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청소 견적을 보다 보면 같은 집인데도 금액이 꽤 다릅니다. 상담할 때 먼저 확인하는 건 가격보다 작업 범위예요. 창틀 안쪽, 붙박이장 선반, 배수구까지 닦는지에 따라 필요한 도구와 시간이 달라지거든요. 셀프로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셀프 이사청소 준비물은 세제부터 고르지 말고, 청소할 곳을 먼저 적어야 빠지는 게 없습니다.
먼저 집을 한 바퀴 돌며 작업 범위를 적으세요
짐이 들어오기 전 빈집이라면 천장 모서리부터 바닥까지 접근하기 좋습니다. 반대로 짐이 일부 들어왔다면 큰 가구 뒤와 붙박이장 안쪽을 닦을 수 있는지부터 봐야 해요. 준비물이 같아도 작업 범위가 다르면 끝나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방마다 천장 모서리와 조명 주변, 벽면의 눈에 띄는 얼룩, 창틀, 수납장 안팎, 문틀, 바닥을 확인하세요. 주방은 후드 겉면과 필터, 싱크대 하부장, 배수구를 따로 적고요. 욕실은 거울, 수전, 타일 틈, 배수구, 변기 뒤쪽을 나눠 적으면 됩니다. 눈에 보이는 면만 닦고 끝냈다가 이삿짐을 넣은 뒤 다시 꺼내 청소하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예를 들어 수납장이 많은 집에서는 걸레가 금방 젖고 더러워집니다. 걸레 두 장으로 집 전체를 닦겠다는 계획은 중간에 세탁하고 말리는 시간까지 계산해야 해요. 이럴 때는 세제 한 병을 더 사는 것보다 깨끗한 천을 넉넉히 챙기는 편이 낫습니다.
기본 준비물은 먼지 제거와 물청소로 나눕니다
먼지를 먼저 걷어내지 않으면 물걸레질을 할 때 먼지가 뭉쳐 모서리에 남습니다. 기본 도구는 용도별로 준비하세요. 아래 수량은 방 두세 개를 청소할 때 출발점으로 잡을 만한 예시입니다. 수납장과 창틀이 많으면 천과 솔을 더 챙겨야 합니다.
- 먼지 제거: 청소기와 틈새 노즐, 긴 손잡이 먼지떨이, 작은 솔이나 낡은 칫솔
- 닦기: 극세사 천 10장 안팎, 주방용과 욕실용 스펀지 각 1~2개, 밀대와 교체용 패드
- 물과 오염물 처리: 물통 2개, 쓰레기봉투 여러 장, 키친타월이나 흡수용 천
- 몸 보호: 고무장갑 2켤레, 미끄럼이 적은 실내화, 먼지 작업에 쓸 마스크
- 확인용: 휴대전화 카메라, 메모장, 밝은 손전등
물통을 두 개 두면 깨끗한 물과 헹군 물이 섞이지 않아 편합니다. 천도 주방, 욕실, 나머지 공간으로 구분해 두세요. 색이 다른 천을 쓰거나 봉투에 이름을 적어두면 청소 중에 헷갈리지 않습니다. 손전등은 창틀 구석이나 싱크대 하부처럼 조명이 닿지 않는 곳을 확인할 때 쓸 만합니다.
세제는 적게 사고 표면에 맞춰 쓰세요
기본은 제품 표시사항에 맞는 중성 세제 하나와 물입니다. 기름때가 심한 후드, 물때가 낀 수전처럼 오염이 뚜렷할 때만 해당 표면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세제를 추가하세요. 세제를 종류별로 사놓아도 어느 표면에 써야 할지 몰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 세제나 얼룩 제거 도구를 쓸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먼저 시험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도장된 문, 원목 느낌의 바닥재, 코팅된 수전은 강하게 문지르면 오염보다 표면 손상이 더 눈에 띌 수 있어요. 바닥은 물을 흥건하게 뿌리기보다 천이나 밀대를 적셔 닦고, 마른 천으로 남은 물기를 걷어내세요. 스크래퍼도 바닥재나 유리 표면에 무턱대고 대면 흠집을 낼 수 있으니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제끼리는 섞지 마세요. 특히 락스 계열 제품을 다른 세제와 혼합하면 위험한 증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세제 혼합을 피하고, 사용할 때 환기와 제품 표시사항을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욕실처럼 좁은 곳은 창문과 문을 열어 공기가 통하게 하고, 장갑도 제품 표시사항에 맞춰 착용하세요.
청소 순서와 사진까지 준비물에 넣어야 합니다
작업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안쪽에서 출입문 쪽으로 진행하면 다시 밟거나 먼지를 떨어뜨리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천장 모서리와 수납장 위를 먼저 털고, 수납장 내부와 창틀을 닦은 뒤 주방·욕실을 거쳐 바닥을 마지막에 닦는 식입니다. 창틀의 모래는 물부터 붓기보다 청소기나 솔로 걷어내야 진흙처럼 번지지 않습니다.
청소 전에 찍는 사진도 중요합니다. 창틀의 굳은 오염, 벽지 자국, 실리콘 변색, 타일 깨짐은 가까이서 한 장, 위치가 보이게 한 장씩 남겨두세요. 청소로 지워지지 않는 하자와 닦으면 없어지는 오염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입주 전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집이라면 청소를 시작하기 전에 임대인이나 관리 주체에게 알릴 부분도 따로 적어두고요.
여기까지 적었는데 높은 외창 작업, 심한 곰팡이, 분해가 필요한 설비 청소가 남는다면 작업 범위를 다시 판단할 때입니다. 업체 견적을 받더라도 ‘전체 청소’라는 말만 믿지 말고 외창, 후드 필터, 배수구, 수납장 내부가 각각 포함되는지 문장으로 확인하세요. 현장 추가금이 붙는 지점도 바로 이런 항목입니다. 셀프로 할 수 있는 곳과 맡길 곳을 구분해 두면 준비물에 쓰는 돈과 작업 시간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