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제네시스GV80 한 대가 빈자리 앞에서 몇 번이나 앞뒤로 움직이는 걸 봤습니다. 차는 들어갈 듯한데 기둥이 한쪽에 붙어 있고, 옆 차는 선에 바짝 붙어 있더군요. 저도 운전 14년 동안 그런 자리에서 욕심내다가 내릴 공간이 없어 다시 차를 뺀 적이 있습니다. 큰 차를 주차할 때는 ‘차가 들어가느냐’보다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느냐’를 먼저 봐야 마음이 편합니다.
빈자리보다 양옆 공간을 먼저 보세요
제네시스 제원표에 나온 일반 GV80의 차체 폭은 1,975mm, 길이는 약 4.94m입니다. 폭 수치에는 사이드미러가 포함되지 않으니, 주차선만 보고 여유가 넉넉하다고 생각하면 막상 들어갈 때 답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지하주차장은 기둥과 벽, 소화전함 때문에 선 안쪽 공간을 다 쓰기 어려운 자리도 있죠.
저는 빈자리를 발견하면 속도를 줄이고 세 가지를 봅니다. 기둥이 운전석 쪽에 있는지, 옆 차가 선 가운데에 있는지, 차 앞쪽에 꺾어 들어갈 공간이 있는지입니다. 기둥이 조수석 쪽에 있으면 운전자가 내릴 공간을 확보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반대로 운전석 쪽 기둥과 옆 차가 동시에 가까우면 주차에 성공해도 문을 조금씩 열며 몸을 빼야 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 입구와 가까운 자리라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한 층 더 내려가더라도 양옆이 여유로운 자리가 있으면 저는 그쪽을 택합니다. 몇 걸음 덜 걷겠다고 좁은 곳에 넣었다가 출차할 때까지 신경 쓰이는 것보다 낫더군요.
후진할 때는 카메라보다 바깥을 한 번 더 보세요
GV80의 주차 보조 기능은 든든하지만 화면만 계속 보면 차체 옆면과 앞쪽 모서리가 얼마나 기둥에 가까운지 놓치기 쉽습니다. 저는 자리 앞에서 잠깐 멈춘 뒤 사이드미러로 양쪽 주차선을 확인하고, 후진을 시작하면 화면과 미러를 번갈아 봅니다. 경고음이 울릴 때는 ‘아직 괜찮겠지’ 하고 밀어 넣지 않습니다.
차를 틀어 넣는 동안 뒤쪽만 신경 쓰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긴 차는 뒤가 들어가면서 앞 범퍼가 반대쪽으로 움직이죠. 통로 폭이 좁거나 맞은편 차가 튀어나와 있다면 중간에 한 번 멈춰 앞쪽 간격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번에 넣으려다 휠을 긁는 것보다, 차를 앞으로 빼서 각도를 다시 잡는 편이 훨씬 덜 번거롭습니다.
주차선이 화면에 똑바로 보인다고 곧바로 끝내지 말고, 차를 세운 뒤 내려서 양옆을 한 번 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처음 가는 주차장에서는 내 차가 선 안에 있어도 옆 차 문이 열릴 공간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차를 다시 움직이기 귀찮은 순간이지만, 그때 20초 쓰는 게 나중에 연락처를 주고받는 것보다 편합니다.
주차 칸에 들어간 뒤가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벽 쪽 자리에 댈 때는 트렁크를 열 공간부터 생각합니다. 장을 보고 짐을 싣거나 유모차를 꺼내야 하는 날이라면, 뒤에 벽이나 배관이 너무 가까운 자리는 피하는 게 낫습니다. 평소에는 문제없던 자리도 짐이 많은 날엔 차를 다시 빼야 하거든요.
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옆 차와의 간격뿐 아니라 바닥도 봅니다. 기둥 밑 턱이나 낮은 연석은 운전석에서 잘 안 보일 수 있습니다. 주차 보조 화면이 있어도 낮은 장애물까지 늘 정확히 보여 준다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낯선 자리에서 간격이 애매하면 잠깐 내려 확인하는 게 제일 확실했습니다.
가족을 태웠다면 승하차 순서도 바뀝니다. 좁은 칸에 들어간 뒤 아이가 문을 크게 열까 걱정되면, 주차 전에 통로의 안전한 위치에서 먼저 내리게 할 수 있는지 살핍니다. 다만 차가 오가는 통로라면 무리해서 내리게 하지 말고, 조금 먼 넓은 자리를 찾는 쪽이 낫습니다.
잠깐 세울 때도 표지판은 끝까지 읽으세요
카페 앞이나 아파트 방문 주차에서 ‘금방 나오니까’가 제일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급할수록 바닥 표시와 안내판을 먼저 봅니다. 지정 차량 자리인지, 방문 등록이 필요한지, 주차 가능 시간이 따로 있는지 확인합니다. 같은 건물이라도 층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 곳이 있어서 입구에서 본 안내만 믿기 어렵습니다.
방문 주차는 차를 대고 바로 등록하는 편입니다. 나갈 때 하려면 대화하다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무인 정산기 앞에서는 할인 적용 여부와 차량번호를 확인한 뒤 결제합니다. 주차요금 몇 천 원을 아끼려던 일이 추가 요금 때문에 더 귀찮아진 적이 있어서, 이 순서만큼은 습관으로 만들었습니다.
GV80처럼 차체가 큰 차는 좋은 주차 기술보다 자리 고르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입구에서 가까운 좁은 칸을 고집할 이유는 없더군요. 조금 걷더라도 문을 편하게 열고, 나올 때도 부담 없는 자리에 대는 게 결국 가장 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