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종류를 가르는 4가지 기준

스테이블코인 종류를 가르는 4가지 기준

얼마 전 거래소에서 USDC 가격이 1달러 아래로 잠깐 밀리자, ‘달러 코인도 위험한가’라는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내 계좌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매매를 쉬는 동안 돈을 두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격이 1달러에 가까운지만 보지 않는다. 무엇이 가치를 받치고 있고, 급할 때 누가 어떤 자산으로 바꿔주는지부터 확인한다.

1. 법정화폐 담보형은 준비금과 상환 경로를 본다

USDT와 USDC는 대표적인 달러 연동 코인이다. 발행사가 받은 돈에 대응하는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일정한 절차에 따라 토큰을 달러로 상환한다. 다만 두 코인을 ‘현금 100% 보관’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준비금에는 은행 예금과 단기 국채처럼 성격이 다른 자산이 들어갈 수 있다.

서클 공시에 따르면 2026년 10월 12일 USDC 유통량은 약 727억 달러, 준비금은 약 730억 달러였다. 숫자만 보면 준비금이 유통량보다 약 3억 달러 많다. 하지만 준비금의 액수와 내가 거래소에서 즉시 1달러에 팔 수 있는지는 별개다. 발행사의 직접 상환에는 자격과 절차가 있고, 일반 이용자는 거래소 호가와 유동성의 영향을 먼저 받는다.

테더가 공개한 2026년 2분기 자료에는 6월 말 기준 발행 토큰 약 1,846억 달러, 부채를 초과하는 준비금 약 41억 달러가 제시됐다. 규모만큼이나 자산 구성, 보고 시점, 상환 조건을 같이 읽어야 한다. 실제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때 서클은 당시 USDC 준비금의 약 8%인 33억 달러가 그 은행에 있었다고 밝혔다. 준비금이 있는 코인도 은행 위험과 유통시장 가격 변동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2. 가상자산 담보형은 담보 비율보다 청산 속도가 중요하다

DAI와 USDS처럼 프로토콜 담보를 바탕으로 발행되는 코인은 온체인에서 담보와 부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온체인 담보형’이라고 해서 담보가 전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인 것은 아니다. 스카이 프로토콜은 USDS 담보에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단기 채권 관련 자산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담보의 이름과 비중까지 봐야 위험이 보인다.

가령 100달러어치 코인을 발행하면서 변동성 자산 150달러어치를 맡겼다고 치자. 담보 가격이 30% 내리면 담보 가치는 105달러가 된다. 이 계산은 수수료와 청산 비용을 빼기 전이다. 실제 포지션은 그 수준에 닿기 전에 청산될 수 있고, 급락장에서 매수 호가가 얇으면 담보를 팔아도 예상만큼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나는 담보 비율 하나보다 담보별 비중, 청산 대기 물량, 주요 거래쌍의 깊이를 함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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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합성 달러형은 헤지가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USDe는 달러 예금을 1대1로 쌓아두는 방식과 다르다. 에테나의 설명대로라면 현물 가상자산과 반대 방향의 선물 포지션을 결합해 달러 가치를 추종한다. 예를 들어 현물 1,000만 달러와 같은 규모의 선물 매도 포지션을 잡으면, 현물 가격 하락분을 선물 이익이 대체로 상쇄하는 구조다.

문제는 두 포지션이 언제나 오차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펀딩비가 불리하게 바뀌거나 선물시장 유동성이 줄면 유지 비용이 커진다. 수탁기관, 거래 상대방, 거래소 접근에도 위험이 있다. 에테나는 일반 이용자의 직접 발행·상환에 별도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USDe를 살 때는 표시된 수익률보다 담보 구성과 헤지 상태, 일반 이용자가 실제로 빠져나갈 수 있는 시장의 깊이를 먼저 확인한다.

4. 알고리즘형은 2022년 UST를 기준 사례로 본다

과거 테라USD(UST)는 별도 달러 준비금보다 루나와의 교환 구조에 크게 의존했다. UST가 1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이를 사서 루나로 바꾸는 차익거래가 가격을 되돌린다는 설계였다. 그런데 모두가 동시에 빠져나가려 하자 새로 발행된 루나를 받아줄 수요가 따라오지 못했다.

국제통화기금은 붕괴 전 UST 시가총액을 약 180억 달러로 집계했다. 국제결제은행 자료에는 당시 관련 예치 서비스가 연 20% 안팎의 수익률을 제시했다고 나온다. 높은 수익률이 상환 재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탈이 시작됐을 때 팔려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 어떤 토큰이 담보 역할을 하는지, 그 토큰 가격이 떨어질 때 발행량이 더 늘어나는 구조인지를 꼭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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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전에는 가격보다 출구의 숫자를 확인한다

내가 거래소와 온체인 데이터를 같이 볼 때 확인하는 숫자는 다음과 같다.

  • 발행량과 소각량: 공급 증가를 곧바로 새 달러 유입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체인 간 이동이나 재고 조정일 수도 있다.
  • 주요 거래쌍의 호가와 슬리피지: 소액 가격이 1달러여도 큰 물량을 같은 가격에 팔 수 있는지는 다르다.
  • 담보 구성과 집중도: 특정 은행, 자산, 수탁기관에 위험이 몰려 있는지 본다.
  • 디페깅 뒤 회복 경로: 누가 상환할 수 있고, 시장 가격이 정상화되기까지 무엇이 필요한지 확인한다.

스테이블코인 종류를 고를 때 시가총액 순위는 출발점일 뿐이다. 1달러라는 표시보다 내 물량을 언제, 어떤 비용으로, 무엇으로 바꿀 수 있는지가 더 현실적인 위험 지표라고 생각한다.

스테이블코인 종류를 가르는 4가지 기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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