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는 계획 세우는 방법

수능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는 계획 세우는 방법

얼마 전 수험생과 지난주 공부 기록을 보는데, 계획표에는 매일 10시간이 적혀 있고 실제로 공부한 날은 사흘뿐이었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었다. 학교 수업과 이동 시간, 식사까지 빼면 애초에 지킬 수 없는 계획이었다. 수능 준비가 막막할수록 하루를 빽빽하게 채우고 싶어진다. 그런데 오래 가는 계획은 빈칸이 조금 있어야 굴러간다.

수능 계획은 목표 점수보다 쓸 수 있는 시간에서 시작한다

먼저 일주일 동안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적어보자. 등교하는 날 저녁에 3시간, 주말에 하루 6시간씩 가능하다면 한 주에 27시간이다. 여기서 바로 27시간을 배분하지 않는다. 피곤한 날과 밀린 일을 감안해 20~22시간만 계획표에 넣는다. 남은 시간은 계획이 틀어졌을 때 쓰는 여유분이다.

과목별 시간은 좋아하는 과목 순서로 나누기 쉽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점수를 올릴 여지가 큰 영역을 찾는 일이다. 최근 모의고사 두세 번을 펼쳐 놓고, 맞힌 문제라도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 틀린 문제가 같은 단원에 몰렸는지 표시한다. 예를 들어 국어에서 독서 지문을 매번 끝까지 못 읽었다면 문제집을 하나 더 사기 전에 풀이 순서와 시간 사용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때 목표는 ‘수학 2등급 만들기’처럼 결과만 적지 않는 편이 좋다. ‘이번 주 함수 기출 20문항을 풀고, 틀린 유형 두 가지를 다시 풀기’처럼 행동으로 바꾸면 그 주가 끝났을 때 실제로 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하루 공부는 시작하기 쉬운 단위로 쪼갠다

책상에 앉자마자 ‘수학 3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첫 문제를 여는 데부터 힘이 든다.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개념 30분, 문제 40분, 채점과 오답 20분’처럼 구간을 나누면 다음에 할 일이 분명하다. 시간은 예시일 뿐이다. 자신의 집중이 끊기는 지점에 맞춰 길이를 조절하면 된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평일에는 새 내용을 잔뜩 넣기보다 수업 복습과 약한 단원 하나를 묶는 편이 현실적이다. 저녁에 두 시간밖에 없다면 영어 단어 20분, 수학 기출 60분, 틀린 문제 확인 40분처럼 잡을 수 있다. 재수생처럼 낮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어도 시작 시각과 쉬는 시간을 정해 두는 게 낫다. 시간이 많다는 이유로 모든 과목을 매일 건드리면 깊게 공부한 영역이 남지 않기도 한다.

집중이 안 되는 날을 위한 최소 기준도 정해 둔다. 평소 분량의 절반이나, 기출 5문항과 오답 1문항처럼 3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양이면 충분하다. 최소 기준은 성적을 단번에 바꾸는 처방이 아니다. 하루를 놓친 뒤 ‘이번 주는 망했다’며 며칠을 더 비우는 일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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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은 푼 양보다 다시 틀릴 이유를 찾는 데 쓴다

기출을 풀고 채점한 다음 해설을 읽으면 공부한 느낌은 든다. 근데 해설을 이해한 것과 다음에 혼자 풀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오답을 볼 때는 ‘개념을 몰랐나, 조건을 놓쳤나, 시간이 부족했나’를 먼저 구분한다. 원인이 다르면 다음 행동도 달라진다.

  • 개념이 비었다면 해당 개념을 짧게 확인하고 비슷한 문제를 두세 개 더 푼다.
  • 조건을 놓쳤다면 문제에서 놓친 문장을 표시하고, 풀이 첫 줄에 무엇을 써야 했는지 적는다.
  • 시간이 부족했다면 처음부터 오래 붙잡은 문제와 넘어갔어야 할 문제를 나눠 본다.

오답노트를 예쁘게 만드는 데 40분을 쓰고 같은 문제를 다시 풀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 문제당 한두 줄로 틀린 이유를 적어도 괜찮다. 대신 이틀이나 사흘 뒤 답을 가리고 다시 풀어본다. 그때 막힌다면 해설을 읽을 때 이해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아직 자기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새 교재도 같은 기준으로 고른다. 지금 가진 책에서 자꾸 미루는 단원이 있다면 새 책이 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기존 교재의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말할 수 있을 때 다음 책을 고르는 편이 낭비가 적다.

흐트러진 주에는 계획을 작게 고쳐 다시 시작한다

수능 공부는 몇 달을 이어가는 일이라 예상 밖의 일정이 반드시 생긴다. 토요일에 못한 분량을 일요일에 전부 얹으면 일요일 계획까지 무너진다. 밀린 공부는 세 가지로 나눈다. 다음 주 진도에 꼭 필요한 것, 나중에 해도 되는 것, 지금은 빼도 되는 것이다. 첫 번째만 옮겨도 계획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말에 15분만 써서 계획과 실제 기록을 비교해 보자. ‘영어를 네 번 하려고 했는데 두 번 했다’에서 멈추지 말고 이유를 본다. 시간이 부족했는지, 시작하기 어려웠는지, 다른 과목에 밀렸는지에 따라 고칠 곳이 다르다. 특히 같은 분량을 2주 연속 못 지켰다면 의지 탓을 하기 전에 분량을 줄이거나 공부 시간을 옮기는 게 맞다.

계획표를 잘 지키는 날보다 어긋난 뒤 돌아오는 날이 실력을 더 오래 붙잡아 준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 계획이 틀어졌다면 빈칸을 한꺼번에 메우려 하지 말고, 내일 가장 먼저 풀 문제 하나부터 정해 두자.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획이 수능 날까지 함께 간다.

수능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는 계획 세우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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