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권이 잭클린이었다니 뒤늦게 알고 놀랐다

유병권이 잭클린이었다니 뒤늦게 알고 놀랐다

얼마 전 ‘잭클린’을 연기하는 사람이 유병권이라는 말을 듣고 잠깐 멈칫했다. ‘홍제동 김수미’로 기억하던 그 유병권이 맞나 싶었다. 이름은 낯익은데 최근 영상을 떠올리면 얼굴과 목소리가 바로 연결되지 않는 사람. 저처럼 궁금했던 분이라면 두 캐릭터를 이어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홍제동 김수미로 처음 얼굴을 알렸다

유병권이 알려진 계기는 김수미 성대모사였다.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찍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2010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출연으로 이어졌다. 당시 붙은 별명이 ‘홍제동 김수미’다. 이름보다 별명을 먼저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래서일 듯하다.

성대모사는 목소리만 비슷하다고 오래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말끝을 끊는 방식이나 표정,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까지 닮아야 ‘아, 그 사람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병권의 옛 영상을 보면 사람들이 왜 김수미를 떠올렸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한 사람의 말투를 유심히 관찰해 자기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 그의 출발점이었다.

김수미와의 인연은 방송 뒤에도 이어졌다

두 사람이 방송에서 만난 뒤의 이야기는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서 더 자세히 전해졌다. 유병권은 첫 녹화 후 김수미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고, 그 인연이 약 15년간 이어졌다고 말했다. 행사와 방송을 함께하며 출연료를 협상할 때도 김수미가 직접 나서 도와줬다고 한다.

특히 마음에 남은 건 마지막 통화 이야기였다. 유병권에 따르면 김수미가 세상을 떠나기 2~3주 전,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니 두 달쯤 뒤에 만나자는 대화를 나눴다. 다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통화가 마지막이 된 셈이다. 그는 훗날 잘될 거라던 김수미의 응원을 떠올리며, 새 캐릭터가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혼자 많이 울었다고 했다.

이 대목을 듣고 나니 ‘김수미 성대모사로 유명해진 사람’이라는 짧은 소개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방송에서 시작된 만남이 일을 배우고 버티는 시간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활동을 볼 때도 그 관계를 빼놓기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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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클린은 어떤 캐릭터일까

요즘 유병권을 처음 접했다면 ‘하우스 오브 피스’의 잭클린이 더 익숙할 수 있다. 잭클린은 LA 출신 할머니라는 설정을 가진 인물이다. 남편 다섯 명과 자녀 다섯 명이 있다는 이야기도 캐릭터의 세계관에 속한다. 실제 유병권의 가족관계와 섞어 받아들이면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다.

잭클린은 분장만으로 완성되는 캐릭터가 아니다. 말투와 몸짓, 지나온 삶이 있는 듯한 반응이 합쳐지면서 화면 속 인물처럼 보인다. 유병권은 캐릭터를 만드는 데 실제 외할머니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꾸미기를 좋아하고 자유분방했던 외할머니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예전에는 김수미라는 한 사람을 관찰했다면, 이번에는 가까이에서 본 가족의 모습도 연기에 녹아든 셈이다.

그래서 예전 방송과 최근 영상을 이어서 보면 재미있다. ‘홍제동 김수미’가 누군가를 닮게 표현하는 데서 출발했다면, 잭클린은 자기 이야기를 가진 인물로 넓어진 느낌이다. 같은 사람이 연기한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목소리 사이에 남아 있는 유병권 특유의 리듬도 들린다.

성형 비용 이야기에서 헷갈리기 쉬운 숫자

최근 유병권의 이름과 함께 ‘성형에 1억 원’이라는 숫자도 자주 보인다. 그런데 MBC가 소개한 그의 설명을 그대로 보면, 지금까지 지출한 비용은 약 5천만 원이다. 1억 원은 과거 지출에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하면 그 정도 가치일 것 같다는 본인식 계산이다. 실제로 1억 원을 썼다고 단정하면 원래 이야기와 달라진다.

그는 눈 수술을 두 차례 받고 코 수술도 했다고 털어놨다. 외모 변화가 눈에 띄는 만큼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수술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방송에서 공개한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게 맞겠다. 숫자 하나만 떼어 보면 놀라운 이야기로 끝나기 쉽다. 저는 오히려 오래전 얼굴로 기억하던 사람과 지금의 캐릭터가 왜 바로 연결되지 않았는지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유병권을 다시 찾아보게 된 건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어?’ 하는 작은 궁금증 때문이었다. 옛 성대모사와 잭클린을 차례로 떠올리니 갑자기 다른 사람이 등장한 게 아니었다. 오랫동안 사람의 말투와 표정을 관찰해 온 사람이 자기 캐릭터를 하나 더 만든 것처럼 보인다. 다음에 잭클린을 보게 되면 분장보다 그 안에 쌓인 시간이 먼저 눈에 들어올 것 같다.

유병권이 잭클린이었다니 뒤늦게 알고 놀랐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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