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양현종 전력 약화 발언 논란을 기록으로 다시 봤다

기아 양현종 전력 약화 발언 논란을 기록으로 다시 봤다

지난봄 KIA의 최하위 전망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양현종의 반응이었다. 주축 선수가 떠난 건 사실인데, 팀을 오래 지킨 투수에게 그 평가가 어떻게 들렸을까. ‘기아 양현종 전력 약화 발언 논란’이라는 말도 그 무렵의 인터뷰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발언의 주체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말은 누가 했나

2026년 개막 전 스포츠조선은 10개 구단 관계자와 선수 등 50명에게 최하위 후보를 물었다. KIA는 14표를 받았다. 당시 일부 응답자가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해졌다고 평가한 이유로 최형우와 박찬호의 이탈, 국내 선발진에 대한 우려를 들었다. 전력 약화는 양현종이 동료를 평가하며 꺼낸 말이 아니라 설문에 참여한 야구인들의 전망이었다.

3월 26일 미디어데이 뒤 양현종은 그 전망을 크게 의식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전년도에는 KIA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봤지만 실제 시즌 결과는 달랐다는 점을 짚었고, 시즌을 치러봐야 알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반응을 전력 약화에 대한 불만으로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가 특정 선수의 이탈을 탓하거나 구단의 전력이 약해졌다고 단정했다는 식으로 옮기면 발언의 의미가 달라진다.

우려에는 숫자로 설명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고 개막 전 평가가 근거 없는 자극이었던 건 아니다. KIA는 2024년 87승 55패 2무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지만, 2025년에는 65승 75패 4무로 8위까지 내려갔다. KBO 기록에서 팀 타율은 0.301에서 0.258로 떨어졌고, 팀 평균자책점도 4.40에서 4.66으로 높아졌다. 전년도 성적만 놓고 보면 낙관하기 어려운 겨울이었다.

여기에 중심 타자 최형우와 유격수 박찬호가 FA로 떠났다. 최형우의 타석을 누가 채울지, 박찬호가 맡던 수비와 출루를 어떻게 나눌지 계산해야 했다. 선발 로테이션 역시 양현종 한 명의 경험만으로 144경기를 버틸 수는 없다. 당시 전력 약화 전망은 이런 빈자리를 보고 내린 예측이었다. 다만 빈자리가 곧 최종 순위는 아니다. 남은 선수의 건강, 새 선수의 적응, 불펜 운영까지 시즌 내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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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성적표는 전망과 달랐다

시즌이 끝난 뒤 KBO 기록을 다시 보면 KIA는 79승 63패 2무, 정규시즌 3위다. 전년보다 승수가 14개 늘었고 팀 타율은 0.271, 평균자책점은 4.27로 개선됐다. 개막 전의 최하위 후보 표가 실제 최하위 성적을 뜻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2024년의 87승과 팀 타율 0.301까지 되찾은 것도 아니다. 2025년의 큰 하락에서 반등한 시즌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양현종 개인 기록도 흥미롭다. 2025년에는 30경기 153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5.06이었다. 2026년에는 26경기 12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12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승수와 실점 억제는 나아졌지만 투구 이닝은 28과 3분의 1이닝 줄었다. 한 시즌을 평가할 때 12승이라는 숫자만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팀의 지원과 투수 운용이 반영되는 승수, 투수 자신의 투구 내용과 연결되는 지표를 함께 봐야 흐름이 보인다.

발언보다 오래 남는 건 그라운드의 답

양현종의 인터뷰가 인상적인 이유는 강한 말을 해서가 아니다. 예상은 틀릴 수 있으니 경기로 보여주겠다는 태도에 가까웠고, 실제 2026년 KIA는 8위에서 3위로 올라왔다. 그렇다고 시즌 결과 하나로 당시의 우려가 모두 터무니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주축의 이탈은 실제였고, 개막 전에는 그 공백이 얼마나 메워질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이 장면이 야구를 보는 재미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겨울의 평가는 가능한 미래를 그리는 일이고, 144경기의 기록은 그 예상이 어디에서 맞고 어긋났는지 알려준다. 양현종의 말을 둘러싼 소란도 발언의 주체와 시점, 그리고 시즌 성적을 차례로 놓고 보면 훨씬 선명해진다.

기아 양현종 전력 약화 발언 논란을 기록으로 다시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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