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김치를 함께 담그면 같은 양념을 써도 맛이 달라집니다. 대개 차이는 배추를 얼마나 절였는지, 씻은 뒤 물기를 얼마나 뺐는지에서 나요. 김장은 양념보다 배추 상태를 먼저 보는 게 편합니다. 처음 담그는 분도 따라올 수 있도록 배추 두 포기 분량으로 적을게요.
배추 두 포기 기준으로 재료를 준비해요
배추는 손질 전 무게로 약 5kg인 두 포기를 씁니다. 절임용 물 4L와 굵은소금 400g을 준비하세요. 이 가운데 200g은 물에 녹이고, 200g은 배춧잎 사이에 뿌릴 거예요. 고운소금은 같은 무게라도 배추에 닿는 느낌이 달라 이 계량에는 굵은소금을 쓰는 편이 좋습니다.
- 김칫소: 무 800g, 쪽파 100g, 부추 100g
- 양념: 고춧가루 250g, 멸치액젓 180ml, 새우젓 80g, 다진 마늘 130g, 다진 생강 25g, 설탕 20g
- 풀: 찹쌀가루 30g, 물 300ml
- 선택 재료: 갈아 넣을 배 200g
배가 없으면 빼도 됩니다. 배가 들어가면 처음 맛이 조금 부드러워지지만, 김치가 익는 데 꼭 필요한 재료는 아니에요. 부추가 없으면 쪽파를 50g 늘리면 됩니다. 액젓 종류에 따라 짠맛이 달라서, 처음부터 양을 더 늘리지는 마세요.
두꺼운 줄기까지 절여야 맛이 고르게 들어요
배추 밑동에 칼집을 넣고 손으로 벌려 반으로 가릅니다. 배추가 크면 다시 한 번 갈라 네 쪽으로 만드세요. 칼로 잎 끝까지 자르면 잎이 잘게 끊어져 양념을 넣기 불편합니다. 누렇게 상한 겉잎만 떼고 나머지는 남겨두세요.
물 4L에 굵은소금 200g을 녹여 배추를 적십니다. 남은 소금 200g은 두꺼운 흰 줄기 사이에 나눠 뿌리세요. 얇은 잎 끝에는 일부러 소금을 더 얹지 않아도 됩니다. 큰 통에 배추를 담고 남은 소금물을 부은 뒤, 위아래를 한 번 바꿔가며 6~8시간 절입니다. 실내가 따뜻하면 6시간 무렵부터 확인하세요.
시간보다 줄기 상태가 더 정확합니다. 가장 두꺼운 흰 부분을 접었을 때 뚝 부러지지 않고 유연하게 휘면 됐어요. 제가 처음 김장을 배울 때는 잎이 축 처진 것만 보고 바로 씻었다가 줄기만 싱거운 김치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잎과 줄기의 절이는 속도가 다르니 꼭 줄기를 만져보세요.
절인 배추는 찬물에서 두세 번 씻고, 자른 면이 아래로 가게 세워 1~2시간 물기를 뺍니다. 이때 쥐어짜면 잎이 상해요.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상태로 양념을 바르면 하루 뒤 국물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맛도 옅어집니다.
풀을 식힌 다음 양념을 섞어요
찹쌀가루 30g과 물 300ml를 냄비에서 먼저 풀어주세요. 중약불에 올려 바닥을 저으며 3~5분 끓입니다. 묽은 미음처럼 윤기가 돌면 불을 끄고 완전히 식혀요. 센 불에 오래 두면 바닥은 타고 덩어리가 생깁니다. 뜨거운 풀에 고춧가루와 채소를 넣으면 채소가 숨이 죽으니 식히는 순서를 지켜주세요.
무는 3~4mm 두께로 채 썰고 쪽파와 부추는 4cm 길이로 자릅니다. 식힌 풀에 고춧가루를 먼저 섞어 10분 두면 가루가 수분을 먹어 양념이 고르게 펴집니다. 여기에 액젓, 잘게 다진 새우젓, 마늘, 생강, 설탕, 선택 재료인 배를 넣고 섞으세요. 마지막에 무와 쪽파, 부추를 넣어 가볍게 버무립니다. 채소를 처음부터 오래 치대면 물이 나와 양념이 묽어져요.
간은 양념만 맛보기보다 절인 배추의 흰 줄기 한 조각에 양념을 묻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배추가 꽤 짜다면 액젓을 20~30ml 남겨두고 섞은 뒤 맛을 보세요. 반대로 배추가 싱겁고 양념도 밋밋하다면 남겨둔 액젓을 조금씩 더합니다. 새우젓이 없을 때는 멸치액젓을 20ml 정도 추가해 시작하고, 같은 방식으로 배추와 함께 맛을 보세요.
얇게 바르고 눌러 담은 뒤 천천히 익혀요
배추의 바깥쪽 잎부터 한 장씩 들춰 흰 줄기 쪽에 양념을 얇게 펴 바릅니다. 잎 끝까지 두껍게 채울 필요는 없어요. 양념을 다 썼는데 배추가 남는다면 한꺼번에 진하게 바른 잎의 양념을 조금 덜어 옮기세요. 양념을 더 만들기보다 고르게 나누는 편이 한 통의 맛을 맞추기 쉽습니다.
양념 바른 배추를 겉잎으로 감싸 용기에 차곡차곡 눌러 담습니다. 발효하며 국물이 올라올 자리가 필요하니 용기는 80% 정도만 채우세요. 실내 온도 18~20도라면 12~24시간 두었다가 냉장고로 옮기고, 더 따뜻한 날에는 시간을 줄입니다. 작은 통 하나를 먼저 열어 국물에 가벼운 산미가 도는지 확인하면 감을 잡기 좋아요. 냉장고에서는 며칠에 걸쳐 맛이 더 붙습니다.
김치가 처음부터 너무 짜게 느껴지면 물을 붓지 마세요. 국물 맛까지 흐려집니다. 먹을 분량만 덜어 무채나 배를 곁들이는 편이 낫고, 싱거운 김치는 배추와 국물을 함께 맛본 뒤 액젓을 소량 섞어 조절할 수 있습니다. 김장은 양념을 많이 바르는 손보다 절인 배추를 잘 살피는 손에서 맛이 갈립니다. 두 포기만 담가도 그 차이가 꽤 또렷하게 느껴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