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거실 커튼을 새집에 달았는데, 예전 집에서는 딱 맞던 밑단이 바닥에서 12cm나 떠 있더군요. 커튼 길이 늘리기는 무조건 천을 덧대는 작업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걸이 위치와 밑단 안쪽을 먼저 보면 바느질 없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어요.
줄자부터 들고 부족한 길이를 재세요
커튼을 실제로 사용할 레일이나 봉에 걸고 하루 정도 둔 뒤 길이를 잽니다. 세탁 직후의 주름이나 접힌 자국이 펴지면 밑단 위치가 조금 달라지거든요. 바닥까지 늘어뜨릴 생각이라면 청소하기 편하게 바닥에서 1~2cm 띄운 지점을 목표로 잡습니다. 창문 양쪽과 가운데를 각각 재고, 바닥 높이가 다르면 가장 짧아 보이는 곳도 확인하세요.
준비물은 줄자, 분필이나 수성 표시펜, 시침핀, 가위입니다. 밑단을 뜯을 때는 실뜯개가 있으면 편하고, 천을 덧댈 때는 원단과 실, 다리미 또는 재봉틀이 더 필요합니다. 표시펜은 반드시 커튼 안쪽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먼저 써 보세요. 물에 지워진다고 적힌 제품도 원단에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부족한 길이가 1~3cm인지, 5cm 안팎인지, 10cm 이상인지 적어 두면 방법을 고르기 쉽습니다. 커튼 두 장을 쓰는 집이라면 두 장 모두 재세요. 한 장만 기준으로 자르면 나란히 걸었을 때 차이가 더 잘 보입니다.
조금 짧다면 걸이와 밑단을 먼저 확인하세요
걸이 위치 바꾸기
핀을 꽂는 커튼이라면 핀을 한 칸 아래쪽에 꽂아 커튼 몸판이 더 내려오게 할 수 있습니다. 레일과 커튼 윗부분의 구조에 따라 얻는 길이가 다르니 한쪽 끝 핀 두 개만 옮겨 시험해 보세요. 옮긴 뒤에는 커튼 윗부분이 레일에 걸리거나 핀이 빠지지 않는지도 확인합니다. 봉에 끼우는 아일렛 커튼은 이 방법을 쓸 수 없습니다.
기존 핀 위치만 바꾸는 데는 보통 10~20분, 추가 재료비는 0원입니다. 레일이나 봉 자체를 낮추려면 벽에 새 구멍을 내야 할 수 있어요. 벽 재질과 배선 위치를 모른다면 길이 몇 센티미터 때문에 바로 드릴을 대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접힌 밑단 풀기
커튼 아래쪽을 뒤집어 보면 밑단이 넓게 접혀 박힌 제품이 있습니다. 접힌 폭이 7cm라고 해서 7cm를 전부 얻는 건 아닙니다. 새 밑단을 접을 여유가 필요하므로 실제로 늘릴 수 있는 길이는 보통 그보다 작습니다. 저는 실을 5cm 정도만 먼저 뜯고 펼쳐서, 색이 바랜 선이나 바늘구멍이 앞면에서 보이는지 확인합니다. 오래 햇빛을 받은 커튼은 이 자국 때문에 밑단을 풀어도 보기 싫을 수 있어요.
괜찮다면 실뜯개로 박음질을 천천히 풀고, 원하는 길이에 맞춰 다시 접어 다린 다음 박습니다. 원단을 자르지 않아도 되는 작업이지만 두 장 기준 1~2시간은 잡으세요. 실뜯개와 실이 집에 있다면 추가 비용 없이 할 수 있고, 새로 사면 몇천 원 정도를 예상하면 됩니다. 암막 커튼처럼 두껍고 겹이 많은 제품은 가정용 재봉틀이 원단을 밀어내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무리해서 박기보다 수선집에 맡기는 편이 깔끔합니다.
10cm 이상 부족하면 천을 덧대는 편이 낫습니다
크게 짧은 커튼은 밑단에 다른 천을 덧대면 디자인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원래 원단과 똑같은 색을 억지로 맞추기보다, 두 장 모두에 같은 폭의 무지 원단을 대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먼저 커튼 한 장의 실제 폭을 재고, 원단 폭이 그 길이를 덮는지 확인하세요. 원단을 주문할 때 말하는 ‘한 마’는 보통 길이 기준이므로, 원단 폭까지 봐야 필요한 양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완성된 길이를 15cm 늘리고 싶다면 덧댈 천을 15cm로 딱 잘라서는 안 됩니다. 연결할 위쪽 시접과 아래쪽 새 밑단 분량이 들어갑니다. 위쪽에 2cm, 아래쪽에 4cm를 잡는다면 최소 21cm가 필요하고, 재단 오차를 감안해 1~2cm 더 여유를 둡니다. 두 장을 작업할 때는 덧댈 천의 세로 길이를 똑같이 자르는 것보다, 각각 걸어 보고 바닥에서 같은 높이에 오도록 표시하는 게 정확합니다.
작업 순서는 기존 밑단을 고르게 편 뒤 덧댈 천의 양옆을 먼저 접어 박고, 커튼 밑단에 천을 앞면끼리 맞대어 연결한 다음 아래쪽을 접어 박는 식입니다. 재봉틀이 없다면 손바느질도 가능하지만 폭이 넓은 커튼 두 장은 시간이 꽤 듭니다. 처음 해보는 분이라면 재단과 다림질까지 포함해 반나절 정도 비워 두는 게 마음 편해요.
재료비는 원단 종류와 커튼 폭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예산을 잡을 때는 덧댈 원단 두 장 분량에 실값을 더해 대략 1만~4만 원부터 생각하고, 폭이 넓거나 두꺼운 원단이면 더 들 수 있다고 보세요. 재봉틀이 없다면 사기 전에 주변에서 빌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 번 쓸 기계값까지 넣으면 수선집에 맡기는 비용과 꼭 비교해야 합니다.
접착 테이프를 쓸 때 걸리는 지점
열접착 수선 테이프는 바느질이 부담스러울 때 떠오르지만, 원래 커튼 밑단을 접어 붙이는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짧은 커튼에 새 천을 붙일 때는 커튼 무게와 세탁을 견딜 만큼 접착되는지가 관건이에요. 가벼운 속커튼이라면 작은 조각을 안쪽에 시험해 볼 수 있지만, 무거운 암막 커튼의 긴 연결선 전체를 테이프에만 맡기기는 어렵습니다. 테이프는 제품과 길이에 따라 몇천 원대부터이며, 시험과 다림질까지 30분~1시간 정도 잡으면 됩니다.
다리미 온도도 먼저 확인하세요. 폴리에스터나 코팅 원단은 높은 열에 번들거리거나 변형될 수 있습니다. 커튼 안쪽 작은 부분에 얇은 천을 덮고 낮은 온도부터 시험한 뒤, 접착제가 완전히 식었을 때 손으로 살짝 당겨 봅니다. 붙지 않는다고 같은 자리를 계속 뜨겁게 누르면 원단만 상할 수 있어요.
제 집 커튼은 밑단을 풀어도 3cm밖에 얻지 못해 결국 아래에 천을 덧댔습니다. 재단보다 오래 걸린 건 두 장을 다시 걸어 높이를 맞추는 일이었어요. 처음부터 여유 시간을 잡아 두면, 바닥에 닿는 한쪽 끝을 뜯고 다시 박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