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미겔 사망 소식에 마지막 경기 기록을 다시 봤다

데 미겔 사망 소식에 마지막 경기 기록을 다시 봤다

얼마 전 테네리페와 안도라의 경기 기록을 다시 펼쳤다가 한참 화면을 내려다봤다. 2대2, 후반 추가 시간, 그리고 중단. 평소라면 막판 동점골과 승점 계산부터 했을 숫자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기록 옆에 헤수스 데 미겔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경기 중 충돌로 병원에 옮겨진 그는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향년 30세였다.

2대0에서 2대2로, 그리고 멈춘 경기

11월 2일 열린 스페인 2부리그 12라운드에서 테네리페는 안도라를 상대로 전반 3분 크리스티안 고미스의 골, 39분 엔리크 가예고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다. 안도라는 후반 83분 페널티킥으로 추격했고, 88분 스테판 골루보비치가 동점을 만들었다. 라리가 경기 기록에 남은 점수는 2대2다. 두 골을 앞서던 홈팀이 종료 직전에 따라잡힌 만큼, 원래라면 경기 후 이야기는 막판 수비와 승점 2점의 손실로 이어졌을 것이다.

데 미겔은 후반 59분 가예고와 교체돼 들어왔다. 출전 시간이 30분을 넘긴 무렵, 추가 시간에 길게 넘어온 공을 향해 달렸다. 안도라 골키퍼 헤수스 오우노도 골문을 멀리 벗어나 공을 처리하려고 나왔다. 두 선수가 충돌했고 데 미겔이 쓰러졌다. 주심은 오우노에게 곧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의료진이 들어온 뒤 경기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기록표의 2대2를 평범하게 끝난 무승부처럼 읽기 어려운 이유다.

30세 공격수가 걸어온 숫자들

테네리페 구단의 선수 소개를 보면 데 미겔의 경력은 한 번에 높은 무대로 올라선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다. 레가네스 유소년팀에서 출발해 여러 하부리그 팀을 거쳤고, 우니오니스타스 데 살라망카에서는 2021~22시즌 12골을 넣었다. 카스테욘에서 보낸 세 시즌에는 총 25골을 기록하며 팀의 2부리그 승격 과정도 함께했다. 구단 소개에 따르면 그 25골 가운데 3골은 승격 후 2부리그에서 넣은 골이다.

2025년 테네리페에 합류한 뒤에도 골로 존재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3부리그에서 11골을 기록했고, 특히 2025년 9월 메리다전에서는 두 골을 넣어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홈 관중은 1만4201명이었다. 승격을 바라보던 팀의 시즌 초반, 홈 팬들 앞에서 터뜨린 멀티골이었다는 점이 마음에 남는다. 이번 시즌 2부리그에서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도 교체 카드로 투입돼 공을 향해 뛰었다.

이런 기록을 사망 소식 뒤에 읽으면 숫자의 느낌이 달라진다. 12골과 25골은 그가 여러 팀을 옮겨 다니며 출전 시간을 얻고, 다시 다음 기회를 만들어 온 흔적이다. 메리다전의 두 골 역시 단순한 득점 합계 이상으로 보인다. 관중이 가득한 홈구장에서 팀과 함께 올라가려 했던 한 시즌의 장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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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경위와 아직 단정할 수 없는 것

테네리페 구단은 현지 시간 11월 3일 오전 8시 데 미겔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충돌 뒤 심정지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스페인 경찰은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현재 알려진 사실만으로 충돌의 의도나 법적 책임, 정확한 의학적 사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경기 중 나온 퇴장 판정과 사망 원인에 관한 판단도 서로 다른 문제다.

끔찍한 장면을 반복해서 소비하는 일도 조심스럽다. 어떤 위치에서 두 선수가 달려왔는지, 왜 경기가 중단됐는지는 기록과 보도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상을 추측해 상대 선수를 공격하는 것은 남은 선수들과 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구단 역시 사망 발표에서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코어보다 오래 남을 이름

사고 다음 날 유럽의 경기장들에서는 데 미겔을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비야레알은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경기 전 관례적인 주제가 연주를 생략했다. 테네리페의 한 공격수에게 일어난 일이 축구계 전체의 슬픔으로 번진 셈이다. 구단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선수단과 가족에게 필요한 도움도 이야기했다.

나는 경기를 볼 때 득점 시간과 교체 기록을 자주 되짚는다. 이번에는 59분 교체 투입과 2대2라는 숫자 앞에서 오래 멈췄다. 데 미겔이 남긴 기록에는 하부리그를 거쳐 올라온 시간과 홈 팬들 앞에서 터뜨린 골도 함께 있다. 마지막 경기의 충돌만으로 그의 축구를 기억하고 싶지는 않다. 그가 경기장에 남긴 장면들을 오래 기억했으면 한다.

데 미겔 사망 소식에 마지막 경기 기록을 다시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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