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순두부 한 봉지로 뭘 만들면 좋겠냐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그럴 때 저는 달걀을 얹어 자작하게 끓이는 냄비 요리를 알려드려요. 재료가 적고 15분이면 되지만, 물을 많이 붓거나 달걀을 넣은 뒤 세게 끓이면 맛이 달라집니다. 순두부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국처럼 만들 생각으로 물을 잡지 않는 게 좋아요.
두 사람이 먹을 재료와 분량
- 순두부 1봉지 350g
- 달걀 2개
- 물 100mL
- 대파 20g, 약 5cm
- 국간장 1작은술 5mL
- 소금 1/4작은술 약 1.5g
- 참기름 1작은술 5mL
이 분량은 밥과 함께 먹는 가벼운 반찬 기준입니다. 국물이 더 필요하면 물을 처음부터 늘리지 말고, 다 끓인 뒤 뜨거운 물을 30~50mL씩 더하세요. 순두부는 제품마다 담긴 물의 양이 달라서 처음부터 물 200mL를 넣으면 싱거워지기 쉽습니다. 대파가 없으면 생략해도 되고, 양파가 있다면 30g만 잘게 썰어 대신 넣어도 좋아요. 국간장이 없다면 진간장 1작은술을 쓰되 색이 조금 진해집니다. 간장의 짠맛도 제각각이니 소금은 마지막에 한 번 더 맛보고 조절합니다.
순두부와 달걀은 이렇게 준비합니다
대파는 얇게 썰고 달걀은 작은 그릇에 깨서 노른자와 흰자가 섞일 정도로만 풀어 둡니다. 거품이 많이 날 만큼 오래 젓지 않아도 됩니다. 달걀을 냄비에 바로 깨 넣으면 한쪽에 몰리고 익는 정도도 들쭉날쭉해요. 반대로 미리 풀어 두면 순두부 위에 고르게 부을 수 있습니다.
순두부 봉지는 한쪽 끝을 작게 잘라 안에 든 물부터 따라 버립니다. 손으로 세게 짜면 부서지니 그대로 냄비에 밀어 넣고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5~6등분 하세요. 너무 잘게 부수면 끓는 동안 국물과 섞여 모양이 사라집니다. 봉지 속 물을 꼭 완전히 빼야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처음 계량한 물 100mL에 그 물까지 모두 더해지면 완성된 맛이 예상보다 묽어집니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낮춥니다
지름 18~20cm 정도의 작은 냄비에 순두부와 물 100mL, 국간장을 넣습니다. 중불로 3~4분 가열해 냄비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가 연달아 올라오면 대파를 넣으세요. 순두부를 데우기 전에 달걀부터 넣으면 아래쪽은 끓는데 위쪽 달걀은 늦게 익어서, 익히려고 시간을 늘리다 바닥이 눌어붙곤 합니다. 제가 처음 이 요리를 만들 때도 그 순서를 거꾸로 해서 달걀 식감이 질겨졌어요.
대파를 넣은 뒤 불을 약불로 줄이고 푼 달걀을 순두부 사이사이에 천천히 붓습니다. 젓지 말고 뚜껑을 덮어 3~4분 익히세요. 이때는 물이 세게 출렁이는 상태가 아니라 가장자리만 잔잔하게 끓어야 합니다. 뚜껑을 열었을 때 투명한 달걀물이 보이면 1분 더 익힙니다. 냄비가 넓거나 불이 약하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으니 분 단위보다 달걀의 상태를 먼저 보세요. 달걀이 다 익으면 불을 끄고 소금과 참기름을 넣습니다. 소금을 마지막에 넣는 이유는 끓는 동안 순두부에서 나온 물의 양을 보고 간을 맞추기 위해서예요.
싱겁거나 물이 많아졌을 때
완성 직전에 맛이 싱거우면 소금을 한 꼬집씩 넣고 국물만 살짝 떠서 맛을 봅니다. 간장을 한꺼번에 더하면 짠맛보다 간장 향이 먼저 강해질 수 있어요. 국물이 많아졌다면 뚜껑을 열고 약불에서 1~2분 더 끓이되 달걀이 이미 익었다면 오래 졸이지 마세요. 국물을 조금 덜어내 밥에 곁들이는 편이 식감을 지키기 쉽습니다.
바닥에 달걀이 붙었다면 억지로 긁어 섞지 말고 불을 끈 뒤 윗부분부터 떠 담으세요. 다음에는 달걀을 붓기 직전 국물이 가장자리에서 끓는지 확인하고 불을 낮추면 됩니다. 매운맛이 당길 때는 대파와 함께 고춧가루 1/2작은술을 넣을 수 있어요. 버섯이 남았다면 얇게 썬 것 30g을 순두부와 함께 먼저 끓이면 되고, 그만큼 물이 나오므로 물은 80mL부터 시작합니다.
이 요리는 재료를 더 채우는 것보다 냄비 안의 물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밥 위에 순두부와 부드럽게 익은 달걀을 얹고 국물을 두 숟갈만 끼얹으면, 바쁜 저녁에도 속 편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