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수이코인언락 일정만 보고 매도를 서두르는 글을 몇 개 봤다. 7년 동안 이런 장면을 여러 번 겪었지만, 언락 날짜 하나로 가격 방향을 맞히기는 어렵다. 풀리는 물량의 크기, 받는 주체, 거래소로 이동하는 물량, 그리고 이를 받아낼 거래량을 함께 봐야 한다.
1. 유통량 대비 얼마나 풀리나
수이 재단이 밝힌 SUI의 최대 공급량은 100억 개다. 2026년 10월 기준 Tokenomics의 시장 유통량 추정치는 약 41억1800만 개, 최대 공급량의 41.2%다. 아직 유통되지 않은 물량이 많다는 뜻이지만, 그 물량이 한 번에 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Tokenomics는 다음 주요 언락을 2026년 11월 3일 약 2262만 개로 표시한다. 최대 공급량의 약 0.23%, 앞서 적은 유통량과 비교하면 약 0.55%다. 같은 2262만 개라도 무엇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진다. 최대 공급량 대비 비율만 보면 당장의 매도 부담을 작게 볼 수 있고, 유통량 대비 비율만 보면 장기 공급 부담을 놓칠 수 있다.
일정 서비스마다 날짜와 수량이 다른 점도 확인했다. DeFiLlama는 10월 31일 약 207만 개의 별도 해제 항목을 표시하며, 자체 일정이 수이 공식 공급 그래프를 바탕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나는 달력의 하루를 확정된 매도 시점처럼 취급하지 않는다. 수이 재단의 월말 유통량 전망으로 큰 흐름을 확인하고, 개별 언락 표는 포함된 배분 항목을 대조하는 데 쓴다. 재단도 공개 일정을 조정 가능한 계획으로 설명한다.
2. 받은 지갑이 어디로 보내나
언락은 토큰을 이전할 수 있게 되는 사건이다. 받은 사람이 즉시 시장가로 판다는 뜻은 아니다. 커뮤니티 지원 물량, 초기 기여자 물량, 재단 관련 물량은 보유 목적과 처분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름만 보고 ‘안 팔 물량’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온체인에서는 언락 전후로 관련 지갑의 잔고와 이동 경로를 본다. 특히 여러 주소로 나뉜 뒤 거래소 입금 주소로 모이는지 확인한다. 다만 거래소 입금이 곧 매도 체결은 아니다. 수탁 지갑 재배치나 담보 이동도 입금처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장외거래로 손바뀜이 일어나면 공개 거래소 입금만으로 공급 압력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예정 물량 2262만 개 중 1%인 약 22만6200개가 거래소로 이동했다면, 나는 2262만 개 전체가 매도됐다고 쓰지 않는다. 지갑 식별이 정확한지, 같은 물량을 중복 집계하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한다. 숫자의 분모만큼이나 거래의 성격이 중요하다.
3. 현물 거래량이 물량을 받아내나
매도 압력은 언락 수량 자체보다 시장이 실제로 내놓는 수량과 이를 받아내는 매수 주문의 차이에서 생긴다. 그래서 언락 전 7일 평균 현물 거래량을 구한 뒤 예상 유입 물량과 비교한다. 이때 거래소 화면의 전체 거래량에는 파생상품이나 같은 물량의 반복 거래가 섞일 수 있어 현물과 파생상품을 구분한다.
가령 하루 현물 거래량이 2000만 개이고 새로 풀린 2262만 개가 전부 팔린다고 가정하면 부담이 커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5%만 매도로 나오면 약 113만 개다. 두 계산 모두 가정일 뿐이다. 거래량이 충분해 보여도 호가가 얇으면 큰 주문 하나에 가격이 흔들리고, 거래량이 줄어도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가격이 밀릴 때 거래량이 함께 늘고 거래소 순유입도 이어지는지 살핀다. 가격만 하락하고 입금 흐름이 뚜렷하지 않다면 비트코인 변동이나 레버리지 청산 등 다른 원인을 함께 봐야 한다. 언락이라는 설명 하나에 모든 하락을 끼워 맞추면 다음 거래에서도 같은 실수를 한다.
4. 언락 전후 3일의 반응을 비교하나
언락 물량은 미리 알려져 있다. 시장이 날짜 전에 위험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예정일 당일의 등락률 하나보다 전후 3일의 가격, 현물 거래량, 거래소 순유입을 나란히 놓는다. SUI만 움직였는지도 본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이 함께 빠졌다면 SUI의 하락분 전부를 언락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
여기서 매매 기준은 단순하다. 거래소 입금이 늘고 현물 매도 거래량이 평소보다 커지며 가격이 직전 지지 구간 아래에서 머무르면 포지션을 줄일 이유가 생긴다. 반대로 입금 증가가 확인되지 않고 가격이 하락분을 빠르게 회복하면 언락 수치만으로 추격 매도할 근거가 약하다. 어느 쪽이든 손절 기준과 포지션 크기를 먼저 정해 두는 편이 낫다.
수이코인언락에서 내가 가장 경계하는 숫자는 ‘앞으로 풀릴 토큰이 많다’는 막연한 총량이다. 당장 확인할 것은 이번에 풀리는 비율과 실제 이동 경로, 그 물량을 받아내는 현물 시장이다. 일정표는 출발점이고, 매도 압력은 거래가 나타난 뒤에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