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작은 이미지를 크게 써야 해서 무료 업스케일러를 찾다가 설치 파일보다 광고 버튼을 먼저 누를 뻔했다. 무료 프로그램을 오래 써보니 성능만큼 중요한 게 있다. 진짜 무료로 계속 쓸 수 있는지, 원본 사진을 어디로 보내는지, 다운로드 과정에 쓸데없는 프로그램이 끼어들지 않는지다.
확대 전에 원본부터 확인한다
AI 업스케일링은 원본에 없는 세부 묘사를 추정해 채운다. 800×600픽셀 이미지를 가로세로 4배로 키우면 3200×2400픽셀이 되고, 전체 픽셀 수는 16배가 된다. 숫자는 커지지만 흐려서 읽히지 않던 글자가 정확해지는 건 아니다. 모델이 그럴듯한 획을 만들어 잘못된 글자로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제품 라벨, 영수증, 신분증처럼 글자와 사실관계가 중요한 이미지는 확대 결과를 원본과 나란히 봐야 한다. 반대로 오래된 블로그 삽화나 작은 일러스트처럼 보기 좋게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효과를 체감하기 쉽다. 원본이 심하게 흔들렸거나 초점이 나갔다면 업스케일링보다 원본을 다시 구하는 편이 빠르다.
사진을 여러 장 키울 때는 Upscayl
처음 고르라면 Upscayl 데스크톱판이다. Windows, macOS, Linux용으로 제공되고 무료 오픈소스다. 이미지를 컴퓨터 안에서 처리하며 여러 장을 한꺼번에 작업할 수도 있다. 회원가입이나 사진 업로드 없이 작업하려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사진 한 장을 먼저 넣고 모델과 출력 위치를 고른 뒤, 결과를 100% 크기로 확인하면 된다.
함정은 그래픽카드다. Upscayl 프로젝트 안내에 따르면 Vulkan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가 필요하고, 내장 그래픽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설치는 됐는데 처리 단계에서 멈춘다면 결제 문제로 생각하기 전에 그래픽 환경을 확인해야 한다. 또 같은 이름의 서비스라도 데스크톱판과 클라우드판은 다르다. 무료 데스크톱판을 찾는다면 프로젝트의 공식 배포 목록에서 운영체제에 맞는 설치 파일을 고르는 게 깔끔하다. 맥 앱스토어판에 가격이 표시되더라도 공식 배포 파일까지 유료가 된 뜻은 아니다.
세부 설정을 만질 때는 Real-ESRGAN
명령어 사용이 괜찮다면 Real-ESRGAN이 유연하다. 프로젝트는 Windows, Linux, macOS용 휴대용 실행 파일을 제공하며, 이 방식은 별도로 복잡한 학습 환경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용 모델과 애니메이션 이미지용 모델을 골라 쓸 수 있어 같은 그림이라도 결과의 선 느낌을 비교하기 좋다.
다만 파일을 받아 압축을 풀고 입력 파일, 출력 파일, 모델을 지정해야 한다. 화면에서 버튼 몇 번 누르는 방식에 익숙하다면 첫 사용이 번거롭다. Upscayl도 Real-ESRGAN 계열 기술을 활용하므로 둘을 무조건 다른 화질의 경쟁 제품으로 볼 필요는 없다. 편한 화면이 우선이면 Upscayl, 모델 선택과 반복 작업을 직접 제어하고 싶다면 Real-ESRGAN 쪽이 낫다.
작은 그림 한 장이면 waifu2x도 괜찮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싫고 애니메이션풍 그림 한두 장만 키운다면 waifu2x가 간단하다. 원래 이런 그림의 확대와 잡음 제거에 초점을 둔 오픈소스 프로젝트이고 사진 모드도 있다. 프로젝트의 웹 화면에는 파일 용량과 이미지 크기 제한이 표시된다. 큰 사진을 수십 장 처리할 용도라면 데스크톱 도구가 편하다.
웹에서 쓴다는 건 이미지를 서버로 올린다는 뜻이다. 공개해도 되는 그림에만 쓰고, 가족사진이나 업무 자료는 로컬에서 처리하는 도구를 고른다. waifu2x라는 이름을 붙인 비슷한 사이트도 많으니 검색 결과의 첫 광고를 공식 서비스로 단정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잡음 제거 강도를 높일수록 선이 깔끔해질 수 있지만 얇은 글씨나 질감까지 지워질 수 있다. 먼저 약하게 처리한 결과와 비교하는 게 낫다.
무료 다운로드 버튼보다 배포자를 먼저 본다
무료 프로그램을 받을 때 내 기준은 단순하다. 프로젝트가 안내하는 공식 배포 목록으로 들어가고, 배포자 이름과 운영체제용 파일 형식을 확인한다. 검색 광고나 자료실에서 ‘고속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면 원하지 않는 설치 관리자나 번들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압축 파일 안의 실행 파일도 출처를 확인한 뒤 열어야 한다. 보안 경고가 뜬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실행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화질 비교는 같은 원본으로 해야 한다. 2배와 4배 결과를 나란히 놓고 머리카락, 글자, 얼굴 윤곽처럼 오류가 눈에 띄는 부분을 100% 크기로 본다. 4배 결과가 더 커도 윤곽이 뭉개지거나 없는 무늬가 생기면 2배가 쓸 만하다. 무료 도구로도 블로그 이미지나 삽화를 키우는 일은 충분히 해결된다. 다만 ‘선명해 보인다’와 ‘원래 모습이 정확하다’는 다른 얘기라서, 그 차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을 쓰는 편이 유료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값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