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사과오이무침을 함께 만들면, 같은 재료를 써도 그릇 바닥에 고이는 물의 양이 제각각이에요. 처음엔 양념 차이인 줄 알았는데, 오이를 절인 뒤 얼마나 물기를 빼는지와 사과를 언제 넣는지가 더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불을 쓰지 않는 무침이라도 순서와 물 양은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두 사람이 먹을 양과 재료
반찬으로 먹으면 2인분, 고기 곁들임으로 내면 3인분 정도예요. 계량스푼은 깎아서 재고, 오이 절임용 소금은 양념과 따로 준비합니다.
- 사과 1개, 손질 전 약 200g
- 오이 1개, 약 200g
- 오이 절임용 소금 1/3작은술, 약 2g
- 고춧가루 1큰술, 약 7g
- 식초 1큰술, 15ml
- 설탕 1작은술, 약 4g
- 진간장 1작은술, 5ml
- 다진 마늘 1/2작은술, 약 2g
- 참기름 1작은술, 5ml와 통깨 1작은술
사과는 단단하고 새콤한 것이 무쳤을 때 식감이 좋아요. 아주 단 사과라면 설탕을 1/2작은술부터 넣으세요. 오이가 작아서 손질 후 양이 150g 정도라면 절임 소금도 1/4작은술로 줄이면 됩니다. 양념을 무조건 두 배로 늘리기보다 재료 무게에 맞추는 편이 간을 맞추기 쉬워요.
오이는 먼저 절이고 사과는 나중에 썰어요
오이는 씻어서 양쪽 끝을 자르고 길게 반 갈라 4~5mm 두께로 어슷썰어요. 씨 부분이 유난히 무르고 물기가 많다면 작은 숟가락으로 가운데만 살짝 긁어내도 좋습니다. 너무 얇게 썰면 절인 뒤 흐물흐물해지고, 너무 두꺼우면 양념이 겉에만 묻어요.
썬 오이에 소금 1/3작은술을 고루 섞고 8분 둡니다. 중간에 한 번 뒤집으면 고르게 절어요. 바닥에 물이 고이면 체에 밭쳐 털고, 두 손으로 한 움큼씩 쥐어 딱 한 번만 가볍게 짜세요. 손으로 비틀어 짜면 오이가 부서지고 아삭한 맛도 줄어듭니다. 여기서 나온 물을 무침에 다시 넣지 않는 게 중요해요.
오이가 절여지는 동안 작은 그릇에 고춧가루, 식초, 설탕, 진간장, 다진 마늘을 섞어둡니다. 고춧가루가 수분을 조금 머금으면 재료에 고르게 붙어요. 사과는 이때 미리 썰지 말고, 오이의 물기를 뺀 다음 손질하세요. 사과가 오래 놓이면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고 과즙도 빠져나옵니다.
양념은 오이에 먼저 입혀요
사과는 껍질째 쓰면 색이 예쁘고 식감도 또렷해요. 깨끗이 씻어 심지를 빼고 오이와 비슷한 두께로 썹니다. 껍질이 질기게 느껴지면 벗겨도 괜찮아요. 썬 뒤에는 기다리지 말고 바로 무침 그릇으로 옮깁니다.
물기를 뺀 오이에 양념의 2/3를 넣고 젓가락으로 10번 정도 가볍게 섞어요. 그다음 사과와 남은 양념을 넣어 아래에서 위로 두세 번 들어 올리듯 섞습니다. 오이를 먼저 버무려야 사과를 오래 뒤적이지 않아도 간이 고르게 들어요.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한 번만 더 섞으세요. 참기름을 처음부터 넣으면 오이 표면을 감싸 양념이 덜 붙을 때가 있습니다.
버무린 직후 한 조각씩 맛보세요. 사과 맛만 보고 간을 더하면 오이가 짜질 수 있으니 오이와 사과를 함께 먹어보는 게 정확합니다. 싱거우면 진간장을 1/4작은술씩, 새콤함이 부족하면 식초를 1/2작은술씩 더하세요. 양념이 뻑뻑해 보여도 물은 붓지 마세요. 몇 분 지나면 사과와 오이에서 조금씩 수분이 나와 촉촉해집니다.
맛이 어긋났을 때와 재료를 바꿀 때
제가 처음 수업용으로 만들었을 때는 빨리 내려고 오이를 절이지 않고 바로 무쳤어요. 상에 올릴 땐 괜찮았는데 10분쯤 지나자 양념이 묽어지고 접시 바닥에 붉은 물이 고이더라고요. 이미 물이 많이 생겼다면 체로 건더기만 건져 새 그릇에 담고, 고춧가루 1/2작은술과 식초 몇 방울을 더해 가볍게 섞으면 맛이 어느 정도 돌아옵니다. 국물째 새 양념을 넣으면 짠맛만 강해져요.
너무 시다면 설탕을 한꺼번에 넣지 말고 1/4작은술씩 더하세요. 짜다면 사과 1/4개나 생오이 1/3개를 더 썰어 섞는 편이 낫습니다. 생오이를 추가했다면 바로 먹을 때 알맞고, 오래 두면 다시 물이 생겨요. 맵지 않게 만들 때는 고춧가루를 빼고 식초를 2작은술로 줄인 뒤 통깨를 조금 넉넉히 넣으면 됩니다.
사과가 없으면 단단한 배 170g으로 바꿀 수 있어요. 배가 달면 설탕은 빼고 맛을 보며 넣으세요. 오이가 없을 때는 무 180g을 3mm 두께로 썰어 같은 소금 양에 12분 절인 다음 물기를 빼면 됩니다. 무는 오이보다 단단해서 조금 얇게 써는 게 먹기 좋아요. 재료를 바꾸어도 절인 채소의 물기를 먼저 빼고 과일을 마지막에 넣는 순서는 같습니다.
이 무침은 버무리고 바로 먹을 때 사과가 가장 아삭해요.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 절인 오이와 양념을 냉장고에 따로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사과를 썰어 합치세요. 남은 무침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다음 날 안에 먹는 편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 물이 조금 생기는 건 자연스러워요. 저는 그때 건더기만 건져 밥이나 구운 고기 옆에 곁들이는데, 새콤한 맛은 남아 있어도 처음의 아삭함은 바로 무쳤을 때가 제일 좋습니다.
