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거래소 출금 알림을 사칭한 문자를 보여준 사람이 있었다. 문자는 계정이 잠긴다며 로그인을 재촉했다. 이런 일을 겪으면 먼저 자산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다. 링크를 눌렀는지, 비밀번호를 입력했는지, 지갑에서 서명했는지, 실제로 코인이 빠져나갔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코인 피싱 신고도 이 순서를 구분해야 피해 범위와 이동 경로를 설명할 수 있다.
1. 링크 접속과 자산 유출을 먼저 구분한다
의심스러운 화면을 열기만 했다면 추가 입력과 지갑 연결을 멈추고, 공식 앱에서 로그인 기록과 출금 내역을 확인한다. 거래소 비밀번호나 인증번호를 입력했다면 계정 침해 가능성을 보고 비밀번호를 바꾸고 로그인된 기기를 점검해야 한다. 출금이 진행 중이라면 거래소 고객센터에 즉시 연락해 계정 보호와 출금 제한 가능 여부를 문의한다. 문자 속 고객센터 번호로 다시 전화해서는 안 된다.
지갑 연결 뒤 서명했다면 거래 내역을 확인한다. 토큰 사용 권한을 주는 승인과 자산 전송은 다른 동작이다. 승인만 한 경우에도 상대 계약이 해당 토큰을 계속 가져갈 수 있다. 메타마스크 안내처럼 의심스러운 승인 권한은 확인 후 철회해야 한다. 복구 구문이나 개인키를 입력했다면 권한 철회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안전한 기기에서 새 지갑을 만들고 남은 자산을 옮긴 뒤, 노출된 지갑 사용을 중단하는 쪽이 맞다.
2. 거래 기록은 숫자로 남긴다
신고 전에 최소한 네 가지를 한 줄로 적어둔다. 피해 시각, 자산 종류와 수량, 보낸 주소와 받은 주소, 트랜잭션 해시다. 거래소에서 출금했다면 출금 신청 시각과 처리 시각, 주문·출금 내역도 함께 보관한다. 원화 입금까지 있었다면 계좌이체 확인증이 필요하다. 대화방을 나가기 전에 상대 계정, 안내 문구, 입금 지시, 화면 캡처를 저장해 둔다.
예를 들어 1,000 USDT가 빠져나간 사건이라면 ‘1,000 USDT 피해’로 끝내지 않는다. 어느 네트워크에서 어떤 주소로 전송됐는지, 그 뒤 몇 차례 이동했는지를 구분한다. 같은 이름의 자산이라도 네트워크가 다르면 추적 경로가 달라진다. 블록 탐색기에서 보이는 해시와 주소는 수사기관과 거래소가 동일한 거래를 찾는 기준이 된다. 다만 주소가 보인다고 소유자의 신원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3. 경찰 신고와 거래소 연락을 함께 진행한다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면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서 피해 내용을 작성하거나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다. 경찰청 안내에 따르면 온라인 작성 후에도 경찰서 방문과 진술이 필요할 수 있으니 신분증, 이체 내역, 대화 내역을 챙기는 편이 좋다. 자산이 계속 이동 중이거나 긴급한 상황이라면 112로 신고한다. 진술에는 추측보다 확인된 시각과 거래 기록을 먼저 쓴다.
거래소 계정에서 출금됐거나 유출 자산이 특정 거래소로 들어간 정황이 있다면 해당 거래소 고객센터에도 해시와 주소를 전달한다. 거래소가 내부 기록과 대조하거나 조치할 여지는 있지만, 요청만으로 동결이나 반환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개인 지갑에서 확정된 블록체인 거래는 거래소가 임의로 취소할 수도 없다. 은행 계좌로 돈을 보냈다면 해당 은행에도 즉시 연락해 지급정지 가능 여부를 문의한다. 코인 전송과 계좌이체에는 적용되는 절차가 다르다.
4. 가짜 사이트와 문자도 별도로 알린다
돈이 빠져나가지 않았더라도 거래소 사칭 문자나 가짜 로그인 화면은 신고할 가치가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스미싱·피싱 상담과 신고를 118에서 받고, 보호나라 채널에서도 의심 문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악성 앱을 설치했다면 추가 인증이나 송금을 멈추고 기기 점검을 받아야 한다. 신고 과정에서 악성 링크를 다시 열어 확인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당시 받은 문자와 캡처를 보관하면 된다.
피해 사실을 공개 게시판에 올릴 때는 지갑 주소와 해시처럼 공개 원장에 기록된 정보도 신중히 다룬다. 복구 구문, 개인키, 인증번호는 수사기관이나 거래소를 사칭하는 상대에게도 전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추적 수수료를 먼저 보내면 코인을 되찾아준다’는 연락은 한 번 더 의심해야 한다. 이더리움과 메타마스크의 피해 대응 안내도 확정된 거래를 되돌릴 수 없으며 복구를 약속하는 접근을 경계하라고 설명한다.
5. 신고 뒤에는 추가 손실을 점검한다
첫 출금만 보고 멈추기 쉽다. 그런데 피싱으로 거래소 계정과 개인 지갑이 함께 노출됐다면 피해는 이어질 수 있다. 다른 거래소에서 같은 비밀번호를 썼는지, 연결된 이메일에 낯선 로그인 기록이 있는지, 지갑에 남은 승인 권한이 있는지 확인한다. 사건 번호와 고객센터 접수 번호도 기록해 두면 새 거래가 발견됐을 때 앞선 신고에 이어 설명하기 수월하다.
내가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손실률이 아니라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잔액이다. 이미 확정된 전송을 되돌릴 수 있다는 기대보다, 남은 자산을 지키고 확인 가능한 거래 기록을 빠짐없이 남기는 일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