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AWS에서 간단한 웹사이트를 띄워 보고 싶다며 가장 먼저 물은 건 서버 만드는 법이 아니었다. “잘못 눌렀다가 요금이 많이 나오면 어떡하지?”였다. 처음 화면에는 서비스가 워낙 많아서 그런 걱정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계정을 안전하게 만들고, 지출 알림을 켠 뒤, 작은 실습 하나만 해보면 어디서 비용이 생기는지 훨씬 쉽게 감이 잡힌다.
서비스를 고르기 전에 할 일
AWS는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저장 공간 등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EC2는 가상 서버, S3는 파일 저장 공간이다. 처음부터 두 서비스를 모두 쓸 필요는 없다. 사진이나 문서 파일을 보관해 보고 싶다면 S3를, 서버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고 싶다면 EC2를 고르면 된다. 하려는 일을 한 문장으로 적어 두면 화면에 보이는 수많은 메뉴에 덜 흔들린다.
계정을 만들 때는 무료 사용 조건도 확인하자. AWS의 무료 플랜과 크레딧은 계정 상태, 가입 시점, 이용하는 서비스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무료’라는 표시만 보고 원하는 크기의 서버를 계속 켜 두거나 여러 서비스를 추가하는 건 피하는 편이 좋다. AWS 콘솔에서 자신의 플랜, 남은 크레딧, 만료일을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더 믿을 만하다.
계정 보안은 첫 로그인 때 챙기기
계정을 처음 만들 때 쓰는 로그인 정보는 루트 사용자 정보다. 루트 사용자는 계정 전체에 접근할 수 있으니 비밀번호를 튼튼하게 만들고 다중 인증을 켜 두자. 다중 인증은 비밀번호 외에 인증 앱이나 보안 키 등으로 한 번 더 본인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AWS도 루트 사용자에 다중 인증을 설정하고, 일상적인 작업에는 루트 사용자를 쓰지 않도록 권장한다.
이후에는 IAM Identity Center에서 평소 사용할 관리자를 만들어 작업하면 된다. 혼자 실습할 때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권한이 큰 계정의 로그인 정보를 매번 쓰지 않는 습관은 나중에도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쓰게 된다면 각자 필요한 권한만 주는 편이 좋다. 계정의 연락처와 알림을 받을 이메일도 확인해 두자. 비용이나 보안 관련 안내를 놓치지 않으려면 실제로 자주 확인하는 주소여야 한다.
예산 알림을 먼저 켜 두기
처음 실습할 때는 월별로 얼마까지 써 볼지 스스로 숫자를 정해 두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한 달 실습비를 10달러로 생각했다면, AWS의 Billing and Cost Management에서 Budgets를 열고 월간 비용 예산을 만들 수 있다. 사용액이 예산의 50%나 80%에 이르렀을 때 이메일을 받도록 설정하면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기 쉽다. 숫자는 자신의 계획에 맞춰 바꾸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예산 알림은 지출을 알려 주는 기능이지, 설정한 금액에서 모든 서비스를 자동으로 멈추는 한도가 아니다. 알림을 받았다면 어떤 서비스와 리전에서 비용이 생겼는지 청구 화면을 확인해야 한다. 사용량 반영과 알림 발송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므로, 실습하는 동안에는 비용 화면을 직접 들여다보는 편이 안전하다.
비용을 볼 때는 크레딧 잔액만 보지 말고 서비스별 사용량도 함께 확인하자. 크레딧이 비용을 덮고 있는 동안에는 당장 청구액이 작게 보여도 자원은 계속 사용 중일 수 있다. 어떤 실습이 얼마만큼의 사용량을 만들었는지 알아두면 다음에 비슷한 작업을 할 때 예산을 세우기 쉬워진다.
작게 실습하고 자원까지 확인하기
첫 실습은 목표가 분명하고 끝내기 쉬운 것으로 잡자. S3에 테스트 파일 하나를 올렸다가 지우거나, 필요한 조건을 확인한 뒤 EC2 인스턴스 하나를 짧게 실행해 보는 식이다. 실행 전에는 선택한 리전, 인스턴스 크기, 저장 공간 설정을 읽어 보자. 화면에서 한 번 클릭한 선택이 사용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C2를 썼다면 실습이 끝난 뒤 ‘중지’와 ‘종료’의 차이도 확인해야 한다. 인스턴스를 중지하면 서버 실행 요금은 멈출 수 있지만, 연결된 저장 공간처럼 별도로 비용이 드는 자원은 남을 수 있다. 더 이상 쓸 계획이 없다면 인스턴스뿐 아니라 연결된 볼륨, 스냅샷, 공인 IP 등 관련 자원이 남았는지도 살펴보자. S3 역시 파일을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버전 관리나 다른 저장 공간에 데이터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비스를 많이 써 보는 것보다 하나를 만들고, 비용 화면에서 사용 흔적을 보고, 끝난 뒤 자원을 치우는 과정이 더 유익하다. 이 순서를 몇 번 반복하면 AWS 화면이 덜 낯설어지고, 다음 실습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