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깍두기를 담그면 같은 재료를 나눠 드려도 맛이 조금씩 달라져요. 대개 무를 절인 뒤 나온 물을 얼마나 빼는지, 사이다를 언제 넣는지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이다를 넣으면 단맛을 쉽게 맞출 수 있지만, 많이 붓는다고 무가 더 아삭해지는 건 아니에요. 무 1kg에 사이다 100ml를 기준으로 잡고, 절이기부터 차근차근 해볼게요.
무 1kg에 맞춰 재료를 준비해요
이 분량은 2~3인 가정에서 며칠 먹기 좋아요. 무는 껍질이 단단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것으로 고르세요. 무 자체가 달면 사이다 양을 조금 줄여도 맛이 납니다. 사이다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투명한 단맛의 탄산음료를 뜻해요.
- 무 1kg, 굵은소금 18g(밥숟가락으로 약 1큰술), 사이다 100ml
- 고춧가루 25g(약 3큰술), 액젓 15ml(1큰술), 새우젓 15g(약 1큰술)
- 다진 마늘 20g(약 1큰술), 다진 생강 3g(약 ½작은술), 쪽파 40g
새우젓이 없으면 액젓을 10ml 더 넣고, 액젓이 없으면 새우젓을 10g 더 넣으세요. 둘 다 없다면 소금 5g으로 간을 시작할 수 있지만 감칠맛은 조금 덜합니다. 쪽파 대신 대파의 흰 부분 30g을 얇게 썰어 써도 돼요. 사이다가 없다면 물 90ml에 설탕 10g을 녹여 넣으면 단맛의 방향은 비슷해집니다. 탄산의 톡 쏘는 맛까지 같지는 않지만, 깍두기를 익힌 뒤에는 그 차이가 크지 않아요.
무는 2cm 크기로 썰고 35분만 절여요
무를 씻어 상한 부분만 도려내고 2cm 안팎의 네모난 조각으로 썰어요. 크기가 들쭉날쭉하면 작은 조각은 짜지고 큰 조각은 싱거워집니다. 껍질이 질기지 않다면 벗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무를 500g만 담근다면 소금 9g, 사이다 50ml처럼 나머지 재료도 모두 반으로 줄이면 됩니다.
썬 무에 굵은소금 18g을 골고루 뿌리고 35분 동안 둡니다. 중간에 한 번 아래위로 뒤집어 주세요. 무가 아주 단단하고 조각이 크면 10분 정도 더 두어도 돼요. 절인 무를 하나 먹었을 때 겉에는 간이 느껴지되 속까지 짜지 않으면 알맞습니다.
체에 밭쳐 10분간 물기를 빼고 절임물은 버려요. 여기서 무를 물에 씻으면 맞춰 둔 소금 양이 달라져 양념을 다시 조절해야 합니다. 반대로 절임물을 그대로 안고 가면 사이다를 부었을 때 국물이 많아지고 맛이 흐려져요. 제가 처음 수업용으로 많은 양을 담갔을 때도 이 물기를 대충 빼서, 다음 날 양념이 무에서 미끄러져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고춧가루를 먼저 묻힌 뒤 사이다를 부어요
물기를 뺀 무에 고춧가루 25g을 먼저 넣고 1분 정도 버무려요. 무 표면에 붉은색이 고르게 입혀지면 액젓, 새우젓, 마늘, 생강을 넣습니다. 고춧가루를 먼저 묻히면 양념이 묽어지기 전에 무에 색이 붙어서, 적은 양의 사이다로도 고르게 버무리기 편해요.
사이다 100ml는 한꺼번에 붓지 말고 70ml를 먼저 넣으세요. 쪽파를 3cm 길이로 썰어 넣고 가볍게 섞은 다음, 바닥에 양념이 뻑뻑하게 남으면 나머지 30ml를 더합니다. 무를 세게 주무르면 모서리가 깨지고 물이 빨리 나오니 손바닥으로 들어 올려 섞는 느낌이면 충분해요. 버무린 직후에는 국물이 바닥에 살짝 고이는 정도가 알맞습니다.
이때 간을 보면 조금 짭짤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무에서 물이 더 나오면서 맛이 옅어집니다. 그래도 너무 짜다면 무를 100~200g 더 썰어 넣고, 싱겁다면 액젓 5ml씩 추가해 섞으세요. 단맛이 부족할 때는 사이다를 계속 붓기보다 설탕 3~5g을 더하는 편이 국물 양을 조절하기 쉽습니다. 제로 사이다를 쓸 때도 단맛이 제품마다 달라서 70ml부터 넣고 맛을 보는 게 좋아요.
실온에서 짧게 익히고 냉장고로 옮겨요
깨끗한 김치통에 깍두기를 담고 위에서 3~4cm는 비워 두세요. 익으면서 국물과 가스가 올라올 자리가 필요합니다. 실내가 20℃ 안팎이면 12~24시간 두었다가 냉장고로 옮겨요. 더운 날에는 6~12시간만 두고, 서늘한 날에는 하루 정도 상태를 보며 둡니다. 무를 한 조각 먹었을 때 생무의 매운맛이 누그러지고 국물에서 살짝 새콤한 향이 나면 옮길 때예요.
냉장고에 넣은 뒤 2~3일 지나면 양념이 무 속으로 들어가 맛이 고르게 납니다. 뚜껑이 볼록해지거나 열 때 가스가 느껴지면 잠깐 열어 가스를 빼 주세요. 먹을 만큼만 깨끗한 젓가락으로 덜어내면 국물 맛을 오래 유지하기 좋습니다.
사이다를 넣은 깍두기는 처음부터 달게 만들기보다, 무의 맛을 보고 사이다를 조금씩 더할 때 가장 자연스러워요. 저는 국물이 넉넉한 깍두기보다 무에 양념이 착 붙은 쪽을 좋아해서, 절인 무의 물기를 빼는 10분을 꼭 지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