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에 아이를 보내면서 강의 시간표는 챙겨도, 실제로 누가 학원을 운영하고 강사들을 관리하는지는 잘 묻지 않게 됩니다. 최근 경기 평택의 한 입시학원에서 나온 성폭행 혐의 보도를 보며 그 질문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은 학생이 아니라 학원에서 일하던 성인 여성 강사입니다. 이 점부터 구분해야 사건을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평택 입시학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연합뉴스와 SBS 보도에 따르면 평택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를 강간·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A씨는 2022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같은 학원의 여성 강사 B씨를 상대로 범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올해 4월 B씨 가족의 고발장을 접수했고, 9월에는 A씨의 집과 학원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디지털 자료를 분석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A씨에게는 2016년과 2018년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2018년에는 징역 2년과 함께 2023년까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명령도 받았습니다. 해당 학원은 A씨의 아내가 대표로 등록돼 있습니다. 다만 이번 강간·강제추행 혐의는 아직 수사 중입니다. 과거에 확정된 처벌과 현재 조사 중인 혐의를 섞어 확정 사실처럼 말해서는 안 됩니다.
아내 명의 학원이라면 취업 제한을 피할 수 있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취업 제한 명령을 받은 사람이 제한 기간에 학원 등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그곳에 취업하거나, 사실상 일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계약서에 이름이 있는지만 보는 규정은 아닙니다. 학원 대표가 배우자여도 당사자가 실제로 학원 업무를 했다면 제한 위반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A씨가 제한 기간에 어떤 업무를 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입니다. 그 기간에 일한 사실이 확인되는지,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는 교육당국의 조사 결과를 봐야 합니다. 반대로 취업 제한 기간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이후 학원 안에서 제기된 성폭력 혐의까지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두 문제는 판단 기준과 절차가 다릅니다.
학부모와 강사에게 달라지는 질문
이번 보도만으로 전국 학원의 채용 규칙이 새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학원을 고를 때 확인할 질문은 좀 더 분명해집니다. 등록된 운영자가 누구인지, 실제 상담과 강사 관리는 누가 하는지, 강사를 채용할 때 필요한 성범죄 경력 조회를 이행하는지 학원에 물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범죄경력 자료를 보여 달라는 요구와는 다릅니다. 학원이 법에 따른 확인 절차를 지키는지 묻는 것입니다.
아이에게는 불편한 접촉이나 사적인 만남 요구가 있을 때 수업을 계속 들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강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 안의 성폭력 문제를 학원 내부에만 알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운영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관련돼 있다면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학생 대상 범행으로 확대해 해석할 근거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학원 구성원 모두의 안전을 살필 이유는 충분합니다.
의심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는
취업 제한을 받았던 사람이 제한 기간에 학원에서 실제로 일했다는 정황이 있다면 관할 교육지원청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학원 안에서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긴급한 위험에는 112로 신고하고, 상담이 필요할 때는 24시간 운영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성평등가족부 안내에 따르면 해바라기센터는 피해자에게 상담과 의료·법률·수사 지원을 연결합니다.
주변 사람이 피해 이야기를 들었다면 사실을 캐묻거나 학원 안팎에 퍼뜨리기보다, 당사자가 원하는 도움을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학부모로서는 소문을 공유하기 전에 확인된 사실과 수사 중인 내용을 나눠 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학원이 안전한지 묻는 일은 불신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등록된 이름과 실제 일하는 사람이 일치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말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평범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