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진센터에서 혈당 수치는 꼼꼼히 챙기면서도 눈과 콩팥 검사는 몇 년째 받지 않은 분을 종종 만났습니다. 몸이 불편하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런데 당뇨 합병증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뇨 합병증 검사는 아픈 곳을 찾는 검사이기도 하지만, 아직 느끼지 못하는 변화를 확인하는 검사이기도 합니다.
혈당이 괜찮아도 합병증 검사가 필요한 이유
당화혈색소는 최근 약 2~3개월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보여줍니다. 치료가 잘 이어지고 있다면 보통 6개월마다 확인하고, 목표에 못 미치거나 약이 바뀌었다면 약 3개월마다 확인합니다. 다만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눈, 콩팥, 발에 합병증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혈당이 높았던 기간, 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여부도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2형 당뇨병은 진단되기 전부터 혈당이 높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 당시부터 합병증 검사를 시작합니다. 1형 당뇨병은 눈·콩팥·신경 검사를 대체로 진단 5년 뒤부터 시작합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으니 진료실에서 검사 계획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눈 검사는 시력이 떨어지기 전에 받으세요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시력이 멀쩡할 수 있습니다. 글씨가 잘 보인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지 않았으면 합니다. 2형 당뇨병이라면 진단 시 안과에서 산동을 포함한 망막 검사를 받고, 이후에는 보통 매년 확인합니다. 1형 당뇨병은 대체로 진단 5년 뒤 첫 검사를 받습니다. 이전 검사가 정상이었고 혈당 관리가 안정적이라면 의사 판단에 따라 1~2년 간격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찍은 안저 사진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사진 결과에 이상이 있거나 판독이 어려웠다면 안과 진료로 이어져야 합니다. 망막병증이 이미 있다면 검사 간격이 더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시야가 가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면 다음 정기검사 날짜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으세요.
콩팥은 소변과 혈액 수치를 함께 봅니다
콩팥 합병증을 확인할 때는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인 UACR과 혈액검사로 계산한 추정 사구체여과율인 eGFR을 함께 봅니다. 2형 당뇨병은 진단 때부터, 1형 당뇨병은 대체로 진단 5년 뒤부터 적어도 매년 검사합니다. 이미 콩팥 기능에 변화가 있다면 상태에 따라 연 1~4회 확인하기도 합니다.
검사표의 UACR이 30 mg/g 이상이면 소변으로 알부민이 새어 나오는지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eGFR이 60 mL/min/1.73㎡ 미만이어도 진료실에서 원인과 경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한 번 나온 숫자만으로 당뇨병성 콩팥병을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운동 직후, 발열, 감염 등으로 소변 수치가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 있고, 콩팥 기능 변화에도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검사 결과지를 가져가 이전 수치와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 감각과 심혈관 위험도 놓치지 마세요
발이 저리거나 화끈거리는 분도 있지만, 감각이 둔해져 상처를 뒤늦게 발견하는 분도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발 피부와 상처, 발의 맥박, 감각을 확인합니다. 감각 검사에는 가는 필라멘트로 발바닥을 가볍게 누르는 방법 등이 쓰입니다. 2형 당뇨병은 진단 때부터, 1형 당뇨병은 대체로 진단 5년 뒤부터 적어도 매년 신경과 발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전에 발 궤양이 있었거나 감각이 떨어져 있다면 진료 때마다 발을 살펴야 합니다.
당뇨병 관리에서는 심장과 혈관 위험도 함께 확인합니다. 진료 때 혈압을 재고, LDL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지질검사 주기도 담당 의사와 정하세요. 이미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 중이라면 약을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꾼 뒤 4~12주에 수치를 확인하고,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봅니다. 검사 결과의 목표치는 나이와 심혈관질환 병력 등에 따라 달라서 숫자 하나로 약의 필요성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발에 생긴 상처가 붉게 번지거나 고름이 나고, 열까지 난다면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한쪽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증상은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없어도 눈·콩팥·발 검사를 제때 받는 일은 중요합니다. 저는 진료 전에 마지막 검사 날짜와 이전 결과를 적어 가는 분들이 자신의 상태를 더 분명히 이해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검사 수치가 새로 나빠졌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겼다면, 다음 예약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