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김세진의 충격 발언을 듣고 첫 홈경기를 다시 봤다

SOOP 김세진의 충격 발언을 듣고 첫 홈경기를 다시 봤다

SOOP 수퍼스의 첫 홈경기를 보다가 3세트에서 화면을 한 번 더 들여다봤다. 앞선 공식 경기 네 번을 모두 0-3으로 졌던 팀이 한국도로공사를 25-17로 눌렀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보니 시즌 전 김세진 감독의 말이 떠올랐다. SBS 인터뷰에서 그는 팀의 목표가 우승이라고 했다. 첫 승도 없는 팀의 우승 선언이라니, 배구 팬이라면 잠깐 멈칫할 만한 발언이었다.

우승이라는 말이 유난히 크게 들린 이유

SOOP은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을 인수해 새 출발한 팀이다. 전신 팀은 네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지난 시즌에도 6위였다. 박정아와 이한비가 떠난 뒤 전력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 상황에서 7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김세진 감독이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으니 반응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발언을 앞뒤로 붙여 읽으면 뜻이 조금 달라진다. 김 감독은 당시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밖에서는 허황되게 들릴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수퍼스만의 짜임새 있는 색깔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0월 미디어데이에서도 우승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선수 수급과 공격력의 어려움을 직접 짚었다. 우승을 당장 가능하다고 장담했다기보다, 팀이 향할 방향을 높게 잡은 말에 가깝다. 그렇다고 성적표의 무게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방향을 이야기했다면 코트에서도 조금씩 증명해야 한다.

첫 홈경기에서 보인 작은 변화와 큰 숙제

11월 5일 한국도로공사전 결과는 1-3 패배였다. SOOP이 얻은 점수는 세트별로 19점, 22점, 25점, 19점. 특히 3세트 승리는 창단 후 공식 경기에서 처음 따낸 세트였다. 무승이라는 기록은 그대로지만, 한 세트 동안은 상대보다 안정적으로 득점을 쌓았다는 사실도 남았다.

경기 전체 숫자를 보면 왜 승리까지 이어지지 않았는지 드러난다. SOOP의 공격 득점은 59점으로 도로공사의 57점보다 많았다. 서브 득점도 양 팀 모두 5점이었다. 하지만 블로킹 득점에서는 4-8로 밀렸고, 전체 범실은 22-17로 더 많았다. 공격에서 두 점 앞서고도 총점은 85-92로 뒤진 이유다. 배구는 강하게 때린 공의 개수만으로 이기기 어렵다. 상대 공격을 한 번 막아 세우고, 접전에서 공을 코트 안에 남기는 과정이 점수 차이를 만든다.

아쉬운 장면은 2세트였다. SOOP은 22-20으로 앞섰지만 이후 연속 실점하며 22-25로 내줬다. 한 세트를 따낼 기회가 있었기에 더 쓰라리다. 3세트의 25-17만 보면 상승세가 뚜렷해 보이지만, 앞서던 세트의 끝자락을 지키지 못한 흐름까지 함께 봐야 팀의 현재 위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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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범실 13개를 감독이 자신의 책임이라 한 까닭

홈경기 뒤 김 감독은 서브 범실이 많았던 건 상대를 강하게 흔들라고 주문한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실제 SOOP의 서브 범실은 13개로 도로공사보다 5개 많았다. 패전 직후 선수의 실수로 돌릴 수도 있었던 숫자를 전술 선택의 결과로 받아들인 셈이다. 앞서 개막전 패배 뒤에도 그는 당장의 한 점보다 팀만의 플레이를 찾는 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공격적인 서브에는 이유가 있다. 상대 리시브가 흔들리면 세터의 선택지가 줄고, SOOP도 블로킹과 수비 위치를 예측하기 쉬워진다. 다만 13개의 범실이 나온 경기에서 그 주문이 충분한 보상을 냈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 서브 득점은 5점으로 상대와 같았고, 블로킹 득점은 오히려 네 점 적었다. 강한 서브가 계속 상대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접전에서 범실을 감수할 가치가 있었는지는 다음 경기들에서 확인할 대목이다.

다음에 볼 숫자는 승수만이 아니다

김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며 수비와 커버, 약속된 움직임을 강조했다. 첫 홈경기의 3세트는 그 구상이 잠깐 점수로 나타난 장면이다. 반대로 2세트 막판 연속 실점과 블로킹 격차는 아직 손봐야 할 부분을 보여준다. 첫 승이 언제 나오는지도 중요하지만, 접전에서 점수를 지키는 횟수와 중앙 공격을 활용하는 장면이 늘어나는지도 함께 보고 싶다.

우승이라는 말은 지금 성적만 놓고 보면 멀게 들린다. 그래도 첫 세트를 따낸 날, SOOP이 어떤 배구를 만들려는지는 조금 보였다. 다음에는 잘 풀린 한 세트의 흐름을 경기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승패 옆에 적힌 작은 숫자들에서 먼저 찾게 될 것 같다.

SOOP 김세진의 충격 발언을 듣고 첫 홈경기를 다시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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