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AFPK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이 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험까지 3주도 안 남았는데요. 그 시점에 필요한 건 회독 수를 늘리는 일이 아닙니다. 응시 자격을 확인하고, 과락 위험이 있는 과목과 점수를 올리기 쉬운 과목을 가르는 일입니다.
접수 전에 교육 이수 여부부터 확인하세요
AFPK는 한국재무설계협회가 운영하는 재무설계 자격입니다. 누구나 원서를 낼 수 있는 시험은 아닙니다. 지정 교육기관의 AFPK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응시할 수 있습니다. 협회가 인정하는 자격증이 있다면 교육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받을 수 있지만, 일부 면제자는 나머지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2026년 마지막 시험인 제95회는 11월 21일 토요일입니다. 원서접수는 10월 26일부터 11월 9일 오후 8시까지이고, 결과는 12월 11일 발표됩니다. 이 회차의 교육 수료 기준일은 10월 25일 이전입니다. 지금 교육을 시작해서 95회에 응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합니다. 교육 전부를 면제받는 경우에는 인정 대상인지, 증빙서류를 접수 기간에 제출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교육 요건을 갖췄다면 접수 상태도 확인하세요. 전체 응시료는 6만 6천 원, 모듈 하나만 응시하면 3만 9천 6백 원입니다. 전체 응시로 접수했다가 범위를 바꾸려면 11월 13일 오후 6시까지 변경해야 합니다. 막연히 ‘이번엔 한 과목만’이라고 마음먹는 것과 실제 접수 내용을 바꾸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150문항에서 버릴 것은 과목이 아니라 세부 내용입니다
2026년 8월 제94회부터 시험이 190문항에서 150문항으로 줄었습니다. 예전 교재나 강의 소개에 적힌 190문항을 기준으로 시간을 계산하면 틀어집니다. 현재 모듈1은 80문항, 모듈2는 70문항입니다. 토요일 시험은 모듈1이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모듈2가 오후 4시부터 5시 20분까지 진행됩니다.
- 모듈1: 재무설계 개론 12문항, 직업윤리 3문항, 은퇴설계 25문항, 부동산설계 20문항, 상속설계 20문항
- 모듈2: 위험관리와 보험설계 20문항, 투자설계 25문항, 세금설계 25문항
직업윤리는 별도 과락 과목이 아니라 재무설계 개론에 포함됩니다. 문항 수만 보면 은퇴·투자·세금설계가 각각 25문항으로 큽니다. 세 과목만 합쳐도 75문항, 전체의 절반입니다. 저는 이 세 과목에서 기본 문제를 안정적으로 맞히는 데 시간을 먼저 배분합니다. 부동산·상속·보험도 각각 20문항이므로 통째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전체 합격 기준은 전체 평균 70% 이상이면서 모든 과목에서 40% 이상입니다. 150문항을 같은 배점의 문제로 단순 계산하면 105문항 정도가 70%에 해당합니다. 다만 실제 합격 판정은 협회 기준에 따르므로 이 숫자를 개인의 정확한 합격선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더 중요한 건 과락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설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상속설계가 40% 아래라면 전체 합격이 막힙니다. ‘잘하는 과목에만 몰아주기’가 위험한 이유입니다.
지난 회차 합격자 수는 이렇게 읽어야 합니다
제94회 시험에는 2,447명이 응시했고, 최종 합격자는 813명이었습니다. 응시자 대비 약 33.2%입니다. 그런데 813명에는 이전 회차에서 한 모듈에 합격한 뒤 이번에 나머지 모듈을 통과한 321명이 들어 있습니다. 같은 회차에 두 모듈을 함께 통과한 사람은 492명입니다. 최종 합격자 수를 전체 응시자의 ‘한 번에 붙을 확률’로 읽으면 계획을 잘못 세우게 됩니다.
같은 발표에서 모듈1 부분합격자는 296명, 모듈2 부분합격자는 52명이었습니다. 이 숫자만으로 모듈2가 더 어렵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응시 형태와 이전 합격 이력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회차별 과목 난이도 순위가 공개된 것처럼 말하는 강의 광고보다, 본인이 푼 문제에서 어느 과목이 40% 아래인지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모듈 하나만 먼저 합격하는 전략은 가능합니다. 해당 모듈 평균 70% 이상, 그 안의 모든 과목 40% 이상이면 부분합격으로 인정됩니다. 다만 점수가 이월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격 사실만 유지되며, 합격 회차 뒤 연이은 4회 시험 안에 다른 모듈을 통과해야 합니다. 직장 일정 때문에 두 모듈을 동시에 준비하기 어렵다면 이 기간까지 달력에 적어 두는 게 좋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오답의 종류로 공부 시간을 나누세요
11월 4일을 기준으로 95회까지 17일 남았습니다. 이미 교육을 수료했고 전체 응시로 접수했다면, 첫날에는 시간을 재고 두 모듈을 한 번씩 풀어 보세요. 채점 뒤 과목마다 정답률을 적습니다. 40% 미만인 과목은 바로 기본 개념으로 돌아가고, 40~70%인 과목은 반복해서 틀리는 유형을 찾습니다. 70%를 넘긴 과목은 새 교재를 펼치기보다 오답만 확인합니다. 실제 시험 점수는 공개되지 않으므로 이 수치는 연습문제로 만든 개인 진단표입니다.
남은 첫 주에는 과락 위험 과목에 공부 시간의 절반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문항 수가 큰 은퇴·투자·세금설계의 빈출 기본 문제에 배분하세요. 사례를 읽고 적용하는 문제에서 자꾸 막힌다면 공식을 더 외우기 전에 조건을 표시하는 연습을 하세요. 세금설계는 적용 대상과 과세 시점을 혼동하는 오답, 보험설계는 보장 범위를 섞어 읽는 오답처럼 틀린 이유를 짧게 써 두면 같은 실수를 찾기 쉽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새로운 강의를 추가하지 마세요. 80문항을 90분, 70문항을 80분에 푸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두 모듈 모두 한 문제에 쓸 수 있는 시간이 평균 약 1분 남짓입니다. 계산에 오래 걸리는 문제는 표시하고 넘어간 뒤 남은 시간에 돌아오는 순서를 정해 두세요. 시험 당일에는 규정 신분증, 수험표, 컴퓨터용 사인펜과 허용 계산기를 챙겨야 합니다. 공학용 계산기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강의 현장에서 보면 마지막 며칠에 두꺼운 책을 새로 펼치는 사람보다, 자신의 과락 위험을 숫자로 확인하고 틀린 유형을 줄인 사람이 훨씬 차분하게 문제를 풉니다. AFPK시험 준비에서도 제가 권하는 마지막 공부는 더 많은 내용을 보는 일이 아니라, 이미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게 만드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