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엑셀로 지출 내역을 만들다가 합계를 구하는 데서 손이 멈췄다. 숫자를 더하는 건 쉬운데, 항목별 금액만 골라 계산하려니 검색창부터 열게 됐다. 컴퓨터활용능력2급을 찾아본 것도 그때였다. 이름은 익숙했지만, 실제로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는 생각보다 흐릿했다.
2급 시험에서 실제로 하는 일
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안내를 보니 2급은 필기와 실기로 나뉜다. 필기는 컴퓨터 일반과 스프레드시트 일반, 두 과목에서 객관식 40문항을 40분 동안 푼다. 실기는 스프레드시트 실무를 컴퓨터로 작업하며 시간은 40분이다. 평소 엑셀을 열어 본 적이 있어도 제한 시간 안에 요구한 모양과 계산 결과를 맞추는 일은 꽤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었다.
합격 기준도 확인해 두면 공부할 때 방향이 잡힌다. 필기는 과목마다 40점 이상을 받아야 하고, 두 과목 평균이 60점 이상이어야 한다. 한 과목을 잘 봤다고 다른 과목의 부족한 점수가 모두 메워지는 구조는 아니다. 실기는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이다. 현재 안내된 수험료는 필기 20,500원, 실기 25,000원이다. 접수 전에 금액과 원하는 지역의 시험 자리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필기 공부는 모르는 말을 표시하는 데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문제를 많이 풀면 금방 익숙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셀 참조’나 ‘운영체제’처럼 뜻이 흐릿한 말을 그대로 넘기면 비슷한 문제에서 또 멈춘다. 그래서 문제 하나를 틀릴 때마다 답만 외우기보다, 몰랐던 용어를 한 줄로 적고 엑셀 화면이나 컴퓨터 설정에서 그 말이 가리키는 것을 찾아보는 방식이 더 납득됐다.
예를 들어 상대 참조와 절대 참조는 설명만 읽으면 헷갈린다. 셀에 간단한 곱셈식을 넣고 아래로 복사해 보면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주소가 따라 움직이는 경우와 특정 셀을 고정한 경우를 직접 비교하는 것이다. 컴퓨터 일반도 낯선 용어를 무작정 암기하기보다 어떤 기능을 말하는지 짧게 연결해 두면 다시 읽을 때 부담이 덜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상시검정 문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운영하며 실제 시험문제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본 문제 몇 개가 그대로 나올 거라고 기대하기보다는, 공식 출제기준과 예제 문제로 범위를 확인하고 여러 유형에 익숙해지는 쪽이 현실적이다. 연습문제를 풀 때도 맞힌 개수만 세지 않고 어느 과목에서 반복해서 틀리는지를 보면 남은 공부 시간을 쓰기 좋다.
실기는 손이 기억할 때까지 짧게 반복하는 편이 낫다
필기 내용을 이해해도 실기 화면에서는 다른 문제가 생긴다. 함수 이름은 떠오르는데 인수의 순서가 헷갈리고, 차트의 값은 맞는데 위치나 표시 형식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실기 연습은 기능 설명을 오래 읽는 것보다 예제 파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만들어 보는 쪽이 감이 온다. 막힌 지점은 ‘함수’, ‘서식’, ‘차트’처럼 표시해 두고 다음 연습에서 그 부분부터 다시 해보면 된다.
연습 시간을 40분으로 맞춰 보는 것도 필요하다. 처음부터 시간에 쫓길 필요는 없지만, 기능을 어느 정도 익힌 뒤에는 제한 시간 안에 어디서 오래 멈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쉬운 작업에서 시간을 아끼려다 입력값을 잘못 넣으면 뒤의 계산도 어긋난다. 저는 연습 순서를 적는다면 문제의 요구 사항 읽기, 데이터와 계산 확인, 표시 형식 확인, 전체 화면 점검 순서로 두겠다.
연습 프로그램도 확인할 부분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안내에는 실기 프로그램으로 MS오피스 LTSC Professional Plus 2021이 적혀 있고, 2급은 MS오피스 LTSC Standard 2021도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집에서 쓰는 엑셀과 메뉴 위치나 화면이 다르게 보일 수 있으니 접수한 시험의 프로그램 안내를 보고 연습 환경을 맞추는 편이 좋다.
필기 합격 뒤에는 날짜를 먼저 확인한다
컴퓨터활용능력2급은 상시시험으로 운영돼 지역과 시험장에 따라 열리는 날짜를 골라 접수한다. ‘상시’라는 말 때문에 아무 날이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원하는 시간대의 자리는 마감될 수 있다. 필기와 실기를 각각 언제 볼지 대략 적어 두면 준비가 덜 막연해진다.
필기 합격 뒤 실기를 볼 수 있는 기간은 합격일로부터 만 2년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설명에 따르면 기준이 되는 것은 실기 합격 발표일이 아니라 실기 시험일이다. 본인의 정확한 종료일은 자격평가사업단의 취득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기에 붙고 나서 한참 쉬었다면 실기 공부 계획보다 이 날짜를 먼저 보는 게 좋겠다.
처음에는 자격증 이름 때문에 어려운 기능을 잔뜩 배워야 할 것 같았다. 시험 내용을 읽어 보니 오히려 평소 엑셀에서 어설프게 넘겼던 계산과 서식을 차근차근 다루는 일이 크게 보인다. 당장 합격 날짜를 정하기보다, 자주 막히는 작업 하나를 제대로 익히는 것부터 시작하면 공부를 이어 갈 이유도 좀 더 분명해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