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항생제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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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항생제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며칠 전 약국에서 항생제를 받아 가시던 분이 유산균도 꺼내 보이며 물으셨어요. “이거 같이 먹어도 되나요?” 두 가지를 같은 날 먹을 수는 있지만, 같은 시간에 삼키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어떤 유산균을 얼마나 먹는지, 평소 앓는 질환은 없는지도 함께 봐야 하고요.

항생제와 유산균은 시간을 띄워 드세요

항생제는 감염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약이지만 장내 미생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먹는 동안 설사를 걱정하며 유산균을 찾는 분이 많아요.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를 보면 일부 균주는 항생제 관련 설사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유산균에 같은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균주와 복용하는 사람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달라집니다.

항생제와 세균성 유산균은 보통 2시간 정도 간격을 둡니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오전 8시에 먹는다면 유산균은 오전 10시 이후로 잡는 식이에요. 항생제가 하루 여러 번 처방됐다면 약 복용 시간을 먼저 지키고, 유산균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을 약사와 맞춰 보세요. 간격을 맞추려고 항생제 시간을 임의로 바꾸거나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이 간격은 항생제가 유산균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실무적인 기준입니다. 모든 항생제와 모든 균주에 똑같이 적용되는 치료 공식은 아니에요. 효모인 사카로미세스 불라르디처럼 세균성 유산균과 성질이 다른 제품도 있습니다. 제품 이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우니, 처방약과 유산균 포장을 함께 보여주시면 확인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하루 몇 억 마리를 먹어야 할까요?

유산균 포장의 ‘100억’이라는 숫자는 보통 CFU, 즉 살아 있는 미생물의 수를 뜻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 일일 섭취량 기준은 1억~100억 CFU입니다. 그런데 이 범위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권장량이나 안전 상한선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개별적으로 인정받은 원료에는 별도 기준이 있을 수 있고, 연구에서 효과를 확인한 양도 균주와 목적마다 다릅니다.

가령 하루 1포에 100억 CFU가 들어 있는 제품을 먹으면서 비슷한 제품을 하나 더 먹으면 하루 섭취량은 200억 CFU가 됩니다. 많이 먹을수록 효과가 커진다는 근거는 부족해요. 미국 국립보건원도 균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새 제품을 더하기 전에 집에 있는 유산균, 발효유, 복합 영양제의 성분표부터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표시를 볼 때는 ‘제조 시 투입균수’와 유통기한까지 보장하는 균수를 구별하세요. 하루 몇 캡슐 또는 몇 포를 먹었을 때의 수치인지도 중요합니다. 1캡슐에 10억 CFU라고 적혀 있고 하루 섭취량이 2캡슐이라면, 표시된 방법대로 먹었을 때 하루 20억 CFU인 셈이지요. 보관 방법도 제품마다 달라 냉장 보관 표시가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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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영양제와 함께 먹을 때는 무엇을 볼까요?

비타민이나 오메가3와 유산균을 함께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피해야 하는 조합은 아닙니다. 약국에서는 오히려 복합 제품 속에 유산균이 이미 들어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같은 성분을 두세 제품에서 겹쳐 먹고도 각각 다른 영양제라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제품마다 함께 들어 있는 성분도 달라, ‘유산균’이라는 이름만으로 전체 조합의 안전성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나 식이섬유가 함께 든 제품도 많습니다. 이런 성분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될 수 있지만, 양을 갑자기 늘리면 가스가 차거나 배가 불편할 수 있어요. 처음 먹고 더부룩하다면 유산균 자체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제품의 다른 성분과 하루 섭취량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심해지면 섭취를 중단하고 상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복과 식후 중 어느 때가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균주와 제품 형태에 따라 안내가 다를 수 있어서요. 포장에 적힌 섭취 방법을 우선 따르고, 뜨거운 음료에 섞어 먹는 방법은 피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챙겨 먹기 쉬운지도 생각해 보세요. 복용 시간을 복잡하게 만들면 처방약을 제때 먹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상담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성인에게 유산균은 대체로 큰 문제 없이 쓰이지만, 누구에게나 가볍게 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면역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중증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드물게 심각한 감염이 보고됐다고 설명합니다.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항암 치료를 받는 분, 중환자실 치료 중인 분은 복용 전에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미숙아에게도 임의로 먹여서는 안 됩니다.

설사가 있다고 유산균만 먹으며 기다려서는 안 되는 때도 있어요. 항생제 복용 중 심한 설사가 생기거나, 피가 섞인 변·고열·심한 복통·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가 우선입니다. 유산균은 처방받은 항생제나 필요한 치료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어린이에게 먹일 때도 성인용 제품을 임의로 나누기보다 연령별 표시와 섭취 방법을 확인해야 하고요.

저는 유산균을 고를 때 광고의 ‘몇 백억 마리’보다 지금 먹는 약, 제품의 균주와 하루 섭취량을 먼저 묻습니다. 항생제를 복용 중이라면 시간을 조정하고, 질환이나 면역억제제 복용 여부가 있다면 상담부터 하는 것. 약국에서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는 순서도 바로 그겁니다.

유산균, 항생제와 같이 먹어도 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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