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하코네 숙소를 찾아보다가 같은 ‘온천 호텔’인데도 여행 동선이 꽤 달라진다는 걸 알았다. 역에서 가까운 곳이 편할 것 같다가도, 호수 풍경이 보이는 객실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하코네는 지역마다 분위기와 이동 방법이 달라서 호텔 이름보다 여행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정하는 편이 쉽다.
첫 숙박이라면 어느 지역이 편할까
도쿄에서 들어와 온천을 즐기고 다음 날 돌아갈 계획이라면 하코네유모토가 무난하다. 하코네 여행의 입구에 해당하고, 역 주변에 숙소와 상점이 모여 있다. 다만 ‘유모토역 근처’라고 적힌 호텔도 언덕 위에 있을 수 있다. 지도에서 직선거리만 보지 말고 역에서 숙소까지 걷는 길과 셔틀버스 운행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미술관과 산악열차 여행을 생각한다면 고라 쪽이 잘 맞는다. 고라역은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갈아타는 곳이라 오와쿠다니 방향으로 움직이기 좋다. 대신 숙소가 역에서 가까워 보여도 경사가 가파를 수 있다. 큰 캐리어를 들고 간다면 도보 몇 분이라는 문구보다 실제 이동 경로가 더 중요하다.
센고쿠하라는 미술관과 한적한 고원 분위기를 좋아할 때 눈여겨볼 만하다. 아시노코 주변은 호수 산책과 풍경을 우선하는 여행에 어울린다. 하코네 관광 안내인 HAKONE JAPAN도 유모토, 고라, 센고쿠하라, 아시노코를 서로 다른 숙박 지역으로 소개한다. 예를 들어 호수에서 아침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전망 좋은 아시노코 숙소가, 짧은 일정에 이동 부담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는 유모토 숙소가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객실 사진보다 온천 이용 방식을 먼저 보기
‘노천탕 있음’이라는 문구만 보고 예약하면 기대와 다를 수 있다. 호텔 공용 노천탕인지, 예약해서 쓰는 가족탕인지, 내가 고른 객실에 딸린 탕인지 구분해야 한다. 같은 호텔에서도 객실 종류에 따라 전용 탕 유무가 달라진다. 객실 탕을 원한다면 예약 화면의 객실명과 상세 설명에 온천수 사용 여부까지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온천에 여러 번 들어가고 싶다면 이용 시간도 살펴야 한다. 대욕장은 청소 시간에 닫거나 밤과 아침의 이용 시간이 다를 수 있다. 문신이 있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간다면 대욕장 이용 규칙과 가족탕 예약 방법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족탕이 무료인지, 별도 요금이 있는지, 현장에서만 예약할 수 있는지도 숙소마다 다르다.
반대로 온천을 한두 번만 즐길 생각이라면 객실 전용 탕에 큰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공용탕이 마음에 들고 객실이 편안한 호텔이면 충분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사진에 보이는 탕이 내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인지 확인하는 일이다.
숙박비는 식사와 이동비까지 함께 계산하기
하코네 온천 호텔은 같은 날짜에도 식사 포함 여부와 객실 종류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크다. 검색 결과의 최저가만 보지 말고 2명 기준 총액으로 비교해 보자. 예를 들어 A 숙소가 2인 1박 24만 원에 식사가 없고, B 숙소가 32만 원에 저녁과 아침을 포함한다면 차이는 8만 원이다. 이때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 숙소 밖 식당까지 얼마나 이동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야 실제 비용이 보인다. 이 숫자는 비교 방법을 보여주는 예시다.
특히 외진 숙소는 저녁 식사 선택지가 적을 수 있다. 저녁을 먹고 체크인할 생각이라면 마지막 주문 시간과 숙소까지 돌아가는 교통편을 확인해 두는 게 편하다. 호텔 석식이 포함됐다면 식사 시작 시간과 체크인 마감도 확인해야 한다. 늦게 도착하면 식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숙소도 있다.
교통비도 일정에 맞춰 계산하면 된다. 하코네 프리패스는 지정된 교통수단을 여러 번 이용할 때 검토할 만하지만,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이동 횟수가 적다면 개별 승차권과 비교하는 게 낫다. 하코네 내비에는 교통수단별 운행 정보가 안내된다. 로프웨이는 날씨나 점검으로 운행이 바뀔 수 있으니, 그날의 여행을 로프웨이 한 편에만 맞추지 않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예약 직전에는 이동 경로를 한 번 따라가 보기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았다면 도착역에서 호텔 문 앞까지의 경로를 실제 순서대로 적어보면 좋다. 열차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는지, 버스 정류장에서 얼마나 걷는지, 셔틀을 예약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하코네에서는 ‘역에서 가깝다’는 말과 ‘짐을 들고 가기 편하다’는 말이 꼭 같지는 않다.
짐이 크다면 하코네유모토역의 수하물 배송 서비스도 방법이다. 하코네 내비 안내에 따르면 역에서 숙소로, 숙소에서 역으로 짐을 보내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다만 접수 시간과 배송 대상 숙소가 정해져 있으므로 이용할 날짜에 맞춰 확인해야 한다.
객실 전망은 사진보다 객실 이름을 기준으로 고르는 편이 정확하다. 같은 호텔에도 호수 전망 객실과 산 전망 객실, 전망이 없는 객실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취소 조건과 현지에서 내는 요금까지 확인했다면 예약할 준비가 된 셈이다. 내게 좋은 하코네 온천 호텔은 가장 유명한 곳보다, 원하는 만큼 온천에 머물고 무리 없이 오갈 수 있는 곳에 더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