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해외 렌터카를 예약한 수강생이 국제운전면허증만 챙기면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현지에서 차를 받을 때 필요한 서류와 실제 도로에서 운전할 자격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면허증 한 장을 더 발급받았다는 이유로 어느 나라에서나 운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출국 전에는 방문 지역의 인정 여부, 국내 면허 상태, 가져갈 서류를 이 순서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먼저 목적지에서 인정되는지 확인하세요
한국에서 발급한 국제운전면허증은 제네바협약에 따른 서류입니다. 경찰청이 안내하는 사용 가능 국가와 지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규정이 같다고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미국과 캐나다처럼 주마다 인정 범위가 다를 수 있는 곳은 방문할 주의 기준을 대사관에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여행 국가만 보고 예약을 끝내지 말고, 실제 운전할 지역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제운전면허증과 영문운전면허증도 다릅니다. 영문운전면허증은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에 영문 정보를 표시한 것이고, 이를 인정하는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정하지 않는 곳에서는 영문 표기만으로 국제운전면허증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영문운전면허증의 운전 허용 기간도 국가마다 다릅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많은 나라가 약 3개월의 단기간만 허용한다고 안내하므로, 장기 체류라면 현지 면허 취득 또는 교환 기준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운전할 차종도 보세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허가 범위 안내에 따르면 1종 보통과 2종 보통은 국제운전면허증의 B 범위에 해당합니다. 2종 소형은 A 범위입니다.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와 연습면허 소지자는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승용차 면허가 있으니 현지의 모든 오토바이나 대형차를 몰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발급은 사진과 여권 영문 이름부터 맞추세요
한국도로교통공단 안내 기준으로 전국 운전면허시험장과 경찰서, 인천공항·김해공항 국제운전면허 발급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 갈 때는 해당 경찰서의 발급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챙기세요. 협약 중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접수하지만, 그곳에서는 여권을 신청할 때 국제운전면허증을 함께 신청하는 경우에 한합니다. 국제운전면허증만 따로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
본인이 방문한다면 여권 또는 사본, 운전면허증, 최근 6개월 이내 촬영한 여권용 컬러사진 1매가 필요합니다. 사진 크기는 3.5×4.5cm입니다. 대한민국 여권을 가진 내국인은 행정정보공동이용에 동의하면 여권 사본 제출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면허증을 잃어버렸다면 다른 신분증으로 발급받을 수 있지만, 해외에서 운전할 때는 한국 운전면허증을 지참해야 하니 재발급도 챙겨야 합니다. 발급 수수료는 9,000원입니다.
대리 신청도 가능합니다. 이때는 신청자 여권 또는 사본, 신청자의 운전면허증 원본과 사진 1매에 더해 대리인 신분증 원본과 위임장이 필요합니다. 신청자가 해외에 체류 중이라면 출입국사실증명서도 추가로 제출합니다. 여권의 영문 이름과 국제운전면허증에 적힐 이름은 글자 하나까지 확인하세요. 두 서류의 영문 이름이 다르면 현지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의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신청과 유효기간은 따로 계산하세요
안전운전 통합민원에서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원활한 처리를 위해 온라인 발급 건수를 하루 450건으로 제한한다고 안내합니다. 출국 직전에 접수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여행 일정이 정해졌다면 사진과 면허 상태를 확인한 뒤 여유 있게 신청하는 편이 낫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8조에 따른 국제운전면허증 유효기간은 발급일부터 1년입니다. 예를 들어 12월 출국을 위해 몇 달 앞서 발급받았다면, 사용 가능한 기간은 출국일이 아니라 발급일을 기준으로 줄어듭니다. 또 면허증에 유효기간이 남아 있어도 방문국의 법령이나 협약에 따라 입국 후 1년이 지나면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장기 체류자는 종이에 찍힌 만료일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국내 운전면허의 효력도 계속 살아 있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98조는 국내 면허가 취소되거나 효력을 잃으면 국제운전면허증도 효력을 잃고, 국내 면허가 정지되면 그 기간에 국제운전면허증의 효력도 정지된다고 정합니다. 정지 기간에 신청하는 경우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정지 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1년간 유효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한다고 안내합니다. 발급받았다는 사실과 지금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혼동하지 마세요.
현지 운전 전에는 서류 세 장을 함께 확인하세요
차를 빌리러 갈 때는 국제운전면허증, 한국 운전면허증, 여권을 함께 챙기세요. 한국도로교통공단은 미국 등 대부분 외국에서 한국 면허증과 여권 없이 국제운전면허증만 들고 운전하면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렌터카 업체가 차량을 내줬더라도 현지 법에 따른 운전 자격까지 보증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운전면허증의 영문 이름뿐 아니라 서명도 여권과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서명이 다르면 확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약한 차량 종류가 면허의 허가 범위에 들어가는지, 현지에서 요구하는 추가 서류가 있는지도 출발 전에 확인하세요. 해외의 무면허 운전 처벌이나 과태료는 나라와 지역마다 달라 하나의 금액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확인할 곳은 방문 지역의 교통 당국과 대사관입니다.
발급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8조의2에 따르면 납부하지 않은 도로교통법상 범칙금이나 과태료가 있으면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정 납부기간 중인 경우는 예외입니다. 출국 전 면허 상태와 미납 내역을 확인하고, 목적지 규정에 맞는 서류를 갖추는 것까지가 해외 운전 준비입니다. 운전교육을 하며 보면 사고를 피하는 첫 단계는 핸들을 잡기 전에 자신이 그 차를 합법적으로 몰 수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