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작은 원룸에 갔는데, 창문마다 두꺼운 문풍지가 붙어 있는데도 발목이 시렸습니다. 창틀을 살펴보니 바람이 들어오는 곳은 손잡이 옆 한 군데였고, 다른 쪽 문풍지는 창이 닫히는 것만 방해하고 있더군요. 문풍지는 많이 붙이는 것보다 틈을 정확히 찾는 게 먼저입니다.
붙이기 전에 바람이 드는 자리를 찾습니다
창문이나 문을 닫은 상태에서 손등을 천천히 움직여 보세요. 창문 네 면을 한꺼번에 훑기보다 손잡이 쪽, 창짝이 겹치는 가운데, 아래 레일 순서로 살피면 위치를 찾기 쉽습니다. 얇은 휴지를 틈 가까이에 대면 바람의 방향도 보입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휴지가 흔들리는 자리만 표시해 두어도 충분합니다.
다만 창가가 춥다고 모두 틈바람은 아닙니다. 유리 면 가까이에서만 차갑고 휴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차가워진 유리 주변 공기가 내려오는 느낌일 수 있습니다. 이때 문풍지를 겹겹이 붙여도 체감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커튼 길이를 조절하거나 창 앞에 오래 앉는 자리를 옮기는 편이 생활에는 더 맞을 때가 있죠.
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닫힌 문 아래로 바람이 들어오는지, 문틀 옆으로 들어오는지에 따라 필요한 모양이 달라집니다. 문 아래 틈을 막겠다고 옆면용 두꺼운 제품을 붙이면 문이 바닥에 끌릴 수 있습니다. 먼저 종이 한 장을 틈에 끼워 문을 닫아 보세요. 쉽게 빠지는 곳과 꽉 물리는 곳이 다르면, 전체 폭에 같은 두께를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창과 문이 움직이는 방식에 맞춰 고릅니다
미닫이창은 창짝이 지나가는 길을 막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창짝이 서로 겹치는 세로 면에는 얇은 솔 형태가 어울리는 경우가 많고, 닫힐 때 맞닿는 면에는 눌렸다가 돌아오는 스펀지나 고무 형태를 쓸 수 있습니다. 여닫이문은 문틀과 문짝이 닿는 면을 보고 고르면 됩니다.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닫히는 힘을 지나치게 키우지 않는 두께가 적당합니다.
- 틈이 좁고 길게 이어지면 얇은 솔이나 얇은 압축형을 먼저 봅니다.
- 틈이 비교적 넓고 닫힐 때 눌리는 자리라면 복원력이 있는 스펀지나 고무형이 맞을 수 있습니다.
- 문 아래에서 바람이 오면 바닥과의 간격, 문이 열리는 방향을 확인한 뒤 하단용 제품을 고릅니다.
두꺼우면 더 따뜻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창이 끝까지 닫히지 않아 새 틈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작업할 때는 한 구간에 10~15cm만 먼저 붙여 창을 여러 번 여닫습니다. 손잡이가 평소처럼 잠기는지, 레일에서 걸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지 확인한 다음 나머지를 붙입니다. 이 작은 시험이 제품 한 봉지를 다시 떼는 수고를 줄여 줍니다.
잘 붙이는 일은 표면을 닦는 데서 시작됩니다
문풍지가 며칠 만에 들뜨는 집을 보면 접착면에 먼지나 오래된 끈끈이가 남은 경우가 많습니다. 붙일 자리를 닦고 완전히 말린 뒤 작업하세요. 특히 주방과 가까운 문틀은 손으로 만져 보면 얇은 기름막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바로 붙이면 처음에는 멀쩡해 보여도 여닫는 힘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창틀에는 꼭 비워 둬야 하는 자리도 있습니다. 미닫이창 아래쪽의 물 빠지는 구멍과 레일은 막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빗물이나 결로로 생긴 물이 빠질 길을 문풍지가 덮으면, 바람은 줄어도 물 고임 때문에 청소가 더 번거로워질 수 있거든요. 창이 맞물리는 면과 물이 흐르는 길을 구분해 붙여야 합니다.
길이를 잴 때는 눈대중으로 길게 잘라 억지로 밀어 넣지 마세요. 모서리에서 재료가 뭉치면 그 부분부터 들뜹니다. 한 면씩 길이를 재고, 붙이면서 너무 잡아당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펀지형은 늘어난 상태로 붙으면 시간이 지나 원래 길이로 돌아가며 끝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붙인 뒤에는 문을 닫아 접착면을 눌러 주고, 바로 여러 번 세게 여닫기보다 접착 상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한 철 쓰고 끝나지 않게 관리합니다
문풍지는 붙인 날보다 한 달 뒤 상태가 더 중요합니다. 창을 열 때마다 한쪽 끝이 말리는지, 먼지가 솔에 끼어 창이 뻑뻑해지는지 살펴보세요. 닫을 때 힘을 더 줘야 한다면 두께가 맞지 않거나 위치가 어긋났을 수 있습니다. 억지로 사용하면 문풍지뿐 아니라 손잡이와 창의 맞물림도 불편해집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면 집 안 모든 창을 한꺼번에 손대기보다, 오래 머무는 자리의 바람이 드는 틈부터 막는 편이 낫습니다. 침대 머리맡이나 책상 옆 창 한 곳을 제대로 손보고 며칠 지내 보면 다음에 어디에 돈을 쓸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환기할 때 여닫는 창에는 교체와 청소가 쉬운 재료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고요.
저는 문풍지를 겨울용 장식처럼 보지 않습니다. 잘 맞는 문풍지는 눈에 거의 띄지 않고, 창과 문도 평소처럼 움직입니다. 생활 동선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찬바람이 들어오는 자리만 조용히 줄여 주는 것, 그 정도가 오래 유지되는 집에는 가장 좋은 방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