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손잡이가 헐거워진 원목 서랍장을 다시 칠했습니다. 칠하는 데 걸린 시간보다 서랍을 빼고, 묵은 때를 닦고, 사포질하는 시간이 더 길었어요. 11년째 집에서 이런 작업을 해도 ‘오후에 칠해서 저녁에 쓴다’는 계획은 잡지 않습니다. 처음 원목가구리폼을 한다면 서랍장처럼 옮기기 쉽고 평평한 면이 많은 가구가 좋습니다.
칠하기 전에 진짜 원목인지 확인하세요
서랍을 빼서 안쪽 모서리와 뒷면을 먼저 봅니다. 표면과 옆면에 나뭇결이 이어지고, 작은 흠집 안쪽도 나무라면 원목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얇은 무늬층 아래에 톱밥처럼 뭉친 속재가 보이면 무늬목이나 코팅 합판일 수 있어요. 이런 가구를 원목처럼 깊게 갈면 표면이 뚫립니다. 재질이 애매하면 보이지 않는 뒷면을 손으로 조금만 문질러 확인하세요.
상판이 흔들리거나 서랍 레일이 빠지는 문제도 먼저 봐야 합니다. 페인트는 구조를 고쳐주지 않거든요. 나사만 풀렸다면 조여볼 수 있지만, 나무가 갈라져 하중을 못 받는 선반이나 의자는 가구 수리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오래된 가구의 기존 칠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사포질할 때 가루가 많이 날린다면 무작정 갈아내지 마세요. 특히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드나드는 방에서는 작업 공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준비물과 비용은 이 정도로 잡습니다
작은 서랍장 한 개를 불투명한 색으로 칠한다면 목재용 수성 페인트, 120방과 220방 사포, 작은 붓, 미니 롤러, 마스킹 테이프, 보양 비닐, 먼지 닦을 천이 필요합니다. 움푹 팬 곳이 있으면 목재용 퍼티와 헤라도 추가합니다. 손을 보호할 장갑과 사포 먼지를 막을 마스크도 챙기세요.
- 목재용 수성 페인트 1L: 제품에 따라 약 3만 원 안팎. 예를 들어 그로홈 공식 판매 정보의 1L 제품은 3만 원대입니다.
- 사포·붓·롤러·테이프·보양재: 새로 사면 대략 1만 5천~3만 원.
- 퍼티와 새 손잡이: 상태와 디자인에 따라 별도. 손잡이는 기존 나사 구멍 간격부터 재야 추가 구멍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페인트와 기본 소모품을 새로 사는 작업이라면 대략 5만~7만 원을 예산으로 잡습니다. 가구 크기, 페인트 용량, 배송비에 따라 달라져요. 전동 샌더는 서랍장 한 개 때문에 살 필요가 없습니다. 넓은 상판을 여러 개 작업할 때만 빌릴 만하고, 작은 가구는 손 사포나 사포 블록으로도 충분합니다. 전동 공구를 쓴다면 지나치게 한곳을 갈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 합니다.
닦고 갈고 얇게 칠하는 순서가 편합니다
먼저 서랍과 손잡이를 분리하고 바닥을 보양합니다. 마른 천으로 먼지를 턴 뒤 가구 표면의 손때와 기름기를 닦아내세요. 물걸레를 썼다면 속까지 마를 시간을 줍니다. 끈적한 상태에서 사포질하면 사포가 금방 막히고 페인트도 잘 붙지 않습니다.
기존 도막이 단단하고 들뜨지 않았다면 전부 벗겨낼 필요는 없습니다. 120방으로 거친 흠집과 들뜬 부분을 다듬고, 220방으로 전체 표면을 가볍게 문질러 새 칠이 붙을 자리를 만듭니다. 모서리는 특히 쉽게 닳으니 힘을 빼고 나뭇결 방향으로 움직이세요. 깊은 찍힘은 퍼티를 얇게 채우고 제품에 적힌 시간만큼 말린 다음 다시 평평하게 갑니다. 마지막에는 먼지를 꼼꼼히 닦습니다. 이 한 번을 건너뛰면 칠한 표면이 까슬까슬해집니다.
안쪽처럼 안 보이는 곳에 먼저 칠해 색과 접착 상태를 확인합니다. 롤러에 페인트를 많이 묻히면 모서리에 뭉치므로 덜어내고 얇게 한 번 칠하세요. 롤러가 닿지 않는 모서리는 작은 붓으로 처리합니다. 첫 칠이 비쳐 보여도 두껍게 덮으려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제품에 적힌 재도장 간격을 지켜 두 번째 칠을 올리고, 표면이 거칠면 그 사이에 고운 사포로 아주 살짝 다듬은 뒤 먼지를 닦습니다. 페인트마다 건조 시간이 다르지만, 그로홈의 한 목재용 수성 제품은 완전 건조를 24시간 이후로 안내합니다. 손에 안 묻는 것과 물건을 올려도 되는 상태는 다르니 사용 가능 시간은 고른 제품의 표시를 따르세요.
나뭇결을 살리고 싶다면 마감재부터 달라집니다
원목 색이 마음에 든다면 불투명 페인트보다 투명 바니시나 목재용 오일이 어울립니다. 다만 기존의 진한 칠이 남아 있으면 새 오일이 고르게 스며들지 않아 얼룩이 생길 수 있어요. 이때는 눈에 덜 띄는 곳에서 시험하고, 기존 마감과 새 제품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오일을 바른 천은 제품의 폐기 지침에 따라 펼쳐 말린 뒤 버리세요. 뭉쳐 둔 기름 묻은 천은 열이 쌓일 수 있습니다.
제 서랍장은 청소와 사포질에 2시간, 보양과 두 번 칠하는 데 2시간가량 걸렸습니다. 그 사이의 건조와 마지막 양생은 별도였고, 결국 주말 이틀을 잡는 편이 마음이 편했어요. 원목가구리폼은 색을 고르는 재미도 크지만, 서랍을 다시 끼웠을 때 손에 걸리는 곳 없이 매끈하게 움직이는 순간이 저는 더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