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러브캐처’ 출연자 김지연의 근황을 보다가 한참 화면을 내려다봤다. 연애 예능에서 알게 된 사람의 이름이 이제는 정철원 선수와의 양육권 소송 기사에 등장한다. 방송을 즐겨 본 입장에서는 낯설고, 어린아이가 관련된 일이라 더 조심스럽다. 공개된 말만으로 누가 어떤 부모인지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
결혼식 한 달 뒤 들려온 소식
김지연은 2018년 Mnet 연애 예능 ‘러브캐처’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정철원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 투수다. 두 사람은 2024년 아들을 얻었고, 2025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이듬해 1월, 이혼과 아이의 양육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됐다. 결혼식에서 불화 소식까지 불과 한 달 남짓이었다는 시간 차가 처음엔 가장 크게 다가왔다.
1월 말 김지연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을 통해 정철원이 양육권을 갖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생활비와 육아 참여를 둘러싼 불만도 밝혔다. 이어 정철원 측 법률대리인은 이혼 소송이 진행 중임을 인정하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며 양육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여기까지는 양측이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집 안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그 발표만으로 알 수 없다.
‘러브캐처’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 쉽게 관심이 갈 수 있다. 화면 속에서 감정과 선택을 지켜보던 출연자가 현실의 갈등을 겪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방송에서 본 모습과 지금의 가족 문제를 이어 붙여 해석하는 건 조심해야겠다. 예능은 편집된 장면이고, 양육 문제는 아이의 생활 전체가 걸린 일이다.
서로 다른 주장 사이에서 멈춰 읽게 된다
2월에는 김지연 측 법률대리인이 가정폭력 피해를 주장하고 외도가 의심되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권을 지키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내용은 무겁다. 그래서 더욱 ‘주장했다’는 말을 빼고 사실처럼 옮길 수 없다. 외도 의심 정황 역시 확인된 외도와는 다르다.
정철원 측은 11월 6일 발표한 입장에서 해당 의혹의 사실관계와 해석을 다투고 있다고 밝혔다. 재산분할의 대상과 범위에도 견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의 입장문이 나왔다고 상대의 주장이 자동으로 거짓이 되는 것도, 의혹이 제기됐다고 곧바로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공개된 보도를 따라 읽을 때 내가 가장 자주 멈추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솔직히 생활비나 육아 부담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 감정이 먼저 움직인다. 어느 쪽 말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댓글에서 사실관계까지 단정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당사자들이 공개한 자료의 일부만 본 독자가 집 안의 시간을 전부 아는 듯 말할 수는 없다.
11월 발표에서 달라진 양육 입장
이번 소식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양육에 관한 정철원 측의 입장이다. 1월에는 양육권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11월 6일 법률대리인은 김지연을 주 양육자로 정하고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일 아이를 돌보는 역할에 관한 입장이 바뀐 셈이다. 다만 이는 정철원 측이 발표한 내용이다. 이 말만으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거나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받아들이면 앞서 나간 해석이다.
현재 보도에서 이어지는 쟁점은 재산분할 등이다. 그렇다고 양육에 관한 문제가 독자 입장에서 완전히 끝난 일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아이의 생활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려면 공개 입장보다 실제로 지켜지는 양육과 지원이 중요할 테니까. 누가 말로 이겼는지를 따지는 기사 제목보다 그 부분이 오래 남는다.
김지연이 아이와 함께한 일상을 올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반가운 근황으로 볼 수는 있지만, 사진 속 표정 하나로 소송의 진행 상황이나 마음 상태를 짐작하고 싶지는 않다. 한 장의 사진은 그날의 한순간일 뿐이다.
관전 포인트라는 말도 조심스러운 이유
평소라면 드라마의 갈등을 두고 ‘다음 장면이 궁금하다’고 말하겠지만, 이번에는 그 표현이 잘 나오지 않는다. 실제 아이에게는 부모의 법적 다툼이 다음 회차를 기다리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안을 따라볼 때는 발표 날짜, 발언 주체, 확인된 절차를 구분해 읽는 편이 낫겠다. 특히 ‘주 양육자로 정하겠다’는 입장과 ‘법원이 양육자를 확정했다’는 소식은 같은 문장이 아니다.
또 하나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다. 김지연 측은 앞서 정철원의 구단과 동료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철원 측도 미성년 자녀의 사생활과 정서적 안정을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입장은 부딪히지만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말만큼은 양쪽에서 나온다. 그 말이 공개적인 공방 속에서도 실제로 지켜졌으면 좋겠다.
나는 두 사람의 다툼을 승패처럼 소비하기보다, 새로 나온 말이 누구의 주장인지 한 번 더 확인하며 지켜보려 한다. ‘러브캐처’에서 알던 이름 때문에 기사를 열었지만, 지금 가장 마음에 남는 사람은 화면에 출연한 적 없는 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