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 영화를 다시 보려고 목록을 펼쳤다가 잠깐 멈춘 적이 있습니다. 2019년에 개봉한 <캡틴 마블>이 이야기 속에서는 1990년대에 놓이고, 2021년에 개봉한 <블랙 위도우>는 그보다 훨씬 앞선 사건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마블 영화 순서 시간순은 개봉 연도가 아니라 영화 속 주요 사건이 일어난 때를 기준으로 잡으면 한결 이해하기 쉽습니다.
시간순의 출발점은 어디일까요?
여기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즉 MCU 실사 영화를 중심으로 놓았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MCU 시간순 목록도 <퍼스트 어벤져>에서 시작해 <캡틴 마블>, <아이언맨>으로 이어집니다. 드라마와 다른 세계관의 옛 엑스맨 영화까지 한 줄에 넣으면 기준이 달라지므로, 먼저 영화의 큰 흐름을 잡는 편이 편합니다.
- <퍼스트 어벤져> — 제2차 세계대전기의 스티브 로저스
- <캡틴 마블> — 1990년대의 캐럴 댄버스와 젊은 닉 퓨리
- <아이언맨> → <아이언맨 2> → <인크레더블 헐크> → <토르: 천둥의 신>
- <어벤져스> — 각자 활동하던 영웅들이 처음 한 팀으로 모이는 지점
<퍼스트 어벤져>는 2011년 개봉작이지만 본편 대부분이 1940년대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MCU의 첫 개봉작인 <아이언맨>은 시간순으로 세 번째에 놓입니다. <아이언맨 2>,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의 사건은 서로 가까운 시기에 벌어져 세부 배열은 목록마다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네 영화를 <어벤져스>보다 먼저 본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어벤져스가 모인 뒤에는 어떻게 이어질까요?
뉴욕 전투 이후에는 영웅 개인의 후속 이야기와 새 팀의 등장이 번갈아 나옵니다. 길어 보이지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중간 기준점으로 삼으면 흐름이 보입니다.
- <토르: 다크 월드> → <아이언맨 3>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 <앤트맨>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블랙 위도우> → <블랙 팬서> → <스파이더맨: 홈커밍> →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두 편은 개봉 사이에 몇 년이 있지만 극 중 사건은 비교적 가깝게 이어집니다. <블랙 위도우>는 개봉 시점만 보고 <엔드게임> 뒤에 두기 쉽습니다. 본편의 주요 사건은 <시빌 워> 직후여서, 나탸샤가 왜 쫓기는 처지인지 알고 보면 출발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쿠키 영상은 뒤의 사건을 가리키니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그 부분만 나중에 봐도 됩니다.
인피니티 워 앞뒤는 무엇을 주의하면 될까요?
<토르: 라그나로크> 다음에는 <앤트맨과 와스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순으로 보면 큰 사건의 연결이 선명합니다. <앤트맨과 와스프>의 본편과 <인피니티 워>는 시기가 겹칩니다. 특히 전자의 쿠키 영상은 후자의 사건을 직접 건드리므로, 첫 관람이라면 <인피니티 워>를 본 뒤 쿠키 영상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엔드게임>은 2018년의 충격에서 시작해 시간이 흐른 뒤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과거로 이동하는 장면도 많지만, 방문한 과거 연도마다 영화를 다시 끼워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야기의 중심 시점을 따라 <인피니티 워> 다음에 두면 됩니다. 이 두 편은 인물과 사건이 쌓인 뒤 만나는 영화라, 중간 작품을 건너뛰었다면 <시빌 워>와 <라그나로크> 정도는 먼저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엔드게임 뒤의 영화도 한 줄로 놓을 수 있을까요?
이후에는 단일 팀의 이야기보다 새 영웅과 여러 세계의 이야기가 함께 전개됩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이터널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주요 갈래로 보면 됩니다. 이어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토르: 러브 앤 썬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3>, <더 마블스>가 있습니다. 가까운 시기의 작품끼리는 정확한 앞뒤보다 각 인물의 전편을 먼저 보는 일이 관람에 더 도움이 됩니다.
최근 영화로 범위를 넓히면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썬더볼츠*>도 <엔드게임> 이후의 세계를 잇습니다. 샘 윌슨이나 옐레나의 변화가 낯설다면 영화 사이에 나온 드라마 <팔콘과 윈터 솔져>를 곁들이면 맥락이 더 잘 보입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여러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라 MCU 본편의 특정 연도에 억지로 끼워 넣기 어렵습니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역시 1960년대풍 세계가 배경이지만, 마블 스튜디오가 밝힌 대로 별도의 우주에서 벌어집니다. 화면의 시대감만 보고 <퍼스트 어벤져> 바로 뒤에 놓을 작품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전편을 달릴 생각이라면 디즈니플러스의 ‘MCU 영화 시간순’ 목록을 옆에 두고 한 편씩 확인하면 편합니다. 저는 첫 관람에는 개봉 순서가 인물 소개와 반전을 받아들이기 쉽고, 다시 볼 때는 시간순이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발견하는 재미가 크다고 느낍니다.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인물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긴 목록도 생각보다 가볍게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