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여행용 이심을 설치한 친구가 공항에서 “인터넷은 되는데 한국 번호로 오는 전화도 받을 수 있어?”라고 묻더라고요. 여행용 이심이 데이터 전용이라면 그 이심으로 일반 전화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한국에서 쓰던 유심이나 이심을 함께 켜 두면, 여행용 이심으로 인터넷을 쓰면서 한국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두 회선을 함께 쓸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해외 이심 전화 받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휴대폰에 회선 두 개가 동시에 켜져 있는지입니다. 한국 회선은 전화와 문자용, 여행용 이심은 데이터용으로 나눠 쓰는 방식이죠. 애플은 듀얼 SIM을 이용하면 국내 번호를 유지하면서 여행용 회선을 추가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갤럭시도 지원 기종에서는 SIM 관리자에서 통화와 모바일 데이터에 사용할 회선을 각각 고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심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과 두 회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기종과 구입 국가, 통신사에 따라 지원 방식이 달라요. 출국 전 휴대폰 설정에서 한국 회선과 여행용 이심이 모두 켜지는지 확인해 두면 현지에서 덜 당황스럽습니다. 여행용 상품 설명에 ‘데이터 전용’이라고 적혀 있다면 현지 전화번호가 제공되는 상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 정확합니다.
데이터는 여행용 이심, 한국 번호는 켜 둡니다
아이폰은 설정의 ‘셀룰러’에서 한국 회선과 여행용 이심을 모두 켠 뒤, ‘셀룰러 데이터’를 여행용 이심으로 지정하면 됩니다. 갤럭시는 설정의 ‘연결’에서 ‘SIM 관리자’로 들어가 두 회선을 켜고, ‘모바일 데이터’를 여행용 이심으로 선택합니다. 메뉴 이름은 기종과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어요.
한국 번호로 전화를 받으려면 한국 회선을 꺼서는 안 됩니다. 화면에 여행용 이심만 활성화돼 있다면 데이터는 잘 돼도 한국 번호로 오는 일반 전화는 받을 수 없어요. 반대로 여행용 이심을 데이터 회선으로 골랐다고 해서 한국 회선의 전화 수신이 자동으로 꺼지는 것도 아닙니다. 두 회선의 역할을 따로 지정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데이터 로밍 설정도 회선별로 확인하세요. 한국 회선의 예상치 못한 데이터 사용을 피하려면 해당 회선의 데이터 로밍을 꺼 두고, 여행용 이심은 상품 안내에 따라 데이터 로밍을 켭니다. 일부 여행용 이심은 현지 제휴망에 접속하려면 이 설정이 필요합니다. 아이폰의 ‘셀룰러 데이터 전환 허용’ 기능은 상황에 따라 데이터 회선을 바꿀 수 있으므로, 여행용 이심만 데이터에 쓰려는 경우 설정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전화가 걸려 오면 요금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 번호로 걸려 온 일반 전화를 해외에서 받으면 국내 통신사의 음성 로밍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여행용 이심 데이터를 쓰고 있어도 통화 요금까지 여행용 이심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에요. LG유플러스는 일반적인 해외 음성 로밍에서 받는 전화에도 수신 요금이 발생한다고 안내합니다. 반면 수신 통화가 포함된 로밍 요금제도 있으니, 실제 부담은 가입한 통신사와 요금제, 방문 국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여행용 이심은 지도와 메신저용으로 쓰고, 한국 번호는 은행이나 가족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기 위해 켜 둘 수 있습니다. 이때 한국에서 거는 사람보다 해외에서 전화를 받는 사람의 요금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해요. 출국 전에 통신사에서 방문 국가의 수신 통화 요금과 음성 로밍 차단 여부를 확인해 두면 통화를 받을지 판단하기도 편합니다. 문자 인증이 필요하다면 문자 수신 가능 여부도 함께 확인하세요.
현지에서 전화가 오지 않을 때 확인할 것
인터넷은 되는데 한국 번호로 전화가 오지 않는다면 먼저 한국 회선이 켜져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다음 한국 회선에 현지 통신망 신호가 잡히는지 확인합니다. ‘서비스 없음’으로 표시된다면 음성 로밍 차단 설정이나 방문 국가의 로밍 지원 여부를 국내 통신사에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잠시 비행기 모드를 켰다가 끄면 현지 망을 다시 찾는 데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한 회선으로 통화하는 동안 다른 회선의 전화가 바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듀얼 SIM의 동작은 기기와 통신사의 와이파이 통화 지원, 현재 통화 상태에 영향을 받습니다. 또 카카오톡 같은 앱으로 받는 음성 통화는 여행용 이심의 데이터를 쓰는 인터넷 통화라서, 한국 번호로 걸려 오는 일반 전화와는 방식이 다릅니다.
출발 전에 가족에게 한국 번호로 짧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부탁하고, 현지에 도착해서도 두 회선의 신호와 데이터 회선 선택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여행 중 꼭 받아야 할 전화가 있다면 이 작은 확인이 생각보다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