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먹다 죽을 뻔했다는 말, 괜히 나온 게 아니다

1회

고구마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가 목이 꽉 막혀 가슴을 퉁퉁 친 기억, 한 번쯤은 있을 거다. 물 찾느라 허둥대고, 옆 사람은 웃고, 본인은 눈물이 찔끔 난다. 오죽하면 답답한 상황을 두고 "고구마 백 개 먹은 것 같다"는 말까지 생겼을까.


반으로 가른 찐 호박고구마, 촉촉한 주황빛 속살에서 김이 오르는 모습
반으로 가른 찐 호박고구마. 촉촉한 주황빛 속살에 김이 오른다.

근데 "먹다 죽을 뻔했다"는 말이 그냥 농담만은 아니다. 고구마는 생각보다 목에 잘 걸리는 음식이고, 아이나 어르신에게는 실제로 위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맛있는 걸 안 먹을 수는 없으니, 막히지 않게 먹는 요령부터 챙겨 두자.


왜 유독 고구마가 막힐까


군고구마나 찐 밤고구마는 속이 포슬포슬하다. 맛은 좋은데 입안의 침을 금세 빨아들인다. 그 상태로 크게 삼키면 덩어리째 넘어가다 턱 걸린다. 배고플 때, 뜨거울 때 급하게 먹으면 더 그렇다.


막히지 않게 먹는 법은 단순하다


껍질이 벗겨진 군고구마 옆에 차가운 우유 한 잔과 김치 한 접시
군고구마에 차가운 우유 한 잔, 김치 한 접시. 목 막힐 걱정 없는 조합.

  • 한 입은 작게, 천천히 씹는다.
  • 물이나 우유를 옆에 두고 먹는다. 군고구마에 시원한 우유 한 모금, 그리고 김치 한 젓가락. 이 조합이 괜히 국민 간식이 된 게 아니다.
  • 아이나 어르신께 드릴 땐 더 잘게 잘라 드린다.
  • 숨이 막혀 말을 못 할 정도라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연락한다.

광고

퍽퍽한 게 싫다면 호박고구마


왼쪽은 노랗고 포슬포슬한 밤고구마, 오른쪽은 주황빛으로 촉촉한 호박고구마
왼쪽 밤고구마는 노랗고 포슬포슬, 오른쪽 호박고구마는 주황빛에 촉촉하다.

고구마는 크게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로 나뉜다. 밤고구마가 이름처럼 밤같이 포슬포슬하다면, 호박고구마는 속이 진한 주황빛이고 촉촉하다. 잘 익은 걸 반으로 가르면 속살이 크림처럼 늘어지고,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될 만큼 부드럽다. 목 막히는 게 겁나는 사람, 아이 간식을 찾는 집이라면 호박고구마 쪽이 훨씬 편하다.


맛있게 굽는 법


껍질에 꿀이 캐러멜처럼 눌어붙은 군고구마, 갈라진 틈으로 노란 속살과 김이 보인다
껍질에 꿀이 캐러멜처럼 눌어붙은 군고구마.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이면 충분하다. 씻어서 물기를 닦고 통째로 넣어 200도 안팎에서 30~40분,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준다. 크기에 따라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으니 젓가락이 쑥 들어가는지 보면 된다. 다 구워질 무렵이면 껍질 틈으로 꿀이 흘러나와 바닥에 끈적하게 눌어붙는데, 그 부분이 제일 맛있다. 찜기에 쪄도 좋고, 남은 건 식혀 두었다가 차게 먹어도 쫀득하다.


광고

고를 때 볼 것


껍질 색이 고르고 선명한 것, 겉에 깊은 상처나 싹이 없는 것을 고른다. 손으로 눌렀을 때 물렁하거나 끝이 까맣게 변한 건 피하는 게 좋다. 크기는 먹는 사람에 맞추면 된다. 아이 간식이나 한 끼 대용이면 한입 크기가, 여럿이 둘러앉아 구워 먹을 거면 큼직한 쪽이 낫다.


보관은 이렇게


생고구마는 냉장고에 넣지 않는 게 좋다. 차가운 데 두면 오히려 쉽게 상한다. 신문지에 싸서 서늘하고 바람 잘 드는 실온에 두면 된다. 씻지 않고 흙 묻은 채로 두는 쪽이 더 오래 간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게 고구마다. 천천히, 우유 한 잔 곁들여서. 그러면 막힐 일도 없고 훨씬 맛있다.


사진: AI로 만든 이미지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