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 여행 지도를 펼쳐 보면 화개장터와 최참판댁이 가까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별개의 구역이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장소를 많이 찍기보다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순서를 먼저 잡는 편이 덜 헷갈린다. 하동읍에서 출발한다면 하동읍 송림공원 → 악양면 평사리 → 화개면 화개장터 → 쌍계사 순으로 보면 된다. 구례 쪽에서 들어온다면 이 순서를 거꾸로 돌면 자연스럽다.
하동 여행 지도는 세 구역으로 나눠 읽기
지도의 첫 기준점은 섬진강이다. 하동읍은 여행의 출발점, 악양면 평사리는 들판과 소설 『토지』의 배경을 보는 곳, 화개면은 장터에서 계곡과 사찰 쪽으로 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위치가 잡힌다. 하동읍과 화개장터 사이를 잇는 강변 길 중간에 평사리가 놓인다. 반면 쌍계사는 화개장터에서 강을 따라 더 가는 곳이 아니라, 화개천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야 나온다.
하동군 관광 안내에 실린 주소를 지도 앱에 각각 저장해 두면 목적지가 비슷한 이름으로 뜰 때도 구별하기 쉽다. 최참판댁은 ‘악양면 평사리길 66-7’, 쌍계사는 ‘화개면 쌍계사길 59’다. 특히 ‘평사리’만 검색하면 마을이나 공원 쪽이 표시될 수 있으니, 한옥을 보러 간다면 최참판댁을 목적지로 지정하는 게 정확하다.
하동읍에서 출발하면 평사리를 먼저 들르기
하동읍에 도착했다면 송림공원에서 강을 먼저 보는 동선이 편하다. 소나무 숲과 섬진강을 짧게 걷고, 이후 악양면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읍내에서 식사나 필요한 물건을 챙길 계획이라면 여기서 해결하는 것도 좋다. 뒤에 갈 평사리와 쌍계사는 읍내처럼 여러 용무를 한곳에서 보기 쉬운 구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악양면에서는 평사리공원과 최참판댁을 구분해서 움직이면 덜 헤맨다. 평사리공원은 강변에 있고, 최참판댁은 평사리 들판을 지나 안쪽 언덕에 자리한다. 공원에 차를 세우고 한옥까지 바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동선이 어긋난다. 강변 풍경이 목적이면 공원, 소설의 공간과 들판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목적이면 최참판댁을 각각 목적지로 찍자.
최참판댁에서는 한옥만 빠르게 보고 나오는 것보다 들판 쪽 시야를 함께 보는 편이 좋다. 하동군 안내에도 사랑채에서 평사리 들판이 보인다고 소개돼 있다. 이곳 관람에 1시간 안팎을 잡고, 사진을 찍거나 주변을 천천히 걸을 생각이라면 시간을 더 두면 된다. 근처 동정호까지 보고 싶다면 같은 악양 구역에서 묶고 화개로 넘어가는 편이 동선을 되돌리지 않는다.
화개장터에 차를 두고 쌍계사 방향 잡기
화개장터에 닿으면 길의 방향이 바뀐다. 장터 주변에서 화개천 상류, 즉 쌍계사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으면 된다. 장터 구경과 식사는 한데 묶고, 쌍계사와 십리벚꽃길은 다음 구간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하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의 코스는 약 6.2㎞다. ‘십리’라는 이름만 보고 장터와 절을 가볍게 왕복할 거리로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차로 이동한다면 장터와 쌍계사를 각각 목적지로 설정하자. 걸을 계획이라면 편도 거리뿐 아니라 돌아올 방법도 먼저 정해야 한다. 전 구간을 걸어 왕복하면 걷는 거리만 12㎞가 넘는다. 시간이 짧다면 장터 근처를 둘러본 뒤 차나 버스로 쌍계사 쪽으로 이동하고, 벚꽃길은 걷고 싶은 구간만 골라도 충분하다. 쌍계사에 도착해서는 주차한 곳과 절 입구 사이의 보행 시간도 일정에 넣어 두는 편이 여유롭다.
봄 벚꽃철에는 평소의 이동 시간으로 일정을 빽빽하게 짜지 않는 게 좋다. 화개장터 주변 주차장과 십리벚꽃길의 통행 방식이 행사 시기에 달라질 수 있어서다. 출발하는 날 하동군의 교통·주차 안내를 확인하고, 장터와 쌍계사 중 어디에 먼저 차를 둘지 정하면 현장에서 길을 다시 찾는 수고가 줄어든다.
대중교통이라면 하루에 묶을 곳을 줄이기
버스로 여행한다면 하동읍, 악양, 화개, 쌍계사를 모두 하루에 넣기보다 두 구역을 골라 움직이는 편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화개장터와 쌍계사를 한 묶음으로 보거나, 하동읍과 평사리를 한 묶음으로 보는 식이다. 정류장 이름과 관광지 이름이 같아도 내린 뒤 걷는 구간이 있을 수 있으니, 버스에서 내릴 위치와 마지막 차편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배차와 막차는 날짜에 따라 확인이 필요한 정보다. 출발 전 하동군 교통 안내에서 해당 방향의 운행 시간을 보고, 현장에서는 정류장에 붙은 시간표를 한 번 더 확인하자. 돌아오는 차를 놓치면 다음 관광지보다 숙소나 출발지로 복귀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내가 하동 여행 지도에 표시한다면 점 네 개만 먼저 찍겠다. 송림공원, 최참판댁, 화개장터, 쌍계사다. 이 순서만 머릿속에 넣어도 강변을 따라 움직이다 화개에서 계곡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하동은 장소 사이의 풍경까지 여행의 일부라서, 이동 시간을 조금 넉넉히 비워 둔 일정이 더 잘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