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알트코인이 며칠 연속 급등하자 ‘시즌이 왔다’는 말을 자주 봤다. 그런데 일부 종목의 급등과 시장 전체의 강세는 다르다. 나는 그럴 때 알트코인 시즌 지수를 먼저 확인한다. 비트코인보다 잘 오른 코인이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이 숫자 하나로 매수 시점을 정하지는 않는다.
1. 75라는 숫자가 뜻하는 것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일정 기간 동안 비트코인 수익률을 앞선 알트코인의 비율을 나타낸다. 코인마켓캡은 스테이블코인과 일부 자산 연동 토큰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0개 코인의 최근 90일 성과를 비교한다. 이 중 75% 이상이 비트코인을 앞서면 알트코인 시즌, 25% 이하만 앞서면 비트코인 시즌으로 분류한다. 수치는 매일 갱신된다.
블록체인센터도 90일 성과를 보지만 비교 대상은 상위 50개다. 같은 날 두 서비스의 숫자가 다를 수 있는 이유다. 화면에 뜬 지수만 옮겨 적기보다 어떤 서비스의 지수인지, 대상 코인은 몇 개인지, 언제 갱신됐는지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10월 18일 블록체인센터의 지수는 49였다. 비트코인을 앞선 알트코인이 비교 대상의 절반 안팎이라는 뜻이지, 시장 전체가 알트코인 시즌에 들어섰다는 신호는 아니다. 49와 기준선 75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하루 사이 화제가 된 코인 몇 개만 보고 시장의 폭까지 넓어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2. 지수가 올라가도 내 계좌는 손실일 수 있다
이 지수가 비교하는 것은 절대 수익이 아니라 비트코인 대비 성과다. 예를 들어 90일 동안 비트코인이 20% 하락하고 어떤 알트코인이 10% 하락했다면, 그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앞선 것으로 집계된다. 보유자는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지수가 오른다는 말과 알트코인 가격이 오른다는 말은 같지 않다.
반대도 있다. 비트코인이 30% 상승하고 알트코인이 20% 상승했다면 계좌에는 수익이 나지만 지수에는 비트코인을 앞선 코인으로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지수와 함께 알트코인 전체 시가총액의 방향, 달러 기준 가격, 비트코인 대비 가격을 확인한다. 세 값이 같은 쪽을 가리킬 때 시장의 힘을 읽기가 수월하다.
90일이라는 기간에도 함정이 있다. 오늘의 급등이 지수에 반영되더라도 89일 전의 움직임이 계산에서 빠지면서 수치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지수가 하루에 10포인트 뛰었다고 그날 새 자금이 그만큼 들어왔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적어도 최근 7일과 30일의 변화, 거래량 증가 여부를 같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3. 거래소 거래량과 온체인 자금 흐름을 겹쳐 본다
지수가 75에 가까워져도 현물 거래량이 소수 종목에만 몰리면 확산세는 약할 수 있다. 나는 상승 종목 수와 함께 주요 거래소의 현물 거래량이 여러 종목에서 늘어나는지 본다. 선물 거래량만 급증하고 미결제약정과 펀딩비가 함께 치솟는다면, 현물 매수보다 레버리지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을 먼저 생각한다. 이때는 작은 하락에도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나올 수 있다.
온체인에서는 거래소로 들어오는 물량과 빠져나가는 물량을 본다. 특정 알트코인의 대규모 거래소 입금은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입금만으로 실제 매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 내부 지갑 이동이나 수탁 목적의 이동도 섞일 수 있어서, 이후 현물 호가와 거래량을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거래소 출금이 늘었다고 곧바로 매집이라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스테이블코인 공급과 거래소 잔고의 변화도 보조 지표다. 거래에 쓸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는 모습은 유동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그 돈이 알트코인을 샀는지는 별도 문제다. 지수는 가격의 결과를 보여주고, 거래량과 온체인 흐름은 그 움직임을 뒷받침할 자금이 있는지 점검하게 해준다.
4. 매매에서는 진입보다 손실 한도를 먼저 정한다
지수 75 돌파를 매수 버튼처럼 쓰면 늦을 수 있다. 최근 90일 동안 이미 많은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을 앞섰다는 뜻이므로, 개별 종목에는 상당한 상승이 반영됐을 수 있다. 나는 지수 상승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거래량이 줄거나 소수 대형 코인만 버티면 비중을 서둘러 늘리지 않는다. 지수가 높아도 매수하려는 코인의 유동성과 향후 토큰 잠금 해제 물량은 따로 확인한다.
가령 운용 자금이 1,000만 원이고 한 번의 거래에서 감수할 손실을 1%인 10만 원으로 정했다면, 손절 기준이 진입가보다 10% 아래인 거래의 단순 계산상 포지션은 100만 원이다. 실제 체결에는 수수료와 미끄러짐이 붙으므로 금액을 더 보수적으로 잡는다. 이런 계산이 없으면 지수가 49든 79든 급락 한 번에 계획이 무너진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시장에 강세가 얼마나 넓게 번졌는지 보는 데 유용하다. 지금처럼 기준선 아래에 있을 때는 특정 종목의 급등을 전체 시장의 변화로 확대하지 않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내 매매에서는 지수의 숫자보다 그 숫자를 만든 현물 수요와 자금 흐름이 오래 버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