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테니스화를 보러 갔다가 밑창 모양이 제각각이라 한참을 서 있었어요. 색과 디자인은 금방 골랐는데, 신발 이름에 붙은 ‘올코트’와 ‘옴니·클레이’가 더 어렵더라고요. 테니스화는 주로 뛰는 코트와 발에 맞는 느낌을 먼저 확인하면 고르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자주 뛰는 코트가 선택의 출발점
테니스는 앞으로 달리는 것만큼 좌우로 이동하고 급하게 멈추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 편하게 신던 운동화도 코트에서는 발이 신발 안에서 밀리거나, 밑창이 바닥에 걸리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테니스화를 고를 때 밑창을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하드코트에서 주로 친다면 하드코트용이나 해당 코트에 맞는 올코트용을 살펴보면 됩니다. 하드코트는 밑창이 닳기 쉬운 편이라 마모에 견디는 소재인지, 발바닥에 닿는 충격이 부담스럽지 않은지도 중요해요. 아식스의 테니스화 선택 안내에서도 하드코트용 신발을 설명할 때 밑창의 내구성과 쿠션, 옆으로 움직일 때의 안정감을 함께 짚습니다.
모래가 깔린 인조잔디 코트라면 ‘옴니·클레이용’ 표시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클레이 코트용은 흙 위에서 접지력을 얻고 흙이 홈에 쌓이는 것을 줄이도록 밑창 무늬를 설계합니다. 다만 같은 ‘올코트’라는 이름이라도 밑창 특성은 제품마다 달라요. 주로 이용하는 코트가 정해져 있다면 그 코트에 맞는 제품인지 판매 설명을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실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신발을 신는 것도 아닙니다. 실내 하드코트와 카펫 코트는 바닥이 다르고, 카펫 코트는 전용 신발을 요구하는 곳도 있어요. 예약 안내나 코트 이용 규정을 먼저 보면 신발을 산 뒤 난감해질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이즈보다 발이 잡히는 느낌이 중요해요
운동화를 살 때처럼 숫자만 보고 테니스화를 고르면 아쉬울 수 있어요. 테니스에서는 방향을 바꾸거나 멈출 때 발이 신발 앞쪽과 옆쪽으로 쏠립니다. 앞코에 공간이 조금 있어도 뒤꿈치가 들썩이거나 발볼이 좌우로 움직인다면 편한 사이즈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매장에서 신을 때는 실제로 운동할 때 신는 양말을 챙기는 게 좋습니다. 끈을 평소처럼 묶은 뒤 몇 걸음 걷고, 가볍게 무릎을 굽히거나 좌우로 발을 옮겨보세요. 발가락이 앞코에 계속 부딪히는지, 뒤꿈치가 빠질 듯 움직이는지, 발볼이 눌리는지 살피면 숫자만 볼 때보다 차이가 뚜렷합니다.
발볼이 넓다면 무조건 큰 사이즈로 올리기 전에 폭이 넓게 나온 모델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어요. 길이만 늘리면 발가락 앞은 남는데 발을 잡아주는 위치가 어긋날 수 있거든요. 반대로 발이 좁은데 넓은 모델을 신으면 끈을 꽉 조여도 안에서 발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식스의 신발 선택 설명 역시 길이와 발볼을 함께 확인하도록 권합니다.
가벼움과 쿠션은 내 움직임에 맞춰서
두 켤레를 들어보면 가벼운 쪽에 먼저 손이 가죠. 그런데 신발이 가볍다는 사실만으로 코트에서 더 편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발을 빠르게 옮기는 느낌이 좋은 사람도 있고, 좌우로 움직일 때 발을 단단히 잡아주는 느낌이 더 필요한 사람도 있어요. 같은 가격대라면 숫자나 광고 문구보다 직접 신었을 때의 안정감을 우선하는 편이 낫습니다.
쿠션도 마찬가지예요. 하드코트에서 오래 뛰면 발바닥에 닿는 충격이 신경 쓰일 수 있지만, 푹신하기만 한 신발이 모든 사람에게 맞지는 않습니다. 발을 딛고 방향을 바꿀 때 흔들리지 않는지까지 함께 느껴보세요. 주 1회 가볍게 복식을 치는 경우와 주 3회 이상 길게 연습하는 경우는 밑창 마모나 지지력에 기대하는 수준도 다를 수 있습니다.
입문용을 찾는다면 비싼 모델부터 고를 필요는 없어요. 먼저 코트에 맞는 밑창, 발에 맞는 길이와 폭, 불편하지 않은 움직임을 확인하세요. 그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들 사이에서 예산과 디자인을 비교하면 선택지가 자연스럽게 좁혀집니다.
신던 테니스화는 밑창을 먼저 보세요
새 신발을 살 시점은 달력으로만 정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신발이라도 얼마나 자주 치는지, 어떤 코트에서 뛰는지에 따라 닳는 속도가 달라지니까요. 미국테니스협회도 교체 시기를 판단할 때 경기 빈도와 코트 종류, 움직이는 방식을 함께 고려합니다.
평소보다 미끄럽게 느껴지거나 밑창 무늬가 한쪽만 눈에 띄게 닳았다면 상태를 살펴볼 때입니다. 신발 옆면이 늘어나 발이 안에서 흔들리는지도 확인해보세요. 밑창에 낀 흙이나 모래를 털어내고 충분히 말려 두면 다음번에 상태를 살피기도 쉽습니다.
테니스화는 신어 본 첫 순간보다 코트에서 멈추고 방향을 바꿀 때 진가가 드러나는 물건 같아요. 자주 가는 코트와 내 발에 맞는 한 켤레를 찾으면, 신발을 신경 쓰는 시간보다 공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