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욕실을 봐드렸는데, 검게 변한 실리콘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샤워 뒤 물이 고이는 선반이었어요. 곰팡이를 닦아도 그 자리가 계속 젖어 있으면 금방 다시 생깁니다. 락스 희석 곰팡이 청소를 할 때도 저는 약품부터 꺼내지 않고, 어디에 물기가 남는지부터 봅니다.
먼저 닦을 수 있는 표면인지 봅니다
타일과 유리처럼 단단하고 물이 스며들지 않는 면에 생긴 작은 곰팡이는 집에서 청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이런 표면은 세제와 물로 곰팡이를 문질러 제거한 뒤 완전히 말리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락스는 모든 곰팡이 자리에 꼭 필요한 첫 단계가 아니에요. 검은 자국을 희게 만드는 것과 곰팡이 자체를 닦아내는 것은 다릅니다.
반면 벽지, 석고보드, 카펫처럼 물을 흡수하는 재료는 겉만 닦아도 안쪽에 습기가 남을 수 있습니다. 실리콘 역시 검은 점이 깊이 배어 있고 닦아도 그대로라면 표면 청소만 반복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때는 누수나 결로를 먼저 확인하고, 손상된 자재의 교체를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곰팡이가 약 90㎝×90㎝보다 넓게 퍼졌거나 벽 안쪽까지 젖었다면 작업 범위를 혼자 판단하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락스를 쓸 때는 제품 표시부터 읽습니다
희석 비율을 숫자 하나로 외워두면 편할 것 같지만, 시판 제품마다 농도와 권장 사용법이 다릅니다. 병에 적힌 희석 비율, 사용할 수 있는 표면, 접촉 시간, 헹굼 방법을 먼저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표시가 ‘물 100에 원액 1’이라면 물 1L에 원액 10mL를 넣는 식입니다. 이 수치는 계산 예시일 뿐, 모든 락스에 적용하는 비율은 아닙니다. 곰팡이 청소 용도가 제품 표시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임의로 진하게 섞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희석할 때는 환기가 되는 곳에서 찬물이나 실온의 물을 먼저 용기에 담고, 표시된 양의 락스를 넣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그때 만들어 쓰고 남은 희석액은 보관하지 않습니다. 계량에는 음식에 쓰는 컵 대신 전용 용기를 두면 혼동이 줄어요. 무엇보다 락스를 식초, 구연산, 암모니아가 든 세정제나 다른 욕실 세제와 섞으면 안 됩니다. 앞서 다른 세제를 썼다면 그 표면을 물로 충분히 씻어낸 뒤 작업하세요.
작은 욕실일수록 환기와 건조가 중요합니다
청소 전에는 창문과 문을 열어 공기가 통하게 하고, 방수 장갑과 눈 보호구를 착용합니다. 좁은 욕실에서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거나 눈과 목이 따갑다면 작업을 멈추고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합니다. 천식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직접 곰팡이를 제거하는 작업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단한 면의 먼지와 곰팡이를 먼저 닦아내고, 락스를 쓰기로 했다면 제품 표시대로 희석액을 사용합니다. 손에 들고 넓게 분사하기보다 천이나 스펀지에 묻혀 필요한 부분만 닦으면 주변 물건에 튀는 일을 줄일 수 있어요. 표시된 시간만큼 둔 다음 안내에 따라 헹구고, 마른 천과 환기로 물기를 없앱니다. 색이 남았다고 락스를 더 붓거나 오래 방치하면 줄눈과 금속 부품만 상할 수 있습니다.
다시 생기는 자리를 바꾸는 데 돈을 씁니다
제가 집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곳은 샤워기 아래 바닥, 벽에 딱 붙은 수납장 뒤, 젖은 수건이 겹쳐 걸린 자리입니다. 청소 직후에는 깨끗해 보여도 물이 빠지지 않거나 공기가 돌지 않으면 같은 자리에 다시 점이 올라와요. 샤워 후 바닥과 벽의 물기를 밀어내고, 수건을 펼쳐 말리고, 선반 물건 사이에 틈을 두는 것만으로도 관리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예산을 쓴다면 향이 강한 새 세정제를 늘리기보다 새는 배관을 고치거나, 물이 고이는 선반을 바꾸거나, 환풍 상태를 점검하는 데 먼저 쓰겠습니다. 보기 좋은 욕실도 좋지만, 매일 쓰고 나서 쉽게 마르는 욕실이 훨씬 오래 깨끗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