 운동화까지 물려 신었다고 털어놓았다. 원하는 신발을 쉽게 살 수 없었기에 나중에 돈을 벌면 직접 사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이야기다. 고등학생 때 갈빗집에서 일해 산 운동화도 갖고 있다고 했다. 신발방을 본 뒤 이 사연을 들으면, 아까까지 눈에 띄던 가격과 개수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운동화는 그냥 낡으면 바꾸는 물건이다. 김신영에게는 직접 고르고, 벌어서 사고, 오래 간직한 경험이 함께 들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신발을 다 팔면 집을 살 수도 있다는 농담 같은 말 뒤에 쉽게 팔 수 없다는 마음이 이어지는 게 자연스럽다. 비싼 물건을 자랑하는 장면으로만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모든 수집에 특별한 사연이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좋아서 사는 기쁨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이번 방송에서는 왜 신발이 김신영의 집에서 그렇게 큰 자리를 차지하는지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가 있으니 신발방이 단순한 전시 공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 취향

김신영은 신발을 직접 커스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손으로 무언가를 고치고 만드는 시간이 집에서의 일상이라는 점이 신발 수집과 잘 이어졌다. 이미 나온 제품을 고르는 즐거움에 자기 손으로 바꿔 보는 재미까지 더한 셈이다. MBC의 회차 소개에서도 신발 컬렉션과 함께 직접 만드는 시간을 김신영의 하루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았다.

예능을 고를 때 화려한 집 구경보다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궁금한 편이라면 이 회차가 꽤 잘 맞을 것 같다. 신발 가격에 놀라고 끝나는 구성이 아니라, 옷과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이 집에서 무엇을 하며 즐거워하는지 따라갈 수 있어서다. 반면 수집품 소개 자체가 길게 느껴지는 시청자에게는 취향이 아주 강한 집으로 보일 수 있다.

제게 오래 남은 건 3500만 원이라는 숫자보다, 그 신발을 아직도 자기 곁에 두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김신영 신발값 120배 폭등이라는 말은 시선을 끌지만, 한 켤레씩 쌓인 시간까지 보여준 순간에 이 회차의 재미가 더 또렷해졌다.

김신영 신발값 120배 폭등보다 눈에 남은 이야기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