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 집 창에 우드블라인드를 달다가 브래킷 위치를 다시 잡았습니다. 창문 손잡이를 생각하지 않고 치수만 맞췄더니, 블라인드를 내릴 때마다 손잡이에 걸렸거든요. 우드블라인드는 나사 몇 개로 고정하는 작업처럼 보여도 주문 전 치수와 설치 위치를 잡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주문 전에 창을 세 군데 재세요
먼저 창틀 안에 넣을지, 창틀 바깥 벽이나 천장에 달지 결정합니다. 창틀 안에 넣으면 단정하지만 창틀 깊이가 부족하거나 손잡이가 튀어나와 있으면 슬랫이 걸릴 수 있습니다. 제품마다 필요한 설치 깊이가 다르니 주문하려는 제품의 치수표를 먼저 확인하세요. 손잡이가 걸릴 것 같다면 바깥 설치가 편합니다.
안쪽 설치는 창틀 너비를 위·가운데·아래에서 각각 재고 가장 좁은 값을 적습니다. 높이도 왼쪽·가운데·오른쪽을 재세요. 창틀이 반듯해 보여도 몇 밀리미터씩 차이 나는 집이 많습니다. 주문 화면에서 제조사가 폭을 자동으로 줄여 제작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임의로 여유분을 빼고 주문했다가 제조사에서도 한 번 더 빼면 양옆 틈이 커집니다.
바깥 설치라면 창 너비보다 좌우로 각각 5~10cm 정도 넓게 잡으면 빛이 새는 틈을 줄이기 좋습니다. 다만 옆 벽, 에어컨 배관, 가구와 부딪히지 않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길이도 끝까지 내려왔을 때 창 아래턱을 덮는지 살펴야 합니다. 가로 120cm, 세로 150cm 창이라면 줄자로 재고 종이에 치수와 손잡이 위치까지 그려두는 데 15~20분쯤 잡는 게 마음 편합니다.
재료비보다 먼저 확인할 건 벽 상태입니다
준비물은 우드블라인드와 동봉 브래킷, 줄자, 연필, 수평계, 드릴, 벽에 맞는 나사와 앵커입니다. 작은 수평계는 빌려도 충분하고, 드릴도 한 번 쓸 거라면 대여가 낫습니다. 다만 드릴 비트와 앵커는 설치 면에 맞아야 합니다. 콘크리트용 부품을 석고보드에 그대로 쓰면 단단히 고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료비는 제품 폭과 소재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예산을 짤 때는 블라인드 값 외에 앵커·나사 3천~1만 원, 드릴을 빌린다면 대여비와 비트 비용도 따로 넣어두세요. 예를 들어 블라인드에 7만 원, 부자재에 5천 원, 도구 대여에 1만 원을 쓰면 한 창에 8만 5천 원입니다. 이건 예산 계산 예시일 뿐이니 주문 전에는 선택한 제품과 대여 조건의 금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석고보드는 벽 안쪽 보강재 위치와 제품 무게를 확인해야 하고, 브래킷 몇 개를 쓸지도 제조사 지침을 따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벽 재질이 헷갈리거나 고정할 곳이 약해 보이면 시공업자에게 맡기세요. 창 위 전선이나 배관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곳에도 구멍을 뚫지 않는 게 맞습니다. 특히 콘센트나 스위치 가까이에서 드릴을 대야 한다면 작업을 멈추고 전문가에게 확인받으세요.
브래킷은 한쪽만 먼저 고정합니다
설치 당일에는 창 주변 물건을 치우고 블라인드를 창에 대봐야 합니다. 브래킷이 들어갈 자리와 블라인드가 내려오는 선을 연필로 표시하고, 수평계로 좌우 높이를 맞춥니다. 저는 여기서 손잡이를 돌려보고 창도 끝까지 열어봅니다. 창을 여는 데 걸리면 구멍을 뚫기 전에 위치를 바꿀 수 있으니까요.
- 브래킷 한쪽 위치를 표시하고 벽에 맞는 방식으로 구멍을 뚫습니다.
- 첫 브래킷을 고정한 뒤 수평을 다시 확인하고 반대쪽을 고정합니다.
- 제품 설명에 맞게 블라인드를 끼운 뒤 당겨서 결합 상태를 확인합니다.
- 끝까지 올리고 내리며 창 손잡이, 창틀, 바닥과 닿는 곳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브래킷을 양쪽 모두 표시해 놓고 한꺼번에 뚫고 싶겠지만, 첫 구멍이 조금만 틀어져도 반대쪽까지 다시 잡아야 합니다. 표시와 수평 확인에 시간을 쓰는 편이 재작업을 줄입니다. 콘크리트 벽에 처음 설치한다면 치수 확인부터 청소까지 2~3시간은 잡으세요. 드릴 사용이 익숙해도 제품 설명서를 읽고 위치를 잡는 시간은 별도로 필요합니다.
달고 나서도 내려보며 확인하세요
블라인드를 달았다고 바로 공구를 치우지는 않습니다. 슬랫을 기울였을 때 한쪽이 벽에 쓸리는지, 끝까지 내렸을 때 줄이 매끄럽게 움직이는지 확인합니다. 뻑뻑하면 힘으로 당기지 말고 브래킷에 제대로 끼워졌는지 설명서 순서대로 다시 살펴보세요.
조작 줄이 있는 제품은 어린아이 손이 닿지 않도록 제조사가 제공한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줄이 늘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습기가 많은 욕실이라면 원목 슬랫은 뒤틀림이 생길 수 있어 소재 선택부터 다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우드블라인드는 달아놓은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오래 편하게 쓰게 만드는 건 치수를 두 번 재고 벽을 한 번 더 살피는 그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