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으로 빚은 낯선 형상

금속으로 빚은 낯선 형상

가을 실내 데이트로 만나는 포항시립미술관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포항시립미술관은 공원 산책과 전시 관람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실내 문화 공간이다. 환호공원의 가을 정취를 따라 걷다가 미술관으로 들어서면 동시대 작가들이 새롭게 풀어낸 ‘형상’의 세계를 차분히 살펴볼 수 있다.

주차비와 입장료가 모두 없어 비용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산책과 예술 감상을 함께 계획하는 관람객이나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포항 실내 데이트 장소를 찾는 이들에게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위치와 관람 정보

구분내용
시설포항시립미술관
위치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동절기 운영11월부터 3월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절기 운영4월부터 10월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입장 마감관람 종료 30분 전
휴관일매주 월요일, 설날과 추석 당일, 1월 1일, 별도로 공지되는 전시 준비 기간
입장료무료
주차비무료
시설 문의포항시립미술관 054-270-4700

미술관과 가장 가까운 3주차장은 현재 공사 중이며 주차 공간이 협소한 상태다. 방문객은 1주차장이나 2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전시 준비 기간에는 별도로 휴관할 수 있으므로 운영 일정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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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1월까지 이어지는 전시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2026년 9월 22일 시작해 2027년 1월 3일까지 이어진다. 오랫동안 예술의 주요 주제였던 ‘형상’이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과 독창적인 기법을 만나 어떻게 달라지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높은 층고와 어우러진 대형 작품이 먼저 시선을 끈다. 넓은 실내 공간에는 작가마다 서로 다른 방법으로 금속과 이미지를 다룬 작품들이 배치돼 있다. 관람객은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서 재료의 질감과 형상의 변화를 비교할 수 있다.

같은 금속도 작가의 기법과 시선에 따라 풍경, 선, 생명, 이야기의 형상으로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전시는 익숙한 대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며, 작품을 보는 위치와 거리가 감상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도 드러낸다.

수많은 못으로 다시 만든 풍경

유봉상 작가는 자신이 마주한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한 뒤 수많은 못을 촘촘히 박아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 단단하고 차가운 금속 못은 빛을 받아 그림자를 형성하고, 평면 속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작품을 멀리서 보면 하나의 풍경이 먼저 들어오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을 구성한 못의 반복과 촘촘한 배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고정된 금속 재료가 빛과 그림자를 만나면서 유동적인 자연의 이미지로 표현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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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가르는 와이어 드로잉

송진수 작가는 굵은 와이어를 구부려 생동감 있는 드로잉과 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펜과 종이 대신 와이어가 선의 역할을 맡고, 작품은 벽면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 공간을 채운다.

관람객이 작품 주변에서 위치를 바꾸면 윤곽과 선의 밀도 역시 다르게 보인다. 정면에서 보이는 형상과 측면에서 만나는 선의 겹침이 달라, 하나의 작품을 여러 방향에서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선은 공간 안에서 겹치고 흩어지며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새로운 윤곽을 만든다.

동화적 상상에 담긴 현실

소현의 작가는 동화에서 가져온 친숙한 이미지를 변형하고 결합해 여러 상상이 교차하는 독특한 형상을 만든다. 익숙한 이미지가 등장하지만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요소를 연결해 새로운 장면으로 바꾼다.

작품은 현실의 무거운 문제를 동화적 상상과 유머로 풀어낸다.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미지 안에는 평소 쉽게 인식하지 못했던 현실의 이면이 함께 담겨 있다. 밝고 익숙한 형상과 그 안의 문제의식이 대비를 이루는 구성이다.

식물의 형상이 던지는 질문

김선혁 작가는 식물에서 시작한 형상을 통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묻는다. 거칠고 어두운 화면을 가르는 금빛 틈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빛을 향해 자라는 생명의 모습을 나타낸다.

작품은 한눈에 의미를 단정하기보다 형상과 색의 대비를 천천히 살펴보게 한다. 어두운 화면과 금빛의 흐름, 식물에서 출발한 형상이 함께 놓이며 존재와 생명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을 전한다.

거리와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

이용재 작가의 금속 선 드로잉은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서로 다른 인상을 준다. 관람 위치와 작품 사이의 거리가 달라질 때 형상도 다르게 나타나므로 시선이 중요한 작품이다.

멀리에서는 전체적인 윤곽이 먼저 보이고, 가까이에서는 금속 선이 겹치며 만들어 낸 세부 구조가 드러난다. 관람객이 움직이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는 감상 방식으로 이어진다.

작가마다 달랐던 금속과 형상의 언어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마다 금속을 다루는 방법도, 형상에 담아낸 이야기도 다르다. 유봉상 작가는 못과 그림자로 풍경의 깊이를 만들고, 송진수 작가는 와이어를 공간 속 선으로 확장한다. 소현의 작가는 동화적 이미지를 결합해 현실의 이면을 보여주며, 김선혁 작가는 식물의 형상으로 생명과 존재를 질문한다. 이용재 작가는 관람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금속 선의 형상을 제시한다.

전시는 익숙한 대상을 낯선 재료와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높은 층고의 전시장과 입체적인 작품들은 차분한 관람 분위기를 만들고,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서 거리를 조절하거나 방향을 바꾸며 서로 다른 형상을 살핀다.

환호공원의 가을 풍경과 포항시립미술관의 실내 전시를 함께 둘러보면 산책에서 예술 감상으로 자연스럽게 동선이 이어진다. 2027년 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포항에서 가을 실내 데이트와 동시대 미술 관람을 함께 계획할 수 있는 문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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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으로 빚은 낯선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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