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발로 잇는 괴산의 가을

면발로 잇는 괴산의 가을

충청북도 괴산군 사리면에서 농경문화와 면 요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제3회 사리면발축제가 열렸다. 2026년 10월에서 11월로 이어지는 주말, 사리면사무소 앞마당은 공연과 체험, 지역 농산물, 다양한 면 요리가 어우러진 축제장으로 변신했다.

사리면발축제는 지역명인 ‘사리면’과 식재료를 떠올리게 하는 ‘사리면’의 같은 발음에서 착안한 행사다. 마을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축제는 3년 만에 괴산군 우수축제로 방문객을 맞았다. 지역의 이름을 친근한 먹거리와 연결하고, 농촌의 생활문화를 체험으로 풀어낸 점이 축제의 중심을 이뤘다.

라면 트리가 반긴 사리면

축제장에 들어서면 높이 4m 20cm 규모의 라면 트리가 먼저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라면 12종, 모두 648봉으로 만든 상징 조형물이다. 사리면이라는 지명을 면 요리 축제의 이미지로 표현해 방문객들이 행사 성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라면 트리 주변에는 공연 무대가 마련됐고, 먹거리존과 체험존, 농산물 판매존이 이어졌다. 한 공간 안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농경문화를 체험한 뒤 지역 먹거리까지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축제장은 면을 주제로 삼았지만, 그 안에는 사리면 주민들의 생활과 농산물,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가 함께 담겼다.

백마산과 저수지가 있는 농촌

사리면은 괴산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으며 증평군과 경계를 이루는 지역이다. 괴산군 농촌체험마을인 백마권역에는 백마산과 백마저수지가 자리한다. 백마저수지는 소매저수지라고도 불리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장소로 소개된다.

사리면 일대에서는 고추와 옥수수, 배추 등이 재배된다. 축제장 농산물 판매존에서도 고구마와 생강, 사과 등 갓 수확한 제철 농산물을 만날 수 있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축제의 먹거리와 판매 품목으로 연결되면서 사리면의 농촌 특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백마권역에서는 겨울철 백마겨울놀이축제가 개최된 바 있다. 사리면발 프로그램은 백마겨울놀이축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독립적인 지역 축제로 자리를 넓혔다. 2026년 사리면발축제는 공연과 농경 체험, 먹거리 운영을 통해 성장한 축제의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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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으로 이어진 축제 무대

사리면발축제 프로그램은 크게 무대 행사와 체험 프로그램, 먹거리 부스로 나뉘었다. 첫날 무대에서는 풍물공연을 시작으로 지역 문화공연과 수타면 시연, 사리면발왕 선발대회 시상식이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면발 뽑기와 사행시 등으로 구성된 사리면발 서바이벌과 지역 문화공연이 안내됐다.

무대에서는 우리의 소리와 트로트, 부채춤, 색소폰 연주가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공연자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르는 동안 객석의 방문객들은 지역 주민이 준비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지켜봤다. 농촌 마을의 축제답게 무대와 관람 공간 사이에는 소박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공연 뒤에는 오전에 진행된 제3회 사리면발왕 선발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우수상과 최우수상, 대상까지 모두 3개 팀이 호명됐다. 최우수상은 남자 요리사 팀이 받았고, 대상은 마을 어르신팀에 돌아갔다.

앞선 대회에서는 제1회 신촌마을의 ‘할매니얼 팥칼국수’, 제2회 하도마을의 ‘우리밀칼국수’가 대상을 받았다. 두 수상 음식은 이번 축제 먹거리 부스에서도 판매됐다. 경연에서 선정된 요리가 다음 축제의 먹거리로 이어지면서 사리면발왕 선발대회와 현장 식당 운영이 긴밀하게 연결됐다.

벼에서 면까지 배우는 체험

가족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곳은 농경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체험부스였다. 사리면발축제의 이야기는 시와 그림으로 소개됐으며, 체험 공간은 디귿자 형태로 이어졌다. 논에서 수확한 볏단과 밀가루 반죽이 주요 체험 재료로 활용됐다.

체험은 탈탈 탈곡, 갈갈 맷돌, 조물락 가루, 통통 면발, 사은품 존까지 모두 5개 과정으로 운영됐다. 각 코스를 마칠 때마다 확인을 받는 스탬프 투어 방식이어서 어린이와 보호자가 순서에 따라 참여할 수 있었다.

  1. 탈탈 탈곡에서는 발로 탈곡기를 돌리며 벼 이삭에서 낟알을 털어냈다.

  2. 갈갈 맷돌에서는 디딜방아와 맷돌을 이용해 곡물을 빻는 과정을 경험했다.

  3. 조물락 가루에서는 곡물이 가루와 반죽으로 바뀌는 과정을 살펴봤다.

  4. 통통 면발에서는 반죽을 얇게 펴고 기계에 넣어 면을 뽑았다.

  5. 사은품 존에서는 다섯 가지 체험을 마친 참가자에게 사리면이 제공됐다.

탈곡기와 디딜방아, 맷돌은 오늘날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농기구다. 체험 현장에서는 벼가 쌀이 되고, 쌀이 다시 가루가 되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줬다. 한 끼의 밥상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노동이 필요했던 옛 농촌 생활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면 만들기 과정에서는 반죽 덩어리를 얇게 편 뒤 제면 기계에 넣고 손잡이를 돌렸다. 납작한 반죽이 길고 고른 칼국수 면으로 바뀌자 참여 가족들은 완성한 면을 용기에 담았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칼국수 면이 담긴 용기를 든 가족 방문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면을 재료로 그림을 완성하는 체험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면의 길이와 모양을 활용해 각자의 작품을 만들었다. 체험 공간에서는 붕어빵도 나눠줬다. 먹거리로만 여겨졌던 면을 만들기와 미술 활동으로 확장해 축제 주제를 다채롭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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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와 사진으로 만난 마을 이야기

축제장에서는 신명섭 서예가의 가훈 또는 소망 글 써주기가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전시된 서예 작품을 감상하고 현장에서 완성되는 글씨를 지켜봤다. 먹거리와 체험 중심의 공간에 서예 프로그램이 더해지면서 지역 문화행사의 성격도 함께 살아났다.

둥지향 최선종 작가의 추억의 사진전에서는 앞서 열린 제2회 사리면발축제의 모습이 소개됐다. 사진은 지난 축제의 공연과 체험, 주민과 방문객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기록 역할을 했다. 세 번째 행사를 찾은 방문객들은 전년도 축제가 남긴 장면과 올해 현장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면 요리가 주인공인 먹거리존

사리면발축제의 중심에는 면 요리가 있었다. 먹거리존에는 제1회와 제2회 사리면발왕 선발대회 대상팀인 신촌마을식당과 하도마을식당이 참여했다. 삼거리마을식당과 새마을식당, 한도니랑, 백마권역, 문전성시, 모래재가든도 부스를 운영했다.

메뉴는 짜장면과 잔치국수, 팥칼국수, 우리밀칼국수, 간장국수, 파스타, 우동 등 면 요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제2회 대상 수상 음식인 우리밀칼국수도 현장에서 판매됐으며, 괴산 특산물인 배추를 활용한 파전도 함께 선보였다. 익숙한 국수부터 팥칼국수와 우리밀칼국수까지 여러 종류의 음식이 한 공간에 모였다.

구분주요 내용
대표 면 요리짜장면, 잔치국수, 팥칼국수, 우리밀칼국수, 간장국수, 파스타, 우동
지역 먹거리괴산 배추를 활용한 파전
참여 부스신촌마을식당, 하도마을식당, 삼거리마을식당, 새마을식당, 한도니랑, 백마권역, 문전성시, 모래재가든
농산물 판매고구마, 생강, 사과 등 제철 농산물

먹거리존은 요리경연대회의 성과를 실제 판매 음식으로 이어가는 공간이었다. 지난 대회의 대상 요리를 다시 맛볼 수 있도록 하면서 수상팀과 마을의 이름도 함께 알렸다. 마을별 식당과 지역 단체가 참여해 각기 다른 면 요리를 내놓은 점은 사리면발축제만의 특징으로 나타났다.

지역 이름을 축제로 키우다

2026년 제3회를 맞은 사리면발축제는 ‘사리면’이라는 지역 이름을 공연과 농경 체험, 요리경연, 먹거리 판매로 풀어냈다. 이름의 재미에서 시작했지만, 현장 프로그램은 벼를 수확하고 곡물을 빻아 음식을 만들었던 농촌의 생활문화까지 폭넓게 담았다.

괴산군 우수축제로 방문객을 맞은 이번 행사는 주민이 준비한 공연과 음식, 농산물, 체험을 한 공간에서 연결했다. 어린이에게는 낯선 농기구를 직접 다뤄보는 배움의 시간이 됐고, 가족 방문객에게는 면을 만들고 먹으며 지역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

2026년 11월 5일부터는 괴산김장축제가 시작되는 것으로 안내됐다. 고추와 배추 등 농산물이 생산되는 괴산에서는 계절에 따라 농촌의 먹거리와 생활문화를 주제로 한 축제가 이어진다. 사리면발축제 역시 지역의 농산물과 공동체 문화를 알리는 행사로 세 번째 기록을 남겼다.

축제 장소 정보

사리면사무소
충청북도 괴산군 사리면 사리로 242

사리면발축제는 사리면사무소 앞마당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괴산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으며, 인근에는 백마산과 백마저수지가 있는 백마권역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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