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 작은방 창에 블라인드를 달았다가 책상을 옮긴 적이 있습니다. 창은 깔끔해졌는데, 밤마다 틈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침대 머리맡에 딱 걸리더라고요. 커튼 블라인드 차이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살면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저는 먼저 그 방에서 빛을 얼마나 막아야 하는지, 창 앞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부터 봅니다.
빛을 막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커튼은 창보다 넓게 달아 양옆을 덮을 수 있습니다. 암막 원단에 레일 폭까지 여유를 주면 침실처럼 어두워야 하는 곳에 유리합니다. 다만 천장과 바닥 사이, 커튼 두 장이 만나는 가운데로 빛이 샐 수 있어요. 원단에 ‘암막’이라고 적혀 있어도 설치 위치가 좁으면 기대한 만큼 어둡지 않습니다.
블라인드는 창을 단정하게 가리고 높이를 조절하기 편합니다. 롤스크린은 필요한 만큼 내리고, 베네시안 블라인드는 날개 각도를 바꿔 빛과 시선을 조절할 수 있죠. 대신 창틀 안에 설치하면 제품과 창틀 사이에 틈이 남기 쉽습니다. 낮에 눈부심만 줄일 거라면 괜찮지만, 숙면이 목표라면 그 틈이 신경 쓰일 수 있습니다.
단열도 제품 이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두꺼운 커튼은 창 앞에 공기층을 만들지만 바닥에 짧게 뜨거나 옆이 벌어지면 효과가 줄어듭니다. 벌집형 블라인드도 공기층이 있는 구조라 선택지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창 자체의 외풍을 고쳐 주지는 못합니다. 창을 닫아도 바람이 느껴진다면 가림재를 사기 전에 창틀 상태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방의 쓰임과 청소 습관으로 좁히세요
거실처럼 큰 창은 커튼이 자연스럽습니다. 벽면 전체를 부드럽게 덮고, 속커튼과 두꺼운 커튼을 겹쳐 낮과 밤의 밝기를 바꾸기도 쉽습니다. 대신 커튼을 한쪽으로 모았을 때 차지하는 자리와 소파·가구에 걸리는지를 봐야 합니다. 창 옆에 수납장이 바짝 붙어 있으면 열고 닫을 때마다 걸립니다.
주방 옆 작은 창이나 책상 위 창은 블라인드가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내려도 바닥 공간을 쓰지 않고, 필요한 높이까지만 가릴 수 있으니까요. 다만 기름때가 닿는 자리라면 소재와 청소 방법을 먼저 보세요. 천 소재 롤스크린은 얼룩을 부분 세척하기 까다로운 제품도 있습니다. 먼지가 걱정된다면 날개가 많은 블라인드는 한 장씩 닦아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고를 때는 세 가지만 적어 봅니다. 아침 햇빛 때문에 깨는 방인지, 낮에 밖의 시선만 가리면 되는지, 세탁이나 먼지 닦는 일을 누가 얼마나 자주 할 수 있는지요. 첫 번째라면 암막 커튼 쪽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에서 간편한 높이 조절이 더 중요하다면 롤스크린 쪽으로 기웁니다.
재료비는 원단값이나 제품값만 보면 틀립니다
가로 120~140cm 안팎의 창 하나를 예로 들면, 기성 커튼 한 쌍에 봉과 브래킷을 더해야 합니다. 이케아 판매 제품을 기준으로 커튼 한 쌍은 종류에 따라 3만~8만 원대, 브래킷이 포함된 커튼봉 세트는 2만 원 안팎부터 보입니다. 속커튼이나 이중 봉, 길이 수선까지 넣으면 금액이 더 올라갑니다. 매장과 시기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니 구매 전에는 필요한 구성품을 한 번에 적어 계산하세요.
기성 블라인드는 같은 판매처에서 폭과 소재에 따라 2만~7만 원대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 폭에 맞는 규격이 없으면 맞춤 제작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때는 원단 종류뿐 아니라 가로·세로 치수, 설치 방식, 배송비를 함께 비교해야 해요. ‘블라인드가 무조건 싸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기존 커튼 레일이 멀쩡하다면 커튼 원단만 바꾸는 쪽이 오히려 적게 들 수 있습니다.
직접 달 때의 시간도 잡아 두세요. 기존 레일이나 브래킷을 그대로 쓰면 커튼 교체는 대개 20~40분이면 됩니다. 새로 구멍을 내는 작업은 치수 재기와 표시, 청소까지 포함해 창 하나에 1~2시간을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블라인드도 규격이 맞고 설치 면이 단단하면 비슷하지만, 창틀이 기울었거나 벽 속 재질이 예상과 다르면 더 걸립니다.
주문 전 치수와 벽 상태를 꼭 확인하세요
커튼은 가릴 창의 너비만 재지 말고 레일을 어디까지 뻗을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원단을 펴서 딱 맞추면 닫았을 때 주름이 거의 없고 가장자리도 쉽게 벌어집니다. 보통 레일 폭보다 넉넉한 원단 폭이 필요하지만, 원하는 주름 양과 커튼 방식에 따라 달라져요. 길이는 레일을 달 위치에서 바닥까지 재고, 바닥에 닿게 할지 조금 띄울지 결정합니다.
블라인드를 창틀 안에 달려면 위·가운데·아래 폭을 각각 재세요. 창틀이 조금만 틀어져도 한쪽이 걸릴 수 있습니다. 실측한 숫자를 그대로 주문하기 전에 판매자의 안쪽 설치 치수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창틀 밖에 달면 양옆을 더 넓게 덮을 수 있지만, 손잡이나 환기 장치에 닿지 않는지도 봐야 합니다. 주문 제작품은 치수를 잘못 넣으면 다시 쓰기 어려워서 여기서 가장 오래 걸립니다.
새로 타공한다면 줄자, 연필, 수평계, 드릴, 벽 재질에 맞는 앙카와 나사, 보안경을 준비합니다. 드릴은 창 하나 달려고 새로 사기보다 빌리는 편이 합리적일 때가 많습니다. 석고보드에 무거운 암막 커튼을 달거나 천장 속 구조를 모르겠다면 브래킷을 아무 데나 고정하지 마세요. 배선이 지나갈 가능성이 있는 자리, 단단한 고정점을 찾기 어려운 자리도 설치 기사에게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줄이 길게 늘어지는 블라인드보다 줄이 없는 방식도 함께 보세요.
저라면 침실에는 빛샘을 줄일 수 있는 커튼을 먼저 보고, 낮에 자주 높이를 바꾸는 작은 창에는 블라인드를 고르겠습니다. 결국 오래 만족하는 쪽은 사진에서 예쁜 제품보다, 그 창을 매일 어떻게 쓰는지에 맞는 제품이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